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삼성 대 LG 경기. 삼성 선발 투수 허윤동이 역투하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삼성 대 LG 경기. 삼성 선발 투수 허윤동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의 고졸 신인 허윤동이 시즌 2승째를 달성하며 올시즌 신인왕 경쟁에 새롭게 뛰어들었다.  

지난 3일 잠실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LG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 삼성 좌완 투수 허윤동은 5이닝 동안 8안타(1홈런)를 허용하며 3실점했지만 모처럼 활발한 공격력을 과시한 타선의 도움에 힘입어 2경기 만에 2승을 챙겼다. 이날 삼성은 5안타를 합작한 살라디노, 이원석 등 중심 타자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12-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초반 허윤동은 앞선 롯데전에 비해 높은 코스 위주로 제구가 형성되면서 매 이닝 피안타 및 주자 출루를 허용했고 3이닝 연속 실점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4-2로 역전시킨 4회엔 유강남에게 데뷔 첫 홈런을 맞으면서 쉽지 않은 투구로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선배 야수들의 호수비와 타선의 도움을 받으며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빠르진 않은 구속... 완급 조절로 승부

지난해 열린 신인 2차 지명에서 1라운드 5번으로 삼성의 선택을 받은 허윤동은 평균 구속 136km대의 패스트볼, 127km 안팎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지난달 28일 롯데전, 이번 LG전에서 역투를 펼쳤다. 리그 평균치에 비해 공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완급 조절로 상대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흔드는 게 그의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지난 두 경기 동안 허윤동은 타자의 상하 코스를 적절히 조절하면서 상대팀과의 대결에 임했다. 첫 번째 선발 등판에선 4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던 그는 두 번째 출장에선 8안타를 맞긴 했어도 볼넷은 1개로 줄이는 등 나름 효율적 투구를 이어 나갔다. 

2승을 거두면서 시즌 초반 흔들리던 삼성의 최근 약진에 한 몫을 담당한 허윤동이지만 이번 등판 이후 그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 당분간 2군에서 경기에 출장할 예정이다. 평균자책점(ERA) 2.70에 선발 2승 등 표면적으론 나무랄 데 없어 보이지만 보완해야할 점도 노출했기에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선발 수업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준, 이민호 등과 선의의 경쟁 볼거리 제공

수비무관 자책점(FIP) 6.56, 이닝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는 1.70으로 다른 투수들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투수본인의 능력 이상으로 야수진의 도움을 많이 받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직까지 삼진 개수가 단 한 개에 불과할 만큼 타자들의 헛스윙 유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상대적으로 느린 구속, 종종 높게 형성되는 공의 궤적도 보완 대상이다. 3일 잠실이라는 큰 구장의 덕을 보긴 했지만 홈런 포함 큰 타구 허용으로 매 이닝 쉽지 않은 승부를 이어갔다. 특히 땅볼 보단 뜬공 비율이 2배 많다는 점은 홈런 생산이 빈번한 대구 홈구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허윤동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팀 역시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재정비의 시간을 마련하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편 3일 허윤동은 KBO리그 역대 5번째로 프로 데뷔전 포함 선발 2연승 기록을 작성한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1983년 삼성 양일환, 2002년 KIA 김진우, 2006년 한화 류현진, 2020년 kt 소형준, 그리고 허윤동이 그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소형준과 허윤동은 지난해 유신고의 전국대회 석권과 청소년대표팀을 이끈 주역이자 절친이라는 점에서 야구팬들의 흥미를 선사한다. 

구창모(NC), 원태인(삼성), 배제성(kt) 등 젊은 투수들이 연일 맹위를 떨치면서 돌풍을 일으키는 요즘 소형준, 이민호(LG) 등이 쏘아올린 세대 교체 신호탄에 허윤동도 가세하면서 프로야구는 코로나19 무관중 경기의 약재를 이겨내는 새로운 힘을 얻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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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허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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