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FC 발라드림이 또 다시 승부차기 접전 끝에 FC 불나방을 꺾고 극적으로 <골 때리는 그녀들> 슈퍼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발라드림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경서의 2대 2 동점골과 승부차기 선방에 힘입어 시즌1 우승팀 불나방에 승리를 거뒀다. ​

이로써 챌린지리그 2위였던 발라드림은 슈퍼리그 진출권을 막차로 획득하면서 기존 국대패밀리, 액셔니스타, 월드클라쓰, 구척장신, 그리고 챌린지리그 1위를 차지한 탑걸과 더불어<골때녀> 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슈퍼리그 5위팀 불나방은 새 멤버를 충원하면서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이미 강등이 확정된 6위팀 개벤져스와 더불어 아쉽게 챌린지리그로 내려가게 되었다.​

이날 발라드림과 불나방이 단판으로 치른 <골때녀> 최초의 리그 승강전은 역대급 극적인 승부가 펼쳐지면서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종료 휘슬 소리가 울리기 불과 2초 정도를 남겨둔 상황에서 역대급 동점골이 터지면서 슈퍼리그 진출권 티켓의 주인공이 뒤바뀌게 된 것이었다.

최고령팀 불나방, 홍수아+박가령 젊은 피 가세
 
 지난 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불나방은 지금의 <골때녀> 탄생에 가장 큰 구심점 역할을 한 팀이었다. <불타는 청춘>이 계기가 되어 지난해 설 연휴 기간 파일럿 방영을 거쳐 지금에 이르는 장기레이스가 존재하게 된 건 불나방의 몫이 컸고 그 결과 시즌1 우승의 기쁨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신생팀 및 기존 팀들이 대폭 전력을 보강한 데 반해 가장 연령대가 높았던 불나방은 기존 멤버 그대로 시즌2 슈퍼리그에 나섰다가 예선 리그 2연패를 당하며 5-6위전으로 밀리는 어려움을 겪었다.  

7월초 방영된 개벤져스와의 경기를 어렵게 승리로 장식해 챌린지리그 강등을 일단 모면했지만 승강 플레이오프 전에서 한 번 더 이겨야만 잔류할 수 있는 절박한 위기에 놓인 것이었다. 결국 무릎 부상으로 고생하던 최고참 신효범과 강단으로 다시 돌아간 조하나를 대신할 선수를 영입해 슈퍼리그 잔류를 위한 마지막 경기에 승부수를 띄웠다.  

기존 멤버 대비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배우 홍수아, 그리고 아역 배우 출신 박가령이 가세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역동성 가미된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축구 경험자들은 아니었지만 여러 운동에 능숙한 홍수아와 박가령은 첫 데뷔전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불나방을 슈퍼리그 잔류 일보 직전까지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 1대 1 동점골과 2대 1로 뒤집는 역전골을 이 두 선수가 나란히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기적 같은 경서의 동점골... 그리고 승부차기 승리
 
 지난 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승강 플레이오프의 초반 흐름은 발라드림이 가져갔다. 상대 수비수 서동주의 핸드볼 파울로 얻게 된 페널티킥을 경서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1대 0으로 먼저 앞서 나갔다. 하지만 불나방의 반격 역시 만만찮았다. '절대자' 박선영을 축으로 홍수아, 박가령 등 새 멤버가 처음 손발을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제 역할을 잘 해준 덕분에 기대 이상으로 대등한 경기로 전반전을 끝마쳤다.  

​그리고 후반 들어 두 신입 선수들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불나방의 슈퍼리그 잔류는 거의 확정되는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발라드림에는 공수 모두를 조율하는 에이스 경서가 있었다. 경기 종료 7초가량을 남겨둔 상황에서 볼을 가로 챈 경서는 특유의 돌파력으로 불나방 수비진을 차례로 제친 후 그대로 오른발 슛을 시도한다. 강하게 찬 공은 골키퍼 안혜경이 손 써볼 틈 조차 없을 만큼 그대로 그물을 갈랐고 결국 종료 2초 전 동점에 성공했다.

지난 챌린지리그 최종전 원더우먼과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경서는 골키퍼로 나선 승부차기에서 상대팀 키커의 슛을 모두 막아내며 기를 꺾었다. 발라드림은 서기 한 명만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나방 전원 실축에 힘입어 또 다시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고 결국 슈퍼리그 마지막 합류 팀이 되었다. 

한끝 차이가 가른 명암... 다시 시작해야 할 불나방
 
 지난 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승부차기에서 승패의 운명이 갈라지긴 했지만 이날 치른 승강 플레이오프는 <골때녀>에서도 손꼽을 만한 명승부로 기억될 만하다. 패기의 발라드림은 공격의 핵, 서기가 부상을 털고 특유의 재치 넘치는 패스로 돌아온 데 반해 수비수 손승연이 무릎 부상을 당해 쉽지 않은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막판에는 경서마저 종아리 근육통으로 잠시 그라운드에 누울 정도로 치열한 승부를 경험했다.  

​"져도 행복, 다쳐도 행복, 매순간 너무 즐겁고 값집니다."  

그저 축구가 좋아서 문을 두드렸다는 경서의 말처럼 아파도 그저 공을 찰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즐거움을 느낀 발라드림으로선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성취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슈퍼리그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너무... 기대에 못 미치는 팀이어서 항상 마음이 아팠거든요..."

반면 단 몇 초를 버티지 못하면서 강등의 아픔을 겪게 된 불나방에겐 패배 이상의 슬픔이 아닐 수 없었다. 잔류 일보 직전에 꿈이 무너진 동생들을 다독거리는 주장 박선영의 아픔은 이로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우승의 기쁨부터 연패, 강등의 충격까지 마치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번 <골때녀>를 통해 겪은 심정에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눈물을 삼키며 인터뷰에 응한 박선영은 또 한 번 도전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비록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불나방, 더 높은 곳에 올라설 기회를 잡은 발라드림은 당분간 전혀 다른 위치에 놓이게 되었지만 축구라는 목표 하나 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승자와 패자의 엇갈림 속에서도 후회없는 승부에 임한 두 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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