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메이커>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

영화 <킹메이커>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올 연말 또 하나의 정치 장르 드라마가 관객과 만난다. 한국 정치사 및 민주화 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 인물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킹메이커>가 13일 공개된 가운데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영화의 의의를 한껏 강조했다.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13일 오후 열린 언론 시사회에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 이선균이 참석했다. <킹메이커>는 독재 정권에 맞서온 민주화 인사이자 당내 비주류로 대권에 도전한 김운범과 그의 선거를 신박한 묘수로 조력하는 서창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무엇보다 시대 설정과 등장 인물 묘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정희 그리고 김영삼 등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변성현 감독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변 감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하기 보단 그분 자서전에 있는 단 몇 줄밖에 등장하지 않는 남자에게 호기심이 갔다"며 "남은 자료가 거의 없고 구전으로 전해지는 터라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하기 좋았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변 감독은 "당시 정치적 상황이나 시대를 바라보기 보단 내가 올바르다 믿는 걸 이루기 위해 올바르지 않은 수단을 쓰는 게 정당한지를 묻고 싶었다"며 "만약 정당하다면 어느 선까지 가능한지 보고 싶었다. 일종의 도덕적 딜레만데 어릴 때부터 이런 질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치 장르 영화긴 하지만 정치는 일종의 소재일 뿐 인간의 삶에 담긴 질문이 중요했다"고 감독은 덧붙였다.

설경구는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큰 위인 같은 분을 모사할 수 없는 노릇이고 김운범을 연기하는 데 그분의 존재와 중간 지점을 찾는 게 어려웠다"며 품고 있던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실제 인물 이름이 배역으로 담겨 있어서 이름을 바꿔달라 요청해서 김운범이 됐다"며 "제가 김대중 전 대통령님 생전 모습이 될 수도 없고, 시나리오에 쓰인 김운범에 집중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화 <킹메이커>에 출연한 배우 설경구, 이선균, 그리고 연출자인 변성현 감독이 13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했다.

영화 <킹메이커>에 출연한 배우 설경구, 이선균, 그리고 연출자인 변성현 감독이 13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했다.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실제로 설경구는 전라도 사투리로 표현된 시나리오를 걷어내면서 서울말투에 가깝게 연기하는 식으로 김운범을 표현했다 설경구는 "연설 장면 몇 개는 참고하긴 했는데 당시 영상이 남아 있는 게 거의 없어서 제 것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선균이 맡은 서창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자서전에 '엄창대'로 표현되는 인물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선거의 귀재로 알려진 엄창대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기에 이선균은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했다. "왜 서창대가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로만 있어야 하는지 그 당위성에 집중했다"며 이선균은 "고증을 위한 영화가 아니기에 처음부터 정치 영화로 생각하진 않았다. 김운범과 서창대의 관계가 시대에 따라 변하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생각을 밝혔다. 

영화 <킹메이커>는 12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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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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