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 CJ ENM

 
매주 유쾌한 노랫말 맞추기와 전국 각지의 맛난 음식 먹방이 어울어진 tvN 간판 예능 <놀라운 토요일>(이하 '놀토')가 1년여 만에 변화를 맞이한다.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맹활약해온 고정멤버 피오가 군입대로 작별을 고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놀토>는 몇몇 출연진의 군입대, 하차 등으로 일부 변화를 겪은 바 있었고 피오와의 이별 또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타 예능과 마찬가지로 <놀토> 역시 고정 멤버를 잠시 떠나 보내는 방영분을 맞이해서 조금 특별한 내용을 꾸몄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에서 전혀 다루지 않았던 장르, 금기시되었던 선곡을 통해 오랜 기간 함께 했던 동료를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보냈다. 놀랍게도 이날 <놀토>는 과감히 군가, 그리고 피오가 속한 그룹 블락비의 노래로 문제를 꾸며 즐거운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피오의 절친 선배 초대... 사상 첫 군가 문제 출제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 CJ ENM

 
​이번 <놀토>의 초대손님은 피오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두 사람이었다. '예능 시조새' 은지원과 김종민이 그의 마지막 녹화를 돕기 위해 방문해줬다. 각각 <신서유기>, <대탈출> 시리즈를 통해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해 온 왕년의 <1박2일> 명콤비는 이번 촬영에서도 특유의 티키타카식 케미를 보여주며 피오의 든든한 응원단 역할을 담당해준다.

​첫번째 문제는 <놀토> 사상 최초로 등장하는 군가였다. '해병승전가'는 해병대 출신인 김동현에게도 생소한 노래다. 그도 그럴 것이 몇해전 만들어진 따근따끈한 신곡(?)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악뮤' 이찬혁이 군복무 할 때 만든 창작곡이 이번 가사 맞추기 퀴즈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랩이 들어가지 않다보니 비교적 난이도가 높진 않았지만 군가 특유의 성악 발성으로 인해 일부 구절이 잘 들리지 않다보니 출연진 특유의 옥신각신 다툼이 벌어진다.  '붉은' vs '빨간'이란 단어를 놓고 고심 끝에 후자를 택한 <놀토> 멤버는 1차 시도만에 성공, 군침 도는 한우차돌된장찌개 획득에 성공한다.

짓궂지만 유쾌한 작별법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tvN '놀라운 토요일'의 한 장면 ⓒ CJ ENM

 
​두번째 퀴즈는 놀랍게도 블락비의 'Very Good'이 등장했다. 그런데 피오는 정작 이 곡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사실 원곡이 아닌 그룹 펜타곤이 리메이크한 버전이 문제로 출제되었기 때문이다. 엠넷 경연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에서 편곡된 버전이었기 때문에 새롭게 덧붙여진 랩 가사 등은 원곡 가수로서도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비록 1차 시도에선 아쉽게 실패하고 말았지만 연이은 동료들의 힌트 고르기에 힘입어 피오는 결국 정답을 완성하는데 성공했고 이날의 녹화는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피오는 시청자 및 동료들에게 "오늘 종민이 형이랑 지원이 형 나와주셔서 고맙고 든든하다. 군대에서도 '놀토' 보면서 응원하고 군생활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라고 소감을 피력한다.

​이어진 영상을 통해 멤버들은 잠시 <놀토>를 떠나는 피오를 위한 인사말을 전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MC붐은 가식적인 눈물 연기로 잠시 울컥하던 피오와 멤버들에게 함박 웃음을 선사한다. 격려 의미를 담은 케이크를 피오에게 전달하기가 무섭게 멤버들은 "다음주에 (새 멤버) 누구 맞이해요?", "새 멤버 뒤에서 기다리니까 같이 인사하자"는 등 짓궂은 멘트를 쏟아내는 등 잠깐의 이별을 <놀토> 특유의 유쾌함으로 풀어낸다.

<놀토> 속 양념 같은 존재

사실 <놀토>에서의 피오는 에이스 멤버가 아니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큰 비중을 담당했던 건 혜리(하차), 키 처럼 각종 문제 풀이에서 우위를 점하는 출연진들의 맹활약이었다. 그들처럼 노랫말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조합한다던지 역대급 퍼포먼스로 간식 퀴즈 시간을 뒤흔드는 식의 강력한 존재감과는 분명 거리감이 있다.  

​그런데 그동안 열세를 보였던 피오, 한해, 넉살 등 래퍼존 멤버들은 지난 몇달 사이 중요한 시점 마다 예상치 못했던 예능감으로 나름의 웃음 지분을 마련하며 꼭 필요한 위치임을 입증시켰다. 매번 권총춤 외엔 퍼포먼스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피오는 동료들과 더불어 역대급 칼군무(?)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는 등 어느새 <놀토>에선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마치 매주 등장하는 멋진 음식의 풍미를 돋우는 양념처럼 필요한 시점에서 제 역할을 담당해주는 것이다.  

​<신서유기>와 더불어 <놀토>는 피오가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자신을 각인 시키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되었고 부족하지만 늘 열심히 활약하면서 4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토요일 저녁의 흥을 확실히 책임져줬다.  그의 빈 자리는 그대로 둔채 <놀토>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내년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피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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