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올해도 가장 높이 날았다.

대한항공은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최종 3차전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2(25-22 22-25 24-26 25-19 23-21)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우승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창단 처음으로 통합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위업을 이뤘다. 반면에 창단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KB손해보험은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으나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챔피언 결정전에 어울리는 명승부

이날 경기는 프로배구 최강자를 가리는 마지막 대결에 어울리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1세트는 대한항공이 먼저 웃었다. 서브 득점을 포함해 4점을 몰아친 정지석을 앞세웠다. KB손해보험도 노우모리 케이타의 후위 공격과 황택의의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대한항공의 링컨 윌리엄스가 강력한 서브와 스파이크로 승리를 가져왔다. 마무리까지 해내며 에이스의 위용을 뽐내 25-22를 완성시켰다.

2세트부터 KB손해보험의 반격이 시작됐다. 대한항공이 11-7로 앞서갔으나 후인정 감독의 날카로운 비디오 판독이 성공하며 분위기를 바꾼 KB손해보험은 케이타의 오픈 공격과 박진우의 블로킹으로 14-14 동점을 맞췄다. 그리고 케이타의 후위 공격으로 세트포인트를 만들고, 김정호가 마지막 점수를 올리며 2세트를 따냈다.

기세가 오른 KB손해보험은 3세트마저 승리했다. 석연치 않은 판정 논란에 점수를 내주기도 했으나, 오히려 선수단을 결집하는 효과를 발휘한 KB손해보험은 박진우의 다이렉트 킬과 블로킹으로 점수를(19-17) 뒤집었다.

대한항공이 링컨과 정지석의 득점으로 착실하게 따라잡으면서 듀스로 접어들었으나, KB손해보험은 24-24에서 케이타의 후위 공격 득점에 이어 김홍정이 정지석의 공격을 가로막으며 3세트를 따내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김규민의 블로킹으로 다시 살아난 대한항공은 정지석과 곽승석의 공격을 앞세워 잠시 숨을 돌리던 KB손해보험을 11-5로 크게 따돌렸다. KB손해보험이 케이타의 공격으로 뒤늦게 추격에 나섰으나, 4세트에서만 10점을 몰아친 정지석의 활약을 앞세워 세트 스코어 2-2로 균형을 맞췄다.

'위대한 팀' 대한항공... '위대한 선수' 케이타 

결국 승자는 파이널 세트 듀스 혈전 끝에 결정됐다. 듀스로 접어들어 서로 수차례나 챔피언십 포인트를 주고받으며 살얼음판 같은 대결을 이어갔다. 

가장 마지막에 웃은 팀은 대한항공이었다. KB손해보험은 21-21에서 케이타의 서브가 네트에 걸렸다. 케이타는 후위 공격으로 만회하려고 했으나, 체력이 떨어진 탓에 대한항공 곽승석의 손에 가로 막혔다. 결국 대한항공은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모두 최강자가 되며 구단 첫 2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로베르토 산틸리(이탈리아) 감독 체제에서 우승했던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꾼 큰 변화에도 굳건한 전력을 뽐내며 남자 프로배구의 새로운 '왕조'를 열었다.  

대한항공은 '토종 에이스' 정지석이 31득점에 블로킹 4개, 서브 에이스 4개, 후위 공격 7개를 성공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외국인 선수 링컨도 서브 에이스 6개를 포함해 34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에 KB손해보험은 V리그 최고 공격수인 '말리 특급' 케이타가 역대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한 경기 최다인 57점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날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나 끝내 우승과 멀어진 케이타는 경기가 끝난 후 코트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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