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 성황리에 슈퍼리그를 마감하고 새 시즌 새 리그 개막 준비에 돌입했다.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선 챌린지리그에 참가하는 신생팀 FC발라드림의 첫 평가전 내용을 중심으로 기존 팀 FC 아나콘다의 새 멤버 차해리, 김다영 아나운서 합류 소식 등이 소개되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발라드에 강점이 있는 가수+상대 팀들을 '발라드리겠다'(?)라는 중의적 표현을 사용한 발라드림은 구성원 정체에 대해 큰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었다. 박기영, 손승연, 알리, 서기, 경서, 민서 등 각종 음악 경연 예능을 섭렵한 가수들로 구성된 이 팀은 첫 연습경기부터 비록 3대 3 무승부 후 승부차기 패배를 겪었지만 예상 밖 경기력을 선보이며 기존 챌린지리그 선배팀들을 긴장케 만들었다.

화려한 발재간을 보여준 서기와 경서 중심 젊은 피들이 공격을 주도하면서 각 팀 벤치멤버들로 임시 구성된 상대팀 FC 다크호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방영일 기준으로 한 달가량 손발을 맞췄다는 발라드림은 당초 약세의 우려감을 딛고 챌린지리그에서 눈여겨 볼 만한 팀으로 급부상했다.

일명 '경서기' 듀오의 등장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신생팀 발라드림과 맞붙게 된 팀은 이번 연습경기를 위해 모인 FC다크호스였다. 이영진, 차서린, 최윤영 등 기존 슈퍼리그 소속으로 뛰었지만 주전은 아닌 관계로 많은 시간 경기에 투입되지 못했던 벤치 멤버들로 구성되었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선수들이라곤 하지만 마음 만큼은 그 어떤 스트라이커 이상의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기에 제법 흥미진진한 시합이 펼쳐졌다.

​이들을 맡게 된 인물은 그동안 중계를 담당했던 개그맨 이수근이었다. 축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 및 실력을 지녔기에 이벤트성 경기를 위한 감독으로는 적절한 인선이 아닐 수 없었다. "즐거운 축구를 하겠다"라는 포부에 걸맞게 경기 초반 연이은 실점에 고전하긴 했지만 결국 웃음짓는 주인공이 된 다크호스였기에 이수근의 방향 설정은 결과적으론 옳은 선택이었다.

이에 맞선 발라드림은 전반 시작과 동시에 맹공격을 퍼부었다. 그 중심에는 경서+서기라는 일명 '경서기' 듀오가 자리 잡았다. 왜소한 체격과는 달리 예사롭지 않은 발재간을 보인 서기는 왼발잡이라는 장점을 살려 상대 수비를 절묘하게 피하는가 하면 오른발도 적절히 활용한다. "<싱어게인2>에 나온 그 서기 맞아?"라는 시청자 반응이 나오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밤 하늘의 별'로 지난 2020년 음원 순위를 강타했던 경서 역시 그라운드에서 만큼은 그 어떤 선수 못잖은 킥력을 과시하면서 팀의 선제골을 이끌어 냈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장신 공격수 민서 역시 예사롭지 않은 슈팅, 큰 키를 활용한 헤딩 공격을 시도하며 상대팀 수비를 압박하기에 이른다. 

급조된 다크호스팀, 자존심 지킨 승부차기 승리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날 녹화를 위해 급조된 다크호스팀은 경기 초반 발라드림의 매서운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실점을 허용한다. 경서의 첫 득점은 전방에 나와있던 골키퍼 엘로디의 실수가 원인이었고 민서의 두 번째 득점 역시 호흡을 처음 맞춰본 수비진의 허술한 방어가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리그전과 슈퍼리그를 거치며 실력자 선수들을 여러 차례 겪어 본 다크호스는 이후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선다.  

0대 2로 끌려가던 전반 6분경 차서린의 슈팅이 골망을 가르면서 점차 반격의 기회를 하나 둘씩 마련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서기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1대 3 상황. 패색이 짙어보였지만 발라드림 수비수 손승연의 자책골, 그리고 후반 막판 터진 엘로디의 동점골로 기어코 3대 3 무승부로 전후반 20분을 끝마치는 데 성공했다.

평가전이긴 했지만 이번 시합 역시 기존 리그와 동일하게 승부차기로 승패를 결정짓게 되었다. 아직 페널티킥 연습까진 미처 진행하지 못했다는 발라드림 선수들의 걱정과 다르게 등장하는 키커마다 골망 구석 구석을 찌르는 슛을 성공시킨다. 승부차기 마저 동점 흐름으로 이어진 이날의 결과는 역시 마지막 키커의 실축이 명암을 갈랐다.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골키퍼 박기영이 자신있게 공을 차봤지만 상대팀 골키퍼 엘로디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  

모처럼 등장한 우당탕탕 축구... 초심으로의 귀환일까?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냉정히 말하면 이날 경기의 내용은 그동안 진행된 슈퍼리그에 견줘 보면 부족한 점이 많았다. 당일 처음 손발을 맞췄거나 혹은 이제 한 달 정도된 선수들의 플레이이다보니 잦은 실수가 많이 노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재미를 맛봤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모처럼 등장한 일명 '우당탕탕 축구'를 손꼽기도 한다.  

​개개인의 원숙한 기량과 조직력에 바탕을 둔 기민한 움직임 대신 그저 공 따라 여러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가던 초창기 <골때녀> 시절의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서+서기의 인상적인 발재간과는 사뭇 대조되는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어설펐던 시절을 다시 떠오르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반가움을 선사한 것이다.  

물론 스포츠라는 점에서 잘 하는 것이 우선시 되야겠지만 <골때녀>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성장' 아니었던가? 이를 감안할 때 아직 부족한 부분 많은 신생팀, 그리고 기존팀의 비주전 선수들간 경기는 잠시 잊고 있었던 초심을 기억나게 만들었다. 어차피 프로스포츠가 아닌 이상, 차근차근 기량을 연마하면서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2부리그 격인 챌린지리그의 재미와 더불어 기존 <골때녀>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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