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코리안리거의 활약상은 역대급이었다. 손흥민(토트넘)은 아시아 최초로 전무후무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극이라는 역사를 창조했다. 비록 손흥민에게 가려졌지만 황희찬(울버햄튼) 역시 자신의 첫 번째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며 가능성을 남겼다.
 
손흥민, 2년 연속 득점왕+커리어 첫 우승 도전
 
 손흥민

손흥민 ⓒ AFP/연합뉴스

 
토트넘에게 굴곡이 많았던 2021-2022시즌이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물러나고,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안토니오 콘테가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팀은 서서히 안정세를 찾았다.
 
토트넘은 고속 행진 끝에 결국 4위로 마감하며, 3년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총 23골을 터뜨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가 유럽 5대 빅리그에서 득점왕에 등극한 것은 사상 최초다.
 
무엇보다 페널티킥 없이 순수 필드골로만 23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살라(PK 5골)보다 손흥민의 가치가 더욱 높게 매겨졌다. 지난 시즌 유럽 4대 빅리그에서 20골을 기록한 선수 중 유일하게 필드골 비율이 100%다.
 
손흥민의 득점수 증가의 원동력은 예리해진 골 결정력과 전술적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슈팅 대비 득점 전환율이 과거 시즌과 비교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그리고 영혼의 파트너 해리 케인이 박스 안에서 득점에 치중하는 대신 2선으로 내려와 손흥민에게 패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손흥민은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동선을 가져가면서 케인과 최상의 시너지를 냈다.
 
1년 전 한 시즌 자신의 최다인 17골을 넣은 손흥민은 무려 6골을 늘리며 20골 고지를 돌파함과 동시에 득점왕으로 마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손흥민에게 숱하게 따라 붙었던 월드클래스 논쟁의 꼬리표를 종식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시즌이었다.
 
이제 목표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2022-2023시즌에는 토트넘에서 이뤄내지 못한 첫 우승과 2시즌 연속 득점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후 아직까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과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함부르크, 레버쿠젠을 거치면서 무관에 그친 손흥민으로선 누구보다 트로피가 절실할 수 밖에 없다.
 
3년 만에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점도 손흥민을 자극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득점왕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엄청난 골 폭풍을 몰아친 2000년생 공격수 엘링 홀란드를 영입했다. 홀란드는 도르르문트에서 3시즌 동안 리그 67경기에서 62골을 잡아내는 등 차세대 골잡이로 각광을 받고 있다.
 
리버풀은 여전히 살라가 건재한데다 사디오 마네가 떠난 공백을 다르윈 누네스로 메우며 공격진을 재정비했다. 이밖에 토트넘 동료이면서도 골 욕심을 부리는 케인 역시 유력한 득점왕 후보임에 틀림없다.
 
토트넘은 오는 6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홈 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사우샘프턴과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이번 프리 시즌 기간 동안 4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20-2021시즌 자신의 한 경기 역대 최다 득점인 4골을 터뜨린 상대가 사우샘프턴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인다.
 
'PL 2년차' 황희찬, 과감한 플레이 필요한 이유
 
 울버햄프턴 황희찬(오른쪽)

울버햄프턴 황희찬(오른쪽) ⓒ EPA/연합뉴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유럽 생활을 시작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9-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2020년 여름 독일 신흥 강호 라이프치히로 이적했지만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으로부터 중용받지 못하며, 리그 무득점에 그쳤다.
 
황희찬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프리미어리그였다. 지난해 여름 울버햄튼으로 깜짝 임대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갔다. 출발은 좋았다. 5라운드 왓포드전 데뷔골을 시작으로 7라운드 뉴캐슬전 멀티골, 9라운드 리즈전 1골에 이르기까지 무서운 득점 페이스로 홈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황희찬의 약점이었던 기복있는 골 결정력과 슈팅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킨 것이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이후 황희찬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자신의 장점인 저돌적이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지양하는 대신 안정적인 패스와 연계 플레이, 이타적인 움직임에 집중하면서 득점력은 급격히 감소하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 17라운드 브라이턴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2개월 동안 이탈하면서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후반기 1골에 그친 황희찬은 결국 리그 30경기 5골 1도움의 성적표를 남기며 다사다난한 첫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소득은 있었다.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데뷔 시즌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1월 울버햄튼으로의 완전 이적 조항을 발동시키며, 2026년까지 팀과 정식 4년 계약을 체결했다. 라이프치히 소속이 아닌 울버햄튼의 레귤러 선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적응력과 검증은 이미 마친 상태다. 2년차인 올 시즌에는 좀 더 적극적이고, 욕심을 부릴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주전 중앙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를 보좌하는 역할에 치중하다보니 동선이 왼쪽으로 국한됐다.
 
그런데 최근 프리 시즌 경기에서 라울 히메네스가 부상을 당하면서 빨라야 9월초 복귀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까지 황희찬이 라울 히메네스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왼쪽이 아닌 중앙 공격수로의 이동이 예상된다.
 
프리 시즌 동안 부상으로 신음한 황희찬은 지난 1일 포르투갈의 파렌세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투톱으로 선발 출전해 후반 11분 페널티킥 득점을 성공시켰다. 예열을 마친 황희찬은 오는 6일 오후 11시 리즈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선발 출장이 유력할 전망이다. 울버햄튼 2년차에는 한층 성장한 황희찬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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