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마요르카의 이강인이 올 시즌 라 리가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 이강인 마요르카의 이강인이 올 시즌 라 리가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 마요르카 트위터 캡쳐

 
 
올 시즌 초반 유럽파 코리안리거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준 선수로 이강인(마요르카)을 꼽을 수 있다. 2019 FIFA U-20 월드컵 골든볼(MVP)과 라 리가 명문 발렌시아 시절부터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을 받은 이강인은 지난 몇 년 동안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며 방황했지만 마요르카 이적 후 2년차인 2022-23시즌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마요르카 이적 후 재능 꽃피우기 시작한 새 시즌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여름 마요르카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을 모색했다. 첫 번째 시즌 30경기에서 1골 2도움의 성적표를 남겼지만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까웠다. 후반기 도중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은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한 것과 달리 이강인은 철저하게 플랜A에서 제외됐다.
 
절치부심한 이강인은 올 여름 이적설이 아닌 잔류를 선택했다. 이번 프리 시즌 기간 동안 아기레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팀내 입지가 상승한 것이다. 그리고 1라운드 빌바오와의 개막전 선발을 시작으로 레알 베티스, 라요 바예카노전까지 3경기 연속 베스트11에 포함됐다.
 
2라운드 레알 베티스전에서 정확한 왼발 택배 크로스로 무리키의 골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1주일 뒤 라요 바예카노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 라 리가 사무국이 선정한 공식 MOM(Man of the Match)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공격 포인트 생산력 부족에 대한 약점이 뚜렷했던 이강인이 시즌 개막 후 3경기 만에 1골 1도움을 올린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능력치가 모두 상향된 모습이다. 수비 가담과 압박 타이밍, 활동량, 스피드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유의 볼 간수와 탈압박은 더욱 예리해졌으며, 좀 더 간결한 원터치 패스를 통해 팀 공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강인, 보수적인 벤투 감독의 마음 흔들까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한동안 멀어진 한국A대표팀 승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밖에 없다.
 
이강인은 최근 스페인 언론 '마르카'와의 인터뷰를 통해 "월드컵 출전은 모든 축구 선수들의 꿈이다"라며 "월드컵 전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나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완전히 주목받기 전인 2019년 3월 A매치 벤투 감독의 호출을 받을만큼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다. 그러나 정작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다. 벤투호에서 6경기(선발 3회, 교체 3회) 동안 157분이 전부다.
 
특히 지난해 3월 일본과의 평가전 이후 무려 1년 반 동안 벤투호에 승선하지 못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당시 이강인을 선발하지 않은 것만 봐도 이미 벤투 감독의 플랜에 멀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선수 선발은 감독의 권한이다. 보수적인 특성상 과감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한다. 지난 4년 동안의 사례를 볼 때 안타깝게도 벤투 감독은 과거 대표팀 소집 후 한 번 멀어진 선수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경우가 드물다.
 
무엇보다 벤투 감독의 성향에 이강인이 얼마나 맞느냐가 관건이다. 이강인을 대신해 벤투 감독이 선발한 2선 중앙 미드필더 자원은 황인범, 이재성, 권창훈, 김진규, 이동경 등이다. 이들 모두 많은 운동량과 압박 능력이 뛰어난데다 기술적인 수준 또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엔트리는 종전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됐다. 이는 선수단 운용에 있어 좀 더 다양한 옵션을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질적으로 벤투 감독의 머릿 속에 베스트 11 구상은 모두 마친 것으로 보인다. 전방에 손흥민-황의조-황희찬, 미드필드는 이재성-정우영-황인범으로 구성된 라인업을 오랫동안 내세운 바 있다.
 
그럼에도 이강인이 필요한 이유는 다양하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아시아 최종예선보다 훨씬 강호들을 상대한다. 제한적인 점유율, 슈팅 기회에서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 올 시즌 이강인은 기술, 킥, 드리블, 창조성에 이르기까지 유럽 빅 리그에서 통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으며, 자신의 약점을 상당부분 지우고 완전체로 진화하고 있다. 주전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조커로써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이강인이다.
 
오는 11월 20일 개막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벤투호가 소집할 수 있는 기회는 9월 A매치 2연전(코스타리카-카메룬)이 마지막이다. 해외파가 모두 가세한 최정예 멤버로 최종 모의고사를 치러야 한다. 벤투 감독도 이강인에게도 마지막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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