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프고 속상하다. <개는 훌륭하다> 140여회를 하면서, 제일 어려운 상황이다."

'개버지' 강형욱 훈련사도 진퇴양난에 빠지게 만든 역대급 고민견이 등장했다. 방송 이래 최초로 솔루션이 두 번이나 중단됐고, 강형욱이 어찌할 바를 몰라 고민에 빠지는 보기드문 장면이 발생했다.

가족에게 공격성 보이는 식빵이
 
 KBS 2TV <개는 훌륭하다> 한 장면.

KBS 2TV <개는 훌륭하다> 한 장면. ⓒ KBS2

 
5일 방송된 KBS 2TV <개는 훌륭하다>에서는 가족들에게 유독 공격성을 보이는 5살 문제견인 웰시코기 식빵이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날 방송은 의뢰인이 제보한 충격적인 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영상 속 소녀는 집안에서 갑자기 달려든 개에게 습격을 당하여 팔을 물렸다. 순식간에 발생한 사고였고 크게 놀란 소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의뢰인들이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고민견인 식빵이는 입질훈련이 되어있지 않고, 특히 특정인물에게 강한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의뢰인은 바로 화면속에서 식빵이에게 공격당한 소녀였다. 집안의 막내딸이었던 그녀는 영상 외에도 이미 여러 차례 식빵이에게 물려서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막내딸은 "저희 집에 악마같은 강아지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식빵이가 저를 물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식빵이는 이 집 둘째 아들이 지방에서 가정 분양을 통하여 받아온 개였다. 평소에는 간식이나 사람의 손길도 좋아하는 애교덩어리처럼 보였지만 막내딸은 "본성을 숨기고 있다"라면서 식빵의 폭력성을 고발했다. 알고보니 식빵이는 종종 예측할 수없는 공격성을 드러냈고 가족 중에서도 유독 막내딸에게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며 달려들었다.
 
평소에는 큰딸이 식빵이를 주로 통제했지만, 식빵이가 가장 잘 따르는 것은 분가하여 집에 가끔씩 찾아오는 맏아들이었다. 문제는 식빵이가 맏아들에게는 한없이 순둥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다른 가족들에 대한 공격성은 오히려 더욱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식빵이는 맏아들이 있을 때는 큰딸에게조차도 소리를 지르며 위협했다. 맏아들조차 식빵이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손을 물렸다. 가족들은 식빵이의 눈치를 보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엄마 보호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강한 초크체인을 식빵이의 목에 걸어야했다. 이사하기 전 동네에서는 식빵이가 가출하여 동네 주민들을 위협하여 119까지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이웃주민들도 식빵이의 남다른 폭력성을 증언했다. 어린이를 공격하는 심각한 사연에 강형욱 훈련사와 출연진들의 표정도 덩달아 심각해졌다.
 
강형욱은 식빵이가 전형적 강약약강이라고 지적하며 막내딸을 공격하는 이유에 대해서 "가장 약해서"라고 분석했다. 식빵이는 가족 중 가장 힘이 강한 맏아들과 가장 여린 막내딸을 노골적으로 차별하고 있었다.
 
강형욱은 심각한 표정으로 "위험하다. 공격은 피할 틈이 없고 개는 가족들 사이에서 지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지적하며 솔루션을 시작하기도 전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나마 가장 잘따르는 맏아들에게도 입질을 할만큼 식빵이는 좋아하는 가족에 대한 소유욕을 드러냈다. 강형욱은 "그럴 때 보호자들이 정말 단호하게 제지를 해야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해 보인다"라며 아쉬워했다. 
 
MC 이경규-장도연과 게스트 정동원이 먼저 의뢰인의 집을 방문했다. 식빵이는 외부인들이 나타나자 바로 강하게 경계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촬영 당일날에도 큰딸이 터그 놀이를 해주다가 식빵이에게 손을 물려 피까지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식빵이는 애교를 부리가다도 갑자기 돌변하여 사람을 무는 등 기분 변화가 심했다.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식빵이에게 사료를 주다가 돌아선 순간, 등을 물리기도 했다고. 특별한 전조증상도, 뚜렷한 이유도 없는 갑작스러운 공격이라 더 위험했다. 또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식빵이의 공격성은 이제 막내딸에게 집중됐다. 상황실에서 지켜보던 강형욱은 "등을 공격하는 것은 사냥이다. 드문 사례이며 포식성있는 개들의 특성"이라고 우려했다.
 
참다못한 남편 보호자는 안락사까지도 고려했지만 가족들이 만류했다고 밝혔다. 엄마 보호자는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에 답답해하며 눈물을 흘렸다. 강형욱과 MC들 역시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공격성에 혀를 내둘렀다.
 
강형욱이 보호자들과 식빵이를 만났다. 보호자 가족은 맏아들이 집에 오면 식빵이가 유독 강한 소유욕을 드러내며 근처에 아무도 못오게 한다고 이야기했다. 막내딸은 큰오빠가 식빵이가 공격성을 보여도 "말로만 하지 말라고 하고 줄을 안 잡는다."고 폭로했다. 엄마가 줄을 강하게 잡으면 "불쌍해서"라고 변호하자 막내딸은 "엄마도 그러잖아"라고 일침을 놨다. 지켜보던 MC들이 가족들이 식빵이를 애지중지하기만 하고,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강형욱은 식빵이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훈련에 나섰다. 가족들은 강형욱의 지도에 따라 식빵이를 통제하는데 나섰지만 아직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 강형욱은 "이 집의 가장 큰 문제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조금 부족하다"라고 지적하며 "가족들이 촬영이 끝나면 또 예쁘다고 만지고 있을 것 같다. 그게 식빵이에게 협조하는 거다. 식빵이는 강하고 약한 사람을 구분할줄 안다. 약한 대상을 찾는 건 생존본능"이라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강형욱은 가족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하여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훈련을 진행했다. 막내딸을 방안으로 들여보내고 식빵이의 목줄을 강하게 치켜들며 압박했다. 강형욱은 "가족을 위협하면 엄격하게 대응해야 한다. 가족을 지켜야 식빵이도 지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강형욱은 식빵이의 성향에 대하여 "자기보다 힘이 세면 비굴해진다. 식빵이는 살면서 잘못된 방식으로 배웠다. 어떻게 하면 상대를 '이겨먹는지' 배웠다"라고 지적했다. 양육을 주로 맡았던 엄마 보호자는 "내가 (식빵이가 원하는대로) 거의 다 받아줬다"라며 자책했다. 강형욱은 반려견에서 적절한 훈육과 학대 사이의 균형을 설명하며 "보호자가 알려줘야 한다. '너는 그냥 개다. 우린 널 가족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지만 규칙이 있다. 가족은 물면 안돼'라고. 식빵이는 가족들을 모두 '내거'라고 여기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상황실로 복귀한 강형욱
 
 KBS 2TV <개는 훌륭하다> 한 장면.

KBS 2TV <개는 훌륭하다> 한 장면. ⓒ KBS2

 
특히 강형욱이 가장 걱정한 최대 난제는 바로 막내딸이었다. 분가한 맏아들은 집에 매일 올 수 없고, 엄마와 큰딸은 훈련을 통하여 나아질수 있지만, 가장 약하고 어린 막내딸은 여전히 위험하다는 것. 만일 큰오빠 중심의 훈련이었다면 수월하게 끝났을 솔루션의 난이도가 높아진 이유였다. 고민에 빠진 강형욱은 급기야 훈련을 잠시 중단하고 상황실로 복귀했다.
 
강형욱은 MC들 앞에서 못다한 속내를 밝혔다. "훈련이 끝나면 식빵이가 분명히 화풀이를 할텐데 그 대상은 막내딸이 될 것이다. 저에게는 막내딸이 개보다 더 중요하다"라며 걱정했다.
 
강형욱은 잠시 후 보호자들에게 돌아왔다. 강형욱은 일단 엄마 보호자에게 목줄을 맡겨봤으나 식빵이가 날뛰기 시작하자 두려움에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더욱 난감해진 강형욱은 "식빵이를 여기서 키운다면 너무 많은 압박을 해야한다"라며 현실적으로 현재 환경에서는 훈련만으로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선언했다. 막내딸과 식빵이를 절대 단 둘이 남겨두는 것은 금지였지만 그렇다고 집안에서 계속 동선을 분리하기도 쉽지않은 상황. 가족들은 안락사 이야기가 나올까봐 걱정하며 강형욱에게 간곡히 도움을 요청했다.
 
유일한 대안은 식빵이를 통제할 수 있는 아들 보호자가 데려가는 것. 그런데 분가한 큰아들은 같이 지내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식빵이가 공격성을 드러낸 전력이 있어서 데려가는데 난색을 표시했고, 식빵이를 처음 입양해 온 둘째 아들은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라서 지방에서 공부와 자취만으로도 바쁜 상황이었다.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강형욱은 결국 또다시 상황실로 철수했다. 방송중 솔루션이 두 번이나 중단된 것은 <개훌륭> 사상 최초였다. 강형욱은 "여기서 가장 고통스러울 사람은 엄마다. 딸도 사랑하고 식빵이의 생명도 소중하니까"라며 진퇴양난에 빠진 엄마 보호자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다행히 쉬는 시간동안 엄마 보호자가 작은 아들과 통화하면서 대안을 찾았다. 작은 아들이 졸업하고 분가하면 식빵이를 데려가는데 합의했다. 작은 아들은 "막내 여동생이 중요하지 식빵이가 먼저는 아니니까"라고 이야기했다고.
 
겨우 한숨을 돌린 강형욱은 큰아들과 큰딸을 중심으로 선행훈련을 진행하며 식빵이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했다. 공간통제훈련을 거치며 식빵이는 조금씩 얌전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강형욱은 큰아들과 큰딸이 있을 때는 어느 정도 식빵이를 통제할 수 있게 되었지만 "작은 아들이 식빵이를 데려가기 전까지는 개와 막내딸을 단둘이 두는 건 절대 금지"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강형욱은 보호자 가족은 자신의 반려견 센터로 초청하여 같이 훈련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솔루션 2주후, 작은 아들이 합류한 가족이 강형욱의 센터를 방문했다. 다행히 식빵이는 꾸준한 훈련을 통하여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식빵이가 훈련을 잘 따라오며 보호자의 통제에 순응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자 가족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앞으로 식빵이를 양육하게 될 작은 오빠는 "알려주신대로 열심히해서 잘 지내보겠다"라고 다짐했다. 가장 걱정을 자아냈던 막내딸은 "식빵이가 잘 따라줘서 신기했다. 개훌륭에 신청하기를 잘한 것과 같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식빵이의 이야기는 반려견 양육에 있어서 조기교육과 적절한 통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개도 사람만큼 다양한 성격이 있으며, 소유욕과 집착도, 강약약강을 구분하여 사람을 차별하는 기회주의적인 면모도 있다. 반려견을 아이 키우듯 무한한 애정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는 결코 주인인 사람과 동급일 수는 없기에 분명한 서열과 질서를 정해주는 것은 필수라는 것이다.
 
또한 솔루션이라고 해서 항상 전능할 수는 없다는 냉정한 현실도 보여줬다. 그동안 개와 관련된 어떤 문제도 해결할듯이 보였던 강형욱이었지만 이번에는 위험에 노출된 막내딸의 상황을 통하여, 아무리 전문가라도 해도 훈련만으로는 식빵이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했다.

그나마 작은 아들이 고민견을 나중에라도 데려가기로 하지 않았더라면 이번 솔루션은 불안하게 끝났을 것이다. 심지어 강형욱은 "만일 미국이었다면 식빵이 같은 사례는 벌써 안락사를 당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훈련사가 도움을 줄 수는 있어도, 반려견을 끝까지 관리하고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하는 주체는 결국 보호자들이다. 개와 사람의 관계를 떠나 하나의 생명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무거운 일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장면이다.
개는훌륭하다 강형욱 웰시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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