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9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MBC <놀면 뭐하니?>(연출 박창훈 PD)가 올해 첫 대형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지난 9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에선 유재석의 새로운 부캐 '유팔봉'을 앞세워 여성 보컬 그룹 오디션 사전 준비에 돌입하는 내용이 다뤄졌다. 걸그룹 WSG워너비의 탄생을 예고한 것이다.   

​그동안 <놀면 뭐하니?>는 다양한 음악 소재 예능으로 재미를 선사해왔다. 유고스타, 유산슬, 유야호 등의 부캐와 함께 드럼 연주, 트로트, 혼성 댄스 그룹, 남성 보컬 그룹 등 여러 장르를 섭렵하면서 늘 시청자들의 든든한 지지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그런데 유재석 1인 중심 체제 하에, 하하·정준하·이미주·신봉선이 가세한 형태로 변화를 꾀한 <놀면 뭐하니?>는 이전 같은 큰 위력을 발휘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소재, 내용 측면에서 종종 아쉬움을 자아냈기에 'WSG워너비'를 내세운 음악예능은 제작진 입장에선 회심의 카드라 할 수 있다.  

국내 굴지(?) 기획사 4곳 참여... 오디션 거행​
 
 지난 9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9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지미유와 유야호의 친척, 유팔봉(유재석 부캐)은 의기양양하게 국내 유명 기획사 중 한 곳인 '안테나'를 찾아가 회사 대표와의 면담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유팔봉은 유희열에게 "전국 팔도 여덟개의 봉우리의 정상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면서 새로운 보컬 그룹 결성을 위해 오디션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엄청난 시스템과 대형 기획사는 낄 수 없다. 단 한 번도 오디션에서 섭외를 받지 못했던 그런 엔터들만 찾아다닌다"라는 나름의 조건도 함께 소개했다. 이어 유팔봉은 "회사 이름을 자기에게 잠시만 빌려달라"는 다소 황당한 제안을 하는데, 유희열 사장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단호했다.

​"이거 완전 사기꾼이네!"​

특유의 티키타카식 상황극 속에 유 사장은 보컬 그룹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유팔봉의 목표에 공감하며 흔쾌히 안테나 이름 사용을 허락하기에 이른다. 이로써 WSG워너비를 향한 첫 번째 단추가 채워졌다. 곧이어 유팔봉은 또 다른 기획사 대표와의 미팅 자리를 가졌다.

연예기획사인가, 식당인가... 상상초월 사무실​ 등장
 
 지난 9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9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유팔봉이 만난 두 번째 기획사 사장님은 다름 아닌 정준하. 어느 건물 지하에 간판도 없이 위치한 사무실을 찾은 유팔봉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곳에서 만난 정준하는 혼자 치킨을 먹고 있었다. ​연예기획사라고 하기엔 과하게 큰 주방, 손바닥만한 크기의 회의실을 갖췄기에 유팔봉은 "여기 식당이죠?"라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정준하의 심기를 살짝 건드리기도 했다.  

​'놀면 뭐하니?' 멤버들이 정준하를 종종 놀리면서 언급되었던 '야무진 엔터인먼트'는 MC민지(정준하의 힙합 부캐), 그리고 정준하 본인이 속한 실제 연예기획사이다. 대형기획사를 배제한다는 조건에는 부합했지만 과연 오디션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 고민 끝에 유팔봉은 그와 손을 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한다.  

장소를 옮긴 유팔봉은 첫 번째 오디션 참가자 후보 이미주를 만나 WSG워너비에 대한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 의사를 물어봤다. 그동안 활동했던 그룹 러블리즈에서 왜 주목을 받지 못했는지 이유를 물어보고, 노래에 대한 갈증이 있는지 등도 파악했다.   

"그때는 멤버가 많았고, 각자 파트가 따로 있었다. 저는 항상 웃기는 역할을 맡았다"라는 미주의 설명을 듣고 유팔봉은 "우린 목소리만 듣는다. 꾀꼬리건 두꺼비건 상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예고편에선 또 다른 기획사 사장님과의 미팅 진행과 더불어 탁월한 가창력을 과시하는 참가자들의 실루엣이 보여지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익숙한 형식이란 약점... 새 인물+실력자 영입이 관건
 
 지난 9일 소개된 MBC '놀면 뭐하니?' 다음주 예고편의 한 장면

지난 9일 소개된 MBC '놀면 뭐하니?' 다음주 예고편의 한 장면 ⓒ MBC

 
<놀면 뭐하니?>의 음악 예능 선택은 양날의 칼과 같다. 지난해 MSG워너비의 성공에서 알 수 있듯이, 잘 되기만 하면 음원 순위 석권 및 인기몰이엔 제격인 소재다.

​반면 "또 음악이야?"라는 일부의 반발도 존재하는 점을 감안할 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이 나온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결국 탄탄한 기획 마련과 뜻밖의 인물들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MSG워너비의 성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그맨 지석진, 래퍼 원슈타인+사이먼 도미닉, 배우 이동휘+이상이 등 보컬 그룹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이 들려준 의외의 목소리가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최근 지석진과 K.C.M이 직접 제작한 신곡 '듣고 싶을까'를 발표한 MSG워너비 유닛 M.O.M이 음원 순위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누가 봐도 실력이 검증된 가수의 오디션 참가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했던 소리의 소유자들을 대거 한자리에 끌어 모을 수만 있다면 WSG워너비 프로젝트 역시 확실한 성공을 예약할 수 있다.

​어설픈 기획으로는 시청자들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놀면 뭐하니?>가 이번 WSG워너비 제작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놀면뭐하니 WSG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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