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응원하는 '팀킴'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한국과 영국의 경기에서 한국 팀킴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 서로 응원하는 '팀킴'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한국과 영국의 경기에서 한국 팀킴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김은정·김선영·김초희·김경애·김영미)이 영국(스코틀랜드)을 상대로 예선전 첫 승리를 거뒀다. '팀 이브 뮤어헤드'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팀 킴'은 캐나다와의 첫 경기에서 입었던 아쉬운 패배를 잊을 수 있게 되었다.

초반에는 대량 득점의 기회에서 실점을 하고, 종반에는 호그라인을 넘겨 마지막 스톤을 투구해 스틸을 내주는 아쉬운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막판 대량득점을 통한 역전으로 영국을 누르는 데 성공했다. 최종 스코어는 9-7.

초반 뼈아픈 실수... 동점으로 전반 마무리

LSD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첫 엔드 후공권을 가져간 대한민국. 첫 엔드를 탐색전 속에 블랭크 엔드로 넘긴 대한민국은 2엔드 대량득점을 노렸다.

두 번째 엔드가 문제였다. 엔드 마지막 순간 이브 뮤어헤드의 실수로 한국이 석 점을 득점할 기회를 잡아냈지만, 김은정 스킵의 마지막 샷이 원래의 위치보다 하우스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영국의 2번 스톤 대신 한국의 1번 스톤을 빼내는 큰 실수를 범했다. 빅 엔드 기회에서 상대에게 한 점의 스틸을 역으로 내준 큰 실수였다.

3엔드에는 영국의 치명적 실수가 나왔다. 이브 뮤어헤드가 자신들의 가드스톤을 강하게 쳐내 하우스 안의 한국 스톤을 쳐내려는 '런백'을 시도했지만, 가드스톤이 하우스 안쪽 대신 멀찍이 하우스 바깥으로 빠져나가면서 한국이 두 점을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김은정 선수는 안전하게 하우스 안에 한 개의 스톤을 밀어넣는 데 성공하며 두 점의 첫 득점을 냈다.

4엔드에는 난전이 벌어졌다. 바깥으로 나가는 샷 없이 경기가 진행되면서, 각 팀의 라스트 샷을 앞둔 상황에서 하우스 안에만 한국 스톤이 5개, 영국의 스톤이 3개가 들어오는 등 복잡한 경기가 펼쳐진 것. 한국이 이 상황 마지막 스톤으로 런백에 성공해 1번 스톤을 잡아냈고, 영국은 도리어 마지막 샷이 가드를 맞았다. 1점 스틸.

스코어 3-1 상황 5엔드가 벌어졌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두 점을 올린 영국은 스코어 3-3으로 동점을 만들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다시 원점에서 후반을 맞이한 '팀 킴'은 다시 분위기를 잡아갈 기회를 노렸다.

김은정, 호그라인 넘는 실수 범했지만... 넉 점 빅엔드로 승리 열어
 
작전 지시하는 '팀킴' 김은정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한국과 영국의 경기에서 스킵 김은정이 스톤을 투구한 후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작전 지시하는 '팀킴' 김은정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한국과 영국의 경기에서 스킵 김은정이 스톤을 투구한 후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연합뉴스

 
6엔드에는 대한민국이 다시 앞서나갔다. 김은정의 마지막 스톤이 영국의 1번 스톤을 쳐내며 한국이 1번, 2번 스톤을 가져갔다. 두 점을 만들어낸 '팀 킴'은 스코어 차이를 5-3으로 벌리며 경기를 이어나갔다.

7엔드에는 한국이 영국을 상대로 대량득점을 저지했다. '팀 킴' 선수들의 스톤이 영국 스톤을 촘촘히 마크한 것. 특히 김경애 선수는 첫 스톤 드로우에서 하우스 안 영국의 스톤 두 개를 쳐내고 자신의 스톤을 하우스에 남기는 완벽투로 영국의 다량득점을 저지했다. 7엔드 대량득점을 노렸던 영국은 1득점에 그쳐야 했다.

8엔드에 '팀 킴'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하우스 안 1번, 2번 스톤이 영국인 상황 김은정 선수가 던진 마지막 스톤이 호그라인을 넘겨 투구되면서 '호그라인 파울'이 선언된 것. 결국 무엇보다 중요한 마지막 스톤을 그대로 버린 한국은 영국에 두 점의 스틸을 내주며 5-6으로 역전을 당했다.

선수들에게 마지막 득점 기회가 될 수 있었던 9엔드. 하우스 앞쪽 배치되어 있던 한국과 영국의 스톤을 김경애가 깨면서 하우스 안에 1번, 2번 스톤을 만들어냈다. 영국이 한국의 1·2번 스톤을 깨내려 했으나 영국의 스킵 샷 하나가 하우스 안에서 벗어난 데 이어, 한 스톤은 하우스 안 보이는 위치에 얹히며 김은정에게 기회가 왔다.

김은정 스킵은 라스트 스톤에서 실수 없이 영국의 스톤을 테이크아웃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의 스톤이 모두 하우스 밖으로 나가면서 한국의 스톤만이 하우스 안에 넉 개를 남겨둔 상황. 스톤은 그대로 점수와 연결되면서 스코어 9-6을 기록했다.

10엔드, 한국은 영국을 상대로 쉽게 경기를 펼쳤다. 김은정 선수가 스킵 샷에서 하우스 안의 영국 스톤을 쳐내며 현실적으로 영국이 마지막 스톤을 던지더라도 승리를 따낼 수 없게 되었다. 최종 스코어는 9-7. 대한민국이 이번 올림픽 2경기 만에 거둔 첫 승리였다.

이날 경기 김선영 선수가 리드로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김경애 선수는 김은정 선수가 더욱 편하게 스킵 샷을 던질 수 있도록 도왔다. 특히 김경애 선수는 엔드 중반 김은정 선수가 어려움 없이 스킵 샷을 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며 경기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아들에게 웃으며 메시지 보낸 '안경 선배'
 
팀킴의 '하이파이브'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한국과 영국의 경기에서 김경애와 김초희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팀킴의 '하이파이브'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한국과 영국의 경기에서 김경애와 김초희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은정 선수는 경기가 끝난 직후 방송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오자 "서호!"라고 크게 외쳤다. 자신의 아들 이름이었다. 김선영 선수도 "서호야~"라며 카메라에 인사를 건넸다. 이어 김은정 선수는 김선영 선수에게 "지금 안 보고 있을 텐데?"라면서도 아들 서호 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김은정 선수가 세 살배기 아들 서호 군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평범해서 웃음이 났다. "만화 보지 말고 울지 말고 있어, 엄마 응원해!"라는 메시지. 경기 중에는 4년 전과 똑같이 엄격, 근엄, 진지한 모습이었던 김은정 선수의 4년 전과는 다른, '엄마'가 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첫 경기 분전했으나 아쉬운 패배를 겪은 '팀 킴' 선수단은 이날 경기의 승리로 자신감을 얻었다. 선수들은 12일 오전 10시부터 베이징의 아이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팀 알리나 코발레바'를 만나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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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킴 컬링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팀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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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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