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오른 이건욱

SK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오른 이건욱 ⓒ 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에게 2020년은 잔인한 시즌이 되고 있다. 안풀려도 이렇게까지 안풀릴 수가 있을까 싶은 일이 유독 SK에게 반복되고 있다. 시즌 초반 야수진의 주축인 한동민, 고종욱, 이재원 등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하며 SK는 팀 창단 후 최다인 충격의 11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 충격의 여파가 컸을까? 팀의 수장인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치르는 도중 쓰러지기도 했다.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SK는 현재 박경완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시즌을 치르고 있다.

또, 최근에는 퓨쳐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SK 신인급 선수들이 무면허 운전 등 비행을 저질렀고, 이를 팀 선배가 질책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팀 분위기가 더 뒤숭숭해졌다. 퓨쳐스리그 선수단에 일어난 일이라 당장 1군 전력과는 크게 상관은 없지만 팀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 봐도 무방한 상황에서 SK의 영건 선발투수 이건욱은 14일 잠실 두산과의 경기에서 생애 첫 퀄리트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하) 피칭을 기록하며 여러모로 우울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SK는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킹엄과 핀토와 함께 박종훈, 문승원, 김태훈으로 새로운 선발진을 구상했다. 그러나 킹엄이 단 2경기만을 소화하고 부상을 문제로 실전에 나서지 못하다 퇴출되면서 삐걱대기 시작했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향한 김태훈은 초반의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하며 결국 로테이션에서 탈락했고, 박종훈 역시 이름값에는 못미치는 기복있는 투구가 반복됐다. 핀토와 문승원 정도를 제외하면 계산이 서는 선발투수가 전무했다.

※ SK 이건욱 프로 데뷔 이후 주요 1군 기록
 
 SK 이건욱 프로 데뷔 이후 주요 1군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SK 이건욱 프로 데뷔 이후 주요 1군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렇게 선발진에 구멍이 뚫려 불안한 SK에 2014년 1차지명 출신의 영건 이건욱이 구세주와 같은 활약을 해내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선발투수 플랜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건욱은 팀 투수진이 흔들리면서 주어진 기회를 멋지게 살려냈다.

선발진 합류 이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면서 어느덧 4승째를 수확했다. 현재 SK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투수 중 하나가 바로 이건욱이다.

비록 지난해까지 통산 1군 등판이 단 3경기에 그쳤지만, 이건욱은 1차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유망한 고교시절을 보낸 선수였다. 고등학교 2학년 당시,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되어 세계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된 기억이 있는데, 당시 일본의 선발투수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였다.

많은 기대를 받고 팀에 입단했지만, 프로 입단 후로는 순탄치 않았다. 실전 마운드보다는 재활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었고, 그로 인해 고교 시절 좋았던 폼을 잃어버렸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그의 이름이 언급되는 횟수도 점차 줄어들기 시작할 무렵 이건욱은 2017시즌이 종료된 이후, 조용히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택했다.
 
 2020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눈도장을 받은 이건욱

2020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눈도장을 받은 이건욱 ⓒ SK 와이번스

 
하지만 군 복무 기간 동안 성실하게 몸을 만든 덕분일까? 이건욱은 입대 전에 비해 더 좋아진 구위를 뽐냈다. 1군 벤치에서도 이건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1군 세번째 등판인 5월 28일 두산전 부터 선발 기회가 주어졌고, 이날 5.1이닝 1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두며 선발 투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를 기록했던 SK는 올시즌 예상과 달리 하위권으로 추락하며, 좀체 웃을 일 없는 힘겨운 2020년을 보내고 있다. 그런 SK에게 난세 영웅처럼 나타나 선발 투수로 자리잡은 이건욱의 투구는 팀과 팬 모두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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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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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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