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 번째로 통산 500승을 달성한 전창진 KCC 감독 전주KCC 전창진 감독이 6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홈 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전창진 KCC 감독은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에 이어 역대 프로농구 두 번째로 통산 500승을 지휘한 사령탑이 됐다. (KBL 제공)

▲ 역대 두 번째로 통산 500승을 달성한 전창진 KCC 감독 전주KCC 전창진 감독이 6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홈 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전창진 KCC 감독은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에 이어 역대 프로농구 두 번째로 통산 500승을 지휘한 사령탑이 됐다. (KBL 제공) ⓒ 연합뉴스

 
국내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프로농구에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10일 서울 SK에서 3명, 전주 KCC와 안양 KGC에서 각 1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다행히 확진자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검사를 통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으며 경기 일정은 계속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전주 KCC의 경기에서는 전창진 KCC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강양택 코치가 팀을 지휘했다. KBL과 각 구단은 확진자의 구체적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 감독이 경기에 불참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확진자였음이 드러나게 됐다.

KCC는 전 감독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오리온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개인 커리어하이인 37점을 쏟아부은 이대성의 맹활약을 막지 못하고 93-100으로 패했다. 오리온은 19승 19패로 5할 승률을 회복하며 5위를 지켰고, KCC는 15승 25패(.375)로 9위를 벗어나지 못하며 PO 진출권인 6위 원주 DB(18승 22패)와의 격차가 3게임으로 벌어졌다.

그동안 프로농구 시즌 중 확진자 발생은 있었지만 감독까지 확진된 것은 최초다. 현재로서 전 감독이 언제쯤 복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물론 강양택 코치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지만, 수장의 갑작스러운 공백은 선수단 사기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한 승부처의 팀 운영 등에 있어서 사령탑의 리더십과 판단력의 차이가 경기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

KCC는 가뜩이나 올시즌 각종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였던 송교창도 부상으로 결장중이다. 시즌 초반 손가락 골절상을 당하며 장기간 이탈했던 송교창은 후반기에 복귀한 지 얼마되지 않아 지난 6일 서울 삼성전에서 허리를 다쳤다. 다행히 큰 부상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KCC는 송교창의 몸상태를 고려하여 이날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KCC가 아직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좀처럼 분위기 반전의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
 
오리온 역시 이날 이기기는 했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오리온은 KCC에 앞서 확진자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오리온의 외국인 선수 머피 할로웨이는 코로나19 감염으로 2경기에 결장했고 오리온은 모두 패했다. 그나마 할로웨이가 다행히 KCC전에서는 다시 복귀하여 18점을 올리는 활약을 보여주며 한숨을 돌렸다.
 
교체 외국인 선수인 제임스 메이스도 몸상태가 좋지 앟아 오랜 시간을 뛰기 어렵다. 자연히 그 부담은 국내 선수들의 과부하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오리온의 파워포워드인 이승현은 올시즌 경기당 평균 35분 11초를 뛰며 외국인 선수까지 합쳐도 전체 출장시간 1위다. 손목부상이 있는 이대성 역시 경기당 31분 37초(전체 13위)를 소화중이다. KCC전에서는 연장전까지 치르며 이승현은 무려 41분 29초, 이대성은 39분18초로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해야 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앞으로도 코로나19 변수가 얼마나 계속될지 안심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새해들어 올스타 휴식기를 전후하여 이미 서울 삼성과 오리온에서 잇달아 확진자가 나오며 경기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철저한 방역 관리에도 불구하고 최근 감독과 외국인 선수까지 코로나 악재를 피하지 못하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프로농구는 지난 2019-2020시즌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사상 최초로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고 조기종료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KBL은 2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연이은 확진자 발생에도 아직 리그 정상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에는 전국민 백신 접종이 실시되지 않았을 때였고,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밀접 접촉자에 대한 판단기준이 더 엄격했고 자가격리 기간도 길었다.
 
그나마 지금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고 부스터샷까지 보급되었으며 확진자의 격리기간도 축소된 상황이다. 코로나 확진에 대한 우려가 발생할 경우, 선수단 전원과 심판은 신속항원검사와 유전자증폭검사(PCR)를 받는다. 음성이 나오기 전까지는 훈련 및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 다만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 수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돼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최근 하루 확진자가 다시 급등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심지어 백신접종자조차도 돌파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새로운 변수를 맞이한 상황이다. KBL이 수립한 기존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일 비중이 큰 주축 선수나 감독이 이탈하기라도 한다면 소속팀이 받는 타격은 치명적이다. 설사 완치된다고 해도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리며 컨디션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십상이다. 확진자였던 오리온의 할로웨이는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가 해제된 뒤에도 두통과 구토 증상 등 코로나 후유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선수들도 사람이기에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농구에만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현재 팀당 13~16경기를 남겨놓고 있는데 확진자 발생으로 삼성과 오리온처럼 경기가 연기된 팀들은 정규리그 후반 일정이 더 빡빡해지며 체력적 부담이 커진다. 최상의 전력은 고사하고 매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기에도 급급한 지경이다. 당초 KBL은 정규리그 일정을 3월 29일까지 종료하고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해졌다.
 
KBL은 현재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확신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조심스럽게 리그를 진행하는 것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구성원들의 안전이다. 또 한번의 시험대에 오른 KBL이 과연 2년 전과 달리 코로나 폭풍을 딛고 무사히 시즌을 정상 완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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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창진감독 프로농구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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