13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2022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이동윤 평론가, 김승환 프로그래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위원장,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13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2022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이동윤 평론가, 김승환 프로그래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위원장,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2011년 서울 종로에서 시작을 알린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가 명동의 시대를 거쳐 성수 시대를 선언했다. 13일 기자간담회엔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을 비롯, 김승환 프로그래머, 이동윤 평론가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위원장이 자리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상영 공간이다. 2016년부터 서울 명동 CGV 라이브러리에서 열려 온 행사는 해당 상영관 폐점 위기 이슈로 메가박스 성수 지점으로 옮기게 됐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상영관 수도 2개관이 더 늘어났고 작품 수도 증가했다. 그리고 성수라는 공간이 힙하기도 하고 그만큼 관객이 올해 얼마나 많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나아지며 이번 영화제 또한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가 재개된다. 작품 편수 또한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한 총 39개국 134편의 영화들이 상영되며, 관련한 GV(관객과의 대화), 각종 대담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11월 5일과 6일 국내 최대 성소수자 문화예술박람회인 서울 프라이드 엑스포도 개최된다.
 
특히 매년 당해의 주요 이슈 하나를 꼽아서 관련 영화를 상영하는 '오픈 프라이드' 섹션을 통해 성소수자만의 행사가 아닌 우리 사회 전반과 연대하려는 영화제의 의지를 알 수 있다. 2018년엔 국제 엠네스티와 함께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를 다뤘고, 2019년엔 동물행동권 단체 카라와 함께 동물권 영화를 상영하는 등 영화제 측이 신경 써 온 부문이기도 하다.
 
올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선정한 네 작품을 상영한다. 박경석 위원장은 "여전히 출근과 퇴근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이 21세기 서울에 존재한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며 "이분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합류 계기를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는 세계인권선언에 기초한 목표가 있다. 성소수자 문제나 장애 문제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1939년 나치가 T4라는 비밀 생체실험 프로그램으로 장애인 30만 명을 학살했는데 거기에 성소수자도 다수 포함됐다. 혐오와 차별에 기반한 비장애인 중심적 사고가 2022년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 영화제가 바로 그런 차별과 혐오를 걷어내고 인간 존엄으로 나아가기 위한 연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화제 개막작은 변성빈 감독의 <공작새>, 폐막작은 루카스 돈트 감독의 <클로즈>다. 김승환 프로그래머는 "그간 남성 감독이 게이 캐릭터를 페르소나 삼거나 여성 감독이 레즈비언을 뮤즈로 삼았던 것과 달리 <공작새>는 남성 감독이 트랜스젠더 여성을 뮤즈로 제시하고 있다"며 특이점을 짚었다. 이밖에도 김 프로그래머는 "주한영국문화원, BFI(영국영화협회)과 함께하는 영국 퀴어 단편선, 주한미국대사관과 함께 한 미국 퀴어 영화 특별전 등이 있다"며 "단순히 영화만 소개하는 게 아니라 성소수자 문제 관련 역사적 사건을 조명한다"고 강조했다.
 
2022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오는 11월 3일부터 9일까지 이어진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성소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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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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