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오재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오재원 ⓒ 두산 베어스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오재원이 은퇴의 갈림길에 섰다.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내야수 오재원이 프로 세계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올 시즌 1군에서 단 17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타율도 0.179에 불과하다. 홈런은 없고 안타만 5개다. 

4월 29일 SSG 랜더스전을 마지막으로 1군을 떠났고, 2군 경기에도 좀처럼 나서지 않으며 '개점휴업' 상태다. 마지막 기회였던 9월 확장 엔트리에서도 1군행이 불발됐다. 이 정도면 전형적인 은퇴 수순이다. 

앞서 오재원과 1985년생 동갑내기이자 오랜 부진 탓에 주전 자리를 빼앗긴 KIA 타이거즈 나지완은 최근 은퇴를 결정했다.

2007년 두산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한 오재원은 지금까지 줄곧 두산에서만 뛰어온 '원클럽맨'이다. 공격과 수비 능력을 두루 갖춘 특유의 야구 센스와 악바리 같은 승부 근성으로 두산의 내야를 지켰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의 최근 5년간 1군 경기 성적

두산 베어스 오재원의 최근 5년간 1군 경기 성적 ⓒ 두산 베어스

 
더 나아가 팀 분위기를 이끄는 '정신적 지주'로서도 활약하며 2015년, 2016년, 2019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두산은 그런 오재원에게 2015시즌이 끝난 후 4년간 총액 38억 원, 2019시즌에는 3년간 총액 19억 원까지 두 차례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총액 57억 원을 안겨주며 업적을 인정해줬다.

그러나 두 번째 FA 계약 이후 서른 중반의 노장 선수가 되자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어 기량이 하락하는 현상)가 찾아왔다.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고, 타율도 크게 떨어졌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보다 최주환을 더 많이 기용했다. 최주환이 작년에 FA 계약을 맺고 SSG로 떠났지만, 그 자리는 오재원이 아닌 프로 2년 차 안재석의 몫이 되었다. 여기에 박계범, 강승호 등 젊은 경쟁자가 넘쳐나며 오재원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오재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오재원 ⓒ 두산 베어스

 
두산과 오재원의 3년 계약도 올해로 끝나게 된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두산이지만 남은 경기에서 오재원에게 기회를 줄지도 불투명하다. 

오재원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순하다. 몸값을 크게 낮춰 두산과 재계약을 하든, 두산을 떠나 새로운 팀을 찾아 재기에 도전하는 것이다. 야구 인생의 끝자락에서 화려하게 재기한 선수도 많기에 도전의 여지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 

다만 오재원이 나지완처럼 스스로 은퇴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7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던 두산이 현재 9위까지 추락하며 눈부셨던 황금기가 막을 내리는 가운데, 그 황금기를 이끌었던 오재원이 올겨울 은퇴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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