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2022년 5월 20일 금요일 토론토에서 열린 야구 경기 1회에서 신시내티 레즈의 타자를 향해 투구하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2022년 5월 20일 금요일 토론토에서 열린 야구 경기 1회에서 신시내티 레즈의 타자를 향해 투구하고 있다. ⓒ AP Photo/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3연승 도전에 나선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리는 2022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5월 27일 LA에인절스전에서 5이닝 65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 오면서 야구팬들을 불안하게 했던 류현진은 부상자 명단(IL) 등재나 추가휴식 없이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9년 동안 174경기(173선발)에 등판해 999.1이닝을 소화했다. 화이트삭스전에서 2개의 아웃카운트만 잡으면 '코리안특급' 박찬호(1993이닝)에 이어 한국인 투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빅리그에서 1000이닝을 소화하는 투수가 된다. 과연 류현진은 지난 두 번의 등판에서 2패 평균자책점9.31로 약했던 화이트삭스를 잡아내며 3연승과 함께 빅리그 통산 1000이닝 돌파를 자축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 오타니 잡아낸 류현진

2021년 타자로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투수로 9승 2패 3.18을 기록한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는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됐다. 입단 초기만 해도 투타를 겸비하는 '이도류'만 화제였던 오타니가 4년 만에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소환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선수로 성장한 것이다. 따라서 류현진과 오타니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을 때도 일본에서는 류현진과의 대결보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의 대결에 더 관심을 두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과 오타니의 선발 맞대결 결과는 류현진의 판정승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팔꿈치에 가벼운 통증을 느끼며 5이닝 65구 소화에 그쳤지만 단 하나의 장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2실점으로 에인절스의 강타선을 막았다. 특히 메이저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듀오 마이크 트라웃과 오타니를 5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막으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반면에 오타니는 타석에서 2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 마운드에서 6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에인절스전에서 65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오며 야구팬들을 걱정시켰던 류현진은 큰 이상 없이 2일 화이트삭스전에 정상적으로 등판한다. 아웃카운트 2개만 잡으면 빅리그 통산 1000이닝을 달성할 수 있지만 류현진은 화이트삭스전을 통해 건강을 증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난 5월 21일 신시내티 레즈를 6이닝 무실점으로 압도했던 것처럼 홈팬들 앞에서 또 한 번 건강하게 많은 이닝을 던진다면 류현진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토론토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20년 9.7개였던 류현진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올 시즌 4.7개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베테랑 투수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삼진이 줄어드는 것은 비단 류현진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실제로 류현진은 부상 복귀 후 지난 3경기에서 15.2이닝 동안 16개의 안타를 허용했음에도 단 3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5월 평균자책점 1.72). 이는 류현진이 본격적으로 '맞춰 잡는 투수'로 변신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100마일의 신예 코펙과 선발 맞대결

이번에 만나게 될 화이트삭스는 류현진에겐 그리 좋은 기억을 안겨다 준 팀은 아니다. 류현진은 작년에만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두 차례 등판해 6이닝 3실점 패전, 3.2이닝 7실점 패전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다만 화이트삭스는 올해 5할 승률로 아메리칸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팀OPS(출루율+장타율)가 아메리칸리그 15개 팀 중 13위(.646)에 그치고 있을 정도로 작년에 비해 공격력이 크게 약해졌다.

화이트삭스전에서는 류현진과 토론토에게 또 하나의 호재가 있다. 올 시즌 타율 .356 5홈런 19타점 24득점 8도루로 화이트삭스 타선을 이끌고 있는 팀 앤더슨이 지난 5월 30일 컵스와의 경기 도중 오른쪽 사타구니 부상을 당하며 류현진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다만 LA다저스 시절 동료였던 야스마니 그랜달과 AJ 폴락, 베테랑 호세 어브레유 등은 류현진이 반드시 경계해야 할 타자들이다.

하지만 번 화이트삭스와의 경기는 결코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벌일 화이트삭스의 선발투수가 바로 '100마일 사나이' 마이클 코펙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불펜투수로 활약하며 4승을 올렸던 코펙은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는 올해 8경기에서 1승에 그치고 있지만 42이닝 동안 단 8점(6자책)만 내주는 짠물투구로 1.2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어쩌면 토론토 타선이 오타니보다 더 공략하기 힘든 투수가 코펙일 수도 있다.

류현진은 지난 에인절스전에서 시속 145km 이상의 속구를 구경하기가 거의 힘들었을 정도로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류현진은 뛰어난 제구력과 날카로운 변화구로 에인절스의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화이트삭스 역시 구속회복 여부와 상관 없이 류현진이 5월에 보여준 투구내용을 선보인다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상대다. 마운드에 서 있는 모든 순간 류현진의 집중력 있는 투구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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