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선발 투수들의 선전 속에서 시리즈 첫 승을 기록한 팀은 '정규시즌 1위' KT 위즈였다.

KT는 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서 '플레이오프 승자' 두산 베어스에 4-2로 승리를 거두면서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7회말에 터진 배정대의 솔로포가 시리즈 첫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2주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은 KT는 경기 중반 이후 분위기를 잡으면서 정규시즌 1위 팀다운 위용을 뽐냈다. 3일의 휴식을 갖고 경기장에 출근한 두산은 다소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1차전을 내줬다.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가 kt의 4-2 승리로 끝났다. 경기 종료 뒤 kt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가 kt의 4-2 승리로 끝났다. 경기 종료 뒤 kt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기 중반까지 팽팽했던 균형, 치열했던 투수전

두산과 KT 모두 타순이 한 바퀴 도는 동안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그만큼 타자들 입장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게 쉽지 않았고, 반대로 선발 마운드에 올랐던 곽빈과 윌리엄 쿠에바스는 계획했던 대로 순조롭게 투구를 이어나갔다.

두산 선발 곽빈은 5이닝 동안 67구를 던지면서 3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선취점을 허용한 것 이외에는 크게 흠잡을 데가 없었다. 실점을 내준 과정서도 허경민의 실책으로 운이 따르지 않았던 만큼 이날 본인의 몫을 충분히 다한 셈이다.

특히 3회말 2사서 2번타자 황재균의 강습타구에 오른쪽 허벅지를 맞기도 했는데, 잠시 숨을 고르고 나와 2이닝을 더 책임졌다. 로테이션이나 컨디션 등 여러 측면에서 '에이스'의 등판이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곽빈의 호투가 돋보였다.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끌고 나서 2주간 휴식을 취한 쿠에바스는 기대에 걸맞은 투구를 선보였다. 5회초 강승호의 3루타 이후 김재호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한 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길게 끌고 갔다.

6회부터 이영하, 이현승, 김명신까지 세 명의 불펜 투수가 차례로 나오는 사이에 쿠에바스는 7이닝을 홀로 도맡았다. 8회초에도 등판해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냈고, 김재환의 타석에서 좌완 투수 조현우에게 마운드를 넘겨주었다. 쿠에바스의 이날 최종 기록은 7⅔이닝 7피안타 1사사구 8탈심진 1실점, 완벽에 가까웠다.

차갑게 식어버린 두산 타선, 한방으로 승리 가져온 KT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주자가 없을 때나 있을 때나 매서운 타격으로 상대를 위협했던 것과 달리 이날 두산 타선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남겼다. 찬스를 한 번 잡으면 상대를 물고 늘어졌던 집중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올가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건우와 양석환이 또 무안타에 그친 게 뼈아팠다. 4회초 1사 2, 3루서 타석에 들어섰던 양석환의 경우 희생플라이 하나만 쳐도 득점이 가능했는데, 헛스윙 삼진으로 진루타 하나 치지 못했다. 멀티히트 활약을 펼친 김재환의 분전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타자들이 팀에 승리를 안겨준 것은 KT였다. 4회말 장성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어냈고, 7회말 선두타자 배정대가 두산의 두 번째 투수 이영하의 2구째를 잡아당겨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어진 1사 1, 3루 기회서 황재균의 땅볼과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더 보태면서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섰다.

타선에서 '경계대상 1호'로 지목된 강백호를 비롯해 배정대, 심우준 등 여러 타자들이 두산 마운드를 괴롭혔다. 허경민, 김재환, 김재호 등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던 두산 야수들까지 연이은 실수로 와르르 무너졌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73.7%(28/38)에 달할 정도로 1차전을 이긴 팀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 높은 확률을 안고 2차전을 맞이하는 KT가 15일 경기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할지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