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야차>에서 국정원의 블랙팀 감시를 담당한 한지훈 검사 역의 박해수.

영화 <야차>에서 국정원의 블랙팀 감시를 담당한 한지훈 검사 역의 박해수. ⓒ 넷플릭스


최근 2년간 박해수는 꽤 바쁜 축에 속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 산업이 위축되긴 했지만 그만큼 OTT 플랫폼이 상대적 확장을 꾀한 상황에 공교롭게 그의 출연작 다수가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로 공개됐고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영화 <사냥의 시간>, 그리고 그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효했던 <오징어 게임>에 이어 최근 <야차>가 해당 플랫폼에서 공개됐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박해수를 '넷플릭스 공무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박해수 또한 유쾌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온라인상에서 만난 그는 "정말 플랫폼 환경이 급변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 좋은 작품과 아티스트가 많은데 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다"며 "한국영화와 드라마에 대해 세계에서 신뢰를 갖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야차> 속 신념의 대결
 
액션 하드보일드 장르로 분류할 수 있는 <야차>에서 그는 중국 상해에서 신분을 가린 채 공작 임무를 수행하는 국정원 블랙팀 요원을 감시하는 한지훈 검사를 연기했다. 극중 "정의는 정의롭게 지켜야 한다"며 동료 검사의 편법을 수긍하지 않는 장면은 그의 성격을 가장 잘 대변한다. 원칙주의자인 그가 블랙팀장 지상인(설경구)을 만나고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면서 어느 정도 신념이 바뀌는 것도 이 작품의 묘미 중 하나일 것이다.
 
"첩보 장르라는 것에 일단 쾌감이 있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장른데 <미션 임파서블>이나 007 시리즈 등을 재밌게 봐왔다. 시나리오 안에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저마다 개성이 분명했다. 한지훈 검사의 수난사라고도 할 수 있는데 유쾌하면서도 처절한 게 와닿았다. 원리원칙주의자 한 검사가 현장을 경험하며 시선이 다채롭게 변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의 원칙,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존중하는 건 평소 제 생각과도 좀 닮아있는 것 같았다. 지강인도 사실 방법은 다르지만 한지훈과 같은 신념이라고 이해했다. 영화 후반부엔 서로가 아주 바뀌진 않아도 어느 정도 영향을 상호 주고받는 정도로 생각했다. 아마 관객분들의 시선이 한지훈과 가장 맞닿아 있게 설정됐을 것이다."

  
 <야차> 스틸컷

<야차> 스틸컷 ⓒ 넷플릭스


현장 호흡이 중요했던 만큼 촬영 시간 외에 배우들끼리 사적으로 만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설경구가 주축이 돼 촬영지였던 대만 도심 인근 포장마차나 각종 맛집에서 배우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 고민을 나눌 정도로 끈끈해졌다는 후문이다. 박해수는 "대만에 도착한 날부터 설경구 선배, 이엘씨와 만났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중 야외포차에서 훠궈와 맥주를 먹었다"며 "너무 편안한 분위기에서 많은 얘길 나눴던 것 같다"고 작은 일화를 전했다.
 
"경구 선배는 정말 큰 사람이다. 작품 외적으로도 제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셨다. 결혼한 이후 삶 등. 단순히 친해지기 위한 목적보단 인간 대 인간으로 다가와 주신 것 같다. 앞으로 저도 선배님 같은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속편에 대해서도 그는 긍정적이었다. 영화 말미 일종의 열린 결말로 속편 가능성을 열었기에 업계에선 충분히 속편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해수는 "배우 입장에서 속편을 염두에 두고 참여하진 않겠지만 어떤 작품이 잘돼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건 좋다. 잘만 만들어진다면 스태프와 배우에게도 좋은 일"이라 말했다.
 
"박해수 앞으로도 변함 없길"
 
TV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얼굴을 알리기 전까지 그는 꽤 오래 무대 공연에서 내공을 쌓았다. 급부상하기보단 꾸준함으로 작품을 해 온 그였기에 일련의 변화와 활동 범위의 확대가 놀랍게 다가올 수도 있었다. 박해수는 "저도 신기하고 이럴 수 있나 싶지만 박해수라는 배우는 크게 변화가 없다"며 "많은 작품을 소화하느라 급하게 달렸는데 잘 견딘 것 같다. 앞으로도 변함 없이 잘 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베우는 선택받는 입장이기에 압박감은 늘 숙명과도 같다. 결과를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고. 좀 더 단단해지고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다. 다행스럽게 배우는 여러 캐릭터를 만나며 성장할 수 있는 직업이다. 또한 동료 배우와 함께 일하며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이정재 선배, 호연 배우, 허성태 형 등! 제가 닮고 싶은 면을 갖고 있는 분이 많다.
 
무대 연기 또한 언젠가 할 것이다. 지금 제가 잘 일하고 있는 것도 무대에 대한 갈망 덕이 아니었나 싶다.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게 물론 감사하지만 플랫폼보단 작품으로 보여야지. 연기라는 게 알면 알수록 어렵다는 걸 느낀다. 살면서 여러 감정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서 더 어려워지는 게 아닐지. 가야 할 길이 아직 많은데 여전히 무섭고 어렵다. 더 많이 준비하려 한다."
 
밧해수 야파 설경구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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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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