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토리노 이후 남자 5000m 계주는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할 정도로 쉽지 않은 종목이었다. 세계 1위의 벽은 높았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황대헌(23·강원도청), 박장혁(24·스포츠토토), 이준서(22·한국체대), 곽윤기(33·고양시청)로 구성된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민국이 동계올림픽 남자 계주 5000m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무려 12년 만으로, 2010년 밴쿠버 이후 처음이다.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에서 쓴맛을 맛봤던 대표팀은 신구조화 속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결승을 앞두고 박장혁, 곽윤기, 이준서, 황대헌 순으로 멤버를 구성했다. 준결승 당시 세 번째 주자로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던 김동욱(29·스포츠토토)을 대신해 대회 기간 내내 부상 투혼을 발휘 중인 박장혁이 결승 무대를 밟았다. 부상 이후 무려 11바늘을 꿰맬 만큼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금메달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준결승에서 맏형 곽윤기를 필두로 최고의 경기력을 뽐낸 대한민국은 결승전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어드밴스로 결승에 진출한 중국을 포함해 무려 5개 국가가 나란히 결승전에 나서면서 몸싸움이 치열하기도 했지만,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권 지킨 대한민국

무려 45바퀴를 돌아야 하는 종목의 특성상 경기 초반에는 자리 다툼을 하기보다 눈치싸움을 이어갔다. 첫 번째 주자인 박장혁이 1위로 출발한 대한민국은 네 명의 선수가 자신의 순서를 적어도 한 차례씩 소화할 때까지 꾸준히 선두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캐나다, 중국, 이탈리아 모두 움직임을 가져가보려고 했으나 선두를 지키는 대한민국을 따라잡기 어려웠다. 또한 대한민국은 주자가 바뀔 때 매끄럽게 터치를 해준 덕분에 상대가 인코스로 추월하는 것을 최대한 저지할 수 있었다. 

20바퀴를 남기고 2위까지 올라온 캐나다가 대한민국의 뒤를 바짝 추격했고, 이준서로 주자가 바뀐 이후 캐나다에게 선두 자리를 허용했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올림위원회까지 호시탐탐 상위권을 노리며 속도를 냈다.

10바퀴 반을 남기고 중국이 넘어져 대열에서 이탈하는 사이 캐나다, 대한민국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레이스가 후반으로 향할수록 선두권과 3위권의 거리는 점점 벌어졌고, 2위로 페이스를 유지한 대한민국은 황대헌의 추격으로 격차를 줄여갔다.

2바퀴를 남기고 '맏형' 곽윤기가 계속 추격을 시도해봤지만, 캐나다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캐나다는 2010년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차지했고, 대한민국에 이어 3위로 들어온 이탈리아에게 동메달이 돌아갔다.

성과와 과제 모두 남긴 남자 대표팀

대회 초반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남자 1500m서 정상에 오른 황대헌을 제외하면 이번 대회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남자 대표팀으로선 마지막 종목이었던 남자 5000m 계주에서 반전이 필요했다.

직전 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황대헌과 곽윤기 두 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세 자리가 새로운 얼굴로 바뀌었다.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시리즈로 호흡을 맞췄어도 올림픽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다행히 개인 종목에서 1500m 황대헌, 5000m 계주 은메달로 '노메달'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얻은 성과, 또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복기하면서 다가오는 3월에 개최될 세계선수권대회(캐나다 몬트리올)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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