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이의리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KIA 선발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이의리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KIA 선발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2년차 투수'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데뷔 첫 10승 시즌을 만들었다.

KIA는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3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5위 KIA는 이날 승리로 경기 없이 휴식을 취한 6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를 2.5경기 차로 벌렸다. 또한 LG가 경기를 내주면서 선두 SSG 랜더스가 매직넘버를 지우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결과에 따라 리그 정규시즌 우승팀이 결정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5위 수성을 위해 KIA에게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또한 이의리의 올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 될 가능성이 높았던 만큼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 도전도 걸려 있었다.

순탄치 않았던 이의리... 공-수 도움 받아

KIA 타선은 1회초부터 시동을 걸었다. 류지혁의 볼넷과 나성범의 2루타로 득점권 기회를 잡은 이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2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여기에 후속타자 최형우가 1사 2루 볼카운트 1-1서 임찬규의 3구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단숨에 4점 차로 달아났다.

1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이의리는 2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로벨 가르시아의 2루 땅볼로 타자주자, 1루주자가 모두 아웃됐다. 순식간에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은 이의리는 이재원에게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3회말을 깔끔하게 넘기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유강남과 홍창기에게 안타를 맞아 1사 2, 3루의 위기를 자초했고 박해민의 좌전 안타 때 루상에 있던 주자 2명이 나란히 홈을 밟았다. 1회초 대량 득점으로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간 KIA로선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가장 큰 고비가 찾아온 5회말, 야수들이 이의리를 도왔다. 1사 1, 2루서 박해민의 기습번트 때 급하게 처리하려던 투수 이의리가 1루로 송구하지 못해 안타로 연결됐다. 다행히 1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유격수 플라이, 채은성의 3루 땅볼로 실점을 막았다. 특히 몸을 날려 채은성의 타구를 건져내고 송구 동작까지 이어간 3루수 류지혁의 호수비가 빛났다.

이의리의 최종 성적은 5이닝 6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2실점, 딱 5회까지 던지고 마운드를 불펜에게 넘겨주었다. KIA는 6회초 박동원의 1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내리 4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의리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형들이 도와주지 못했다면 이의리의 10승 달성도 불가능했다.

여전히 불안한 이의리의 제구... 가을야구선 어떨까
 
KIA, 8-3으로 LG에 승리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8-3으로 승리한 KIA 선수들이 김종국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KIA, 8-3으로 LG에 승리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8-3으로 승리한 KIA 선수들이 김종국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연합뉴스

 
8일 kt 위즈와 홈 최종전을 끝으로 KIA의 정규시즌 일정이 마무리된다. 산술적으로 NC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제로'가 된 것은 아니어도 점점 가을야구와 가까워지고 있는 팀은 KIA다. 현재 KIA의 5위 매직넘버는 '2'로 빠르면 5일(KIA 승리, NC 패배 시)에 5위 경쟁이 끝난다.

큰 이변 없이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면 2018년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에도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았다. 지난해 프로 무대에 입성한 이의리에게는 올해가 첫 번째 가을야구다.

무엇보다도,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후 5위 팀의 '업셋' 사례가 한 차례도 없어 원정에서 2경기를 다 잡아야 하는 KIA의 부담이 크다. 1경기라도 놓치면 바로 탈락이라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좋은 흐름을 유지한 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 양현종 중에서 두 명의 선수가 선발 중책을 맡는 가운데, 이의리는 불펜에서 시리즈를 시작할 것이 유력하다.

분명 시즌 10승은 의미 있는 기록이다. 다만 이의리가 팀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불안한 제구를 해결해야 한다. 4일 LG전에서도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고 나서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를 보이는 양상이 반복돼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처음 서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공 하나에 승패가 좌우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 있다. 선발이 아니어도 경기를 치르면서 분명 이의리가 필요한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올가을 그가 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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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이의리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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