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그리워했던 야구장의 함성소리가 마침내 돌아온다.

KBO(총재 허구연)는 22일 오전 "정부의 '새로운 일상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화 조치 해제'에 발맞춰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을 최대한 방지하면서도 야구팬들이 더 즐겁게 KBO리그를 현장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에는 육성응원을 허용하는 자체 매뉴얼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메뉴얼에 따라서 LG 트윈스-두산 베어스전을 포함해 22일 오후 5개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부터 육성응원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오는 25일 이후에는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 관람석에서도 관중석 취식이 가능하다.
 
 지난 2019년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렸던 고척스카이돔의 모습. 그 이후 멈췄던 육성응원이 다시 시작된다.

지난 2019년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렸던 고척스카이돔의 모습. 그 이후 멈췄던 육성응원이 다시 시작된다. ⓒ 유준상

 
2년간 할 수 없었던 육성응원의 부활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0년과 2021년 2년간 KBO리그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팬들의 육성응원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육성응원이 진행되는 것은 2019년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무려 2년 6개월여 만이다.

그동안 팬들의 함성소리는 클래퍼 등 응원도구가 대신했지만, KBO리그를 대표했던 응원문화 중 하나인 육성응원이 금지되다보니 재미가 반감된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조금이라도 환호 소리가 들리게 되면 전광판에는 육성응원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표출되기 일쑤였다.

올 시즌 개막 이후에도 3주 가까이 10개 구단 응원단은 육성응원을 할 수 없었다.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응원도구나 박수를 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KBO 허구연 총재가 취임한 이후 이 부분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정규시즌이 개막한 지 약 3주 만에 팬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물론 육성응원 허용에 있어서 몇 가지 전제조건이 붙기는 한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육성응원과 취식 중의 육성응원 행위는 금지된다. 또 마스크를 착용했더라도 과도한 큰 소리의 육성응원은 자제를 권고한다.

이와 함께 야구팬들의 안전을 위해 관중 입장 시 실시하는 발열 체크는 당분간 의무적으로 지속할 예정이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된 게 아닌 만큼 언제든지 감염 우려가 존재해 구단, 선수, 팬 등 리그 내 모든 구성원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구장. 관중석이 다시 들어차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구장. 관중석이 다시 들어차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 유준상

 
침체돼 있던 야구 인기 다시 끌어올릴까

이날 KBO가 발표한 내용에는 육성응원뿐만 아니라 팬과 선수가 함께하는 대면 이벤트 진행 방안도 담겨있었다. 

KBO는 "'팬 퍼스트'를 최우선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팬 사인회 등 팬 대면 이벤트도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 대면 이벤트는 마스크 착용 및 장시간 대화 및 접촉 자제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적용해 안전하게 시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멀리서나마 선수들을 지켜봤던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프로스포츠 종목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것은 프로야구였다. 안 그래도 야구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떨어지고 있었는데, 무관중 경기가 지속되는 등 팬들과 프로야구의 거리가 더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의 부진과 술자리 파문 등도 야구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러한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허구연 총재는 취임 전부터 줄곧 팬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지난달 말 취임 이후에도 이 부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육성응원 및 팬 대면 이벤트 재개를 빠르게 추진한 것도 허 총재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기에 가능했다.

정규시즌이 개막할 때보다 날이 따뜻해져 야구를 관람하기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코로나19 이전에 누렸던 것들도 하나씩 돌아오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모으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변화로 침체돼 있던 야구 인기를 조금이나마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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