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NC 경기에서 개막 후 4연승을 거둔 후 NC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기뻐하고 있다.

8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NC 경기에서 개막 후 4연승을 거둔 후 NC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NC가 LG와의 홈개막전에서 승리하며 개막 후 파죽의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동욱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개막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13-5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 3연전에서 스윕을 달성한 NC는 안방에서의 시즌 첫 경기에서도 LG 를 3연패 늪에 빠트리며 시즌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NC는 선발 이재학이 5.1이닝 4실점으로 만족할 만한 투구를 하지 못했음에도 5회 6득점을 올린 타선의 폭발 덕분에 어렵지 않게 시즌 첫 승을 챙겼다. 타석에서는 5회 밀어내기 볼넷을 고른 나성범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7회 대타로 나온 강진성은 투런 홈런으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다. 그리고 NC의 2번 좌익수로 출전한 이명기는 1회 동점 홈런을 포함해 4번의 타석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하며 NC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63순위로 프로에 입단해 SK 1번타자 차지한 '인천의 이치로'
 
 8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NC 경기에서 1회말 1사후 NC 이명기가 우측 펜스를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홈인하며 이종욱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8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NC 경기에서 1회말 1사후 NC 이명기가 우측 펜스를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홈인하며 이종욱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만 학창시절을 보낸 이명기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차우찬(LG),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양의지(NC) 등을 배출한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전체 63순위)로 SK와이번스에 지명됐다. 그 해는 8개구단 체제에 2차 지명이 9라운드까지만 진행됐으니 이명기는 끝에서 4번째로 이름이 불린 셈이다. 지역 출신이라는 프리미엄이 없었다면 이명기가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상위 지명에 억대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특급 유망주들도 적응하기 쉽지 않은 곳이 바로 프로 무대다. 하물며 9라운드 지명을 받은 이명기에게는 더욱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이명기는 프로 입단 후 5년 동안 1군에서 단 14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에 입대했다. 이명기와 중,고등학교를 함께 나온 이재원(SK)이 '좌완 킬러'로서 프로에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던 시기였다.

2013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명기는 2013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등록돼 5월 7일까지 타율 .343를 기록하며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명기는 5월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수비 도중 발목을 다치며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하지만 2013년의 좋았던 감각을 2014 시즌에도 이어간 이명기는 83경기에 출전해 타율 .368를 기록하며 1군 선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명기가 SK팬들로부터 '인천의 이치로'로 불리기 시작한 시점이다.

2015년은 이명기의 첫 번째 전성기였다. SK의 붙박이 1번타자로 활약한 이명기는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315 164안타 3홈런35타점22도루를 기록했다. 2015년 규정타석을 채운 SK타자 중에서 3할 타율을 넘긴 타자는 이명기가 유일했다. 이명기는 2015 시즌이 끝나고 결혼을 했고 연봉도 1억8000만 원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명기는 2014,2015년의 상승세를 2016 시즌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이명기는 2016년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272 78안타 1홈런22타점14도루를 기록했다. 2016년이 3할 타자만 무려 40명이나 쏟아져 나왔던 극단적인 타고투저 시즌이었음을 고려하면 이명기의 성적은 결코 만족스럽지 못했다. 2016 시즌 SK가 팀 홈런 2위(182개)를 기록하고도 팀 득점에서는 9위(753점)에 머물렀던 것은 테이블 세터로 활약했어야 할 그의 부진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광주 찍고 창원으로 이적, 공룡들 외야에 큰 힘 보탤 교타자

결국 이명기는 2017년 4월 SK와 KIA타이거즈의 4:4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팀을 떠나 광주에 새 둥지를 텄다. 이명기는 KIA로 팀을 옮긴 2017년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332 154안타9홈런63타점79득점을 기록하며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KIA는 새 1번타자 이명기가 합류하면서 장타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로저 버나디나가 부담 없이 3번 타자로 변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천생연분'일 줄 알았던 KIA와 이명기의 인연은 2년 만에 막을 내렸다. 2018년까지도 3할 타율을 유지한 이명기는 작년 시즌 80경기에서 타율 .283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이명기는 작년 7월 장타력을 갖춘 우타 외야수 이우성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NC 유니폼을 입었다. 이명기는 NC 이적 후 59경기에서 타율 .306로 반등에 성공하며 2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이명기는 올 시즌 권희동, 애런 알테어, 김태진, 강진성 등 팀 내에 많은 외야 자원들과 치열한 주전 경쟁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간판타자 나성범이 시즌 초반 수비가 어려워지면서 이동욱 감독은 시즌 초반 우익수 권희동, 중견수 알테어, 좌익수 이명기로 외야를 꾸렸다. 그리고 이명기는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공수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이동욱 감독을 뿌듯하게 하고 있다.

삼성과의 개막 3연전에서 10타수 3안타 2타점1득점을 기록했던 이명기는 8일 LG와의 홈개막전을 통해 특유의 몰아치기를 시작했다. 1회 LG선발 타일러 윌슨으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 홈런을 터트린 이명기는 볼넷2개와 내야안타 1개로 전타석 출루에 성공하며 1타점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5회 초 수비에서는 김민성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호수비로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리기도 했다.

이명기는 SK와 KIA 시절 붙박이 1번타자로 활약하기도 했지만 NC에는 통산 .327의 타율을 자랑하는 박민우라는 확실한 1번타자가 있다(물론 이명기 역시 통산타율 .314로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정확한 타격을 자랑한다). 이명기 역시 타순에 집착하지 않고 주어진 기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풍부한 경험과 확실한 장점을 가진 이명기를 보유한 NC의 외야 라인이 올해 더욱 단단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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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이명기 4출루 개막 4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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