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의 한 장면.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의 한 장면. ⓒ 영화사 진진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물방울 그림'으로 잘 알려진 김창열 화백의 다큐멘터리가 언론에 선 공개됐다. 19일 서울 용산구 CGV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 김 화백의 친아들인 김오안 감독과 브리짓 부이요 감독이 영화에 담고자 했던 김창열 화백, 그리고 관련한 개인사를 나눴다.
 
영화는 아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김 화백으로 가득 차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약 5년의 작업 기간을 거친 작품으로 한국을 떠나 프랑스 파리에 살던 감독의 아버지를 향한 마음이 담겨 있다. 평소 말 수가 매우 적고 침묵으로 가족을 대했던 김 화백의 속생각과 그를 바라보는 아들의 깨달음이 영화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김오안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하면 아버지에게 물어보고 싶은 걸 다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화를 찍는다 해도 아버지가 별 말씀 없으셨는데 우릴 대하는 태도에서 신뢰하고 계시다는 걸 느꼈다"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아버지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었던 마음이 크다"고 연출 계기를 전했다.
 
아들로서 아버지에게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은 다름 아닌 아버지의 과거였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몸소 겪은 김창열 화백은 그의 작품 세계를 전환시키며 지금의 물방울 화가로 자리매김했다. 김 감독은 "추상화, 유화를 하셨던 아버지가 물방울 그림을 그리셨듯 사람들 생각보다 다양한 작품과 모습이 있다"며 "아버지께서 제 생각보다 한국전쟁에 큰 충격을 받으셨다는 걸 처음으로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가족에겐 과묵했던 김 화백을 두고 영화엔 오히려 그의 시선을 정면으로 잡는 등 과감한 시도가 담겨 있다. 김 감독은 "아버지 시선이 되게 강렬하고 집중도가 높다. 촬영할 때도 마치 카메라가 없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셨다"며 "촬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의 시선이 (영화에) 중요한 요소라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단순 조력자를 자처했다가 공동 연출까지 맡게 된 브리짓 부이요 감독은 "김오안 감독이 아버지의 과거를 발견함으로써 영화에 담았고, 그래서 김창열 화백이 미래에도 존재할 수 있게 됐다"고 의의를 전하며 "김창열 화백을 처음 촬영한 날 그 강렬함 때문에 마주하기가 어려워 자는 모습만 겨우 촬영할 수 있었는데, 자는 모습조차 강렬하게 다가왔었다"고 당시 기억을 들었다.
 
이어 부이요 감독은 "김 화백이 말씀을 많이 안했지만 우리와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김오안 감독과의 관계가 촬영 초반보다 후반에 더 깊어지고 따뜻해졌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김창열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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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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