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가 고양 오리온에 2연승을 거두며 챔피언 결정전에 성큼 다가섰다.

SK는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2차전 홈 경기에서 오리온을 91-83으로 이겼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승리한 팀은 지금까지 모두 챔피언 결정전에 100% 진출했다. 정규리그 1위에 오른 SK는 챔피언 결정전까지 우승하며 구단 사상 첫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방심했던 SK, 오리온 맹추격에 '혼쭐' 

1차전에서 대승을 거둔 SK는 이날도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에 이어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까지 주전 멤버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1쿼터를 25-20으로 마쳤다. 2쿼터는 더 압도적이었다. 특히 최준용의 득점이 살아나며 49-39로 격차를 더 벌리면서 손쉽게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패하면 벼랑 끝에 몰리는 오리온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3쿼터 들어 이정현의 득점포가 폭발했고, 코로나19 감염증에 걸려 1차전에 나서지 못했던 이승현도 힘을 보탰다. 

특히 이정현은 3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었다. 오리온은 머피 할로웨이의 패스를 받은 이정제의 2점슛으로 60-61까지 추격하며 SK를 압박했다. 최준용의 득점으로 한숨을 돌렸으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마지막 4쿼터는 최고의 명승부였다. 오리온은 한호빈과 이정현의 3점슛이 연거푸 터지면서 68-68로 동점을 만들었고, 곧이어 이정현이 돌파를 시도하다가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해 마침내 역전까지 성공했다. 더 나아가 할로웨이가 골밑 득점을 올리며 79-70으로 달아나 대역전승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SK는 정규리그 1위답게 무너지지 않았다. 위기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최준용과 자밀 워니의 안정된 득점으로 추격에 나섰고, 3분 여를 남기고 김선형이 3점 슛을 터뜨리며 다시 81-81 동점을 만들었다.

1차전 부진 털어낸 최준용... 이제야 MVP답네 
   
최준용의 3점슛과 안영준의 속공 득점으로 달아난 SK는 경기 종료 35초를 남기고 안영준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슛을 터뜨리며 마지막에 웃었다. 

이날 SK 승리의 일등 공신은 최준용이었다.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6점 5.8리바운드 3.5어시스트로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최준용은 플레이오프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과욕을 부린 탓일까. 최준용은 1차전에서 7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무리하게 슛을 남발하면서 야투 성공률이 29%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 2차전에서는 달랐다. 1차전보다 훨씬 많은 16점을 기록했으나 직접 득점을 올리기보다는 동료들을 도우며 팀 전술을 극대화했다. 또한 승부처에서는 해결사다운 면모까지 보여줬다. 

SK가 72-79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과감한 돌파로 득점을 올렸고, 83-83으로 맞선 4쿼터 막판에는 3점슛을 터뜨리며 리드를 가져왔다. 그 이후 SK는 더 이상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비록 분패했으나 오리온도 충분히 박수받을 명승부를 펼쳤다. 특히 '슈퍼 루키' 이정현은 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에서도 신인다운 패기를 앞세워 경기 내내 내외곽을 휘저으며 28점을 올렸다. 두 팀은 이제 오리온의 홈 구장으로 옮겨 3차전을 치른다. 

SK가 남은 1승을 거두고 1, 2차전 승리 팀이 무조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는 기록을 이어갈지, 아니면 2연패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오리온이 대이변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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