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 리버풀 감독이 1일(한국시간) 영국 왓퍼드의 비커리지로드에서 열린 2019-2020 EPL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패배한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클롭 리버풀 감독이 1일(한국시간) 영국 왓퍼드의 비커리지로드에서 열린 2019-2020 EPL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패배한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우리가 알던 리버풀이 아니다. 프리미어리그 첫 패배에 이어 이번에는 FA컵에서도 무너졌다.
 
리버풀은 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9-20 잉글랜드 FA컵 5라운드(16강) 첼시전에서 0-2로 패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리그컵(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 모두 탈락하며 자국 컵 대회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트레블(EPL-챔피언스리그-FA컵 우승)의 꿈도 산산조각났다.
 
리버풀, 연이은 실수로 두 골차 완패
 
이날 리버풀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 스리톱은 디보크 오리기-미나미노-사디오 마네로 구성됐고, 중원은 커티스 존스-파비뉴-아담 랠라나가 포진했다. 포백은 앤드류 로버트슨-버질 반 다이크-조 고메스-네코 윌리암스, 골문은 아드리안이 지켰다.
 
첼시는 4-2-3-1이었다. 올리비에 지루를 축으로 2선은 페드로-로스 바클리-윌리안이 뒤를 받치는 형태였다. 3선은 빌리 길모어-마테오 코바치치, 포백은 마르코스 알론소-커트 주마-안토니오 뤼디거-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골키퍼 장갑은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꼈다.
 
경기 초반 첼시는 수비진에서 잇따른 실수를 범하며 리버풀에게 손쉽게 공격권을 허용했다. 전반 2분 미나미노가 첼시의 패스를 끊어내며 역습에 나섰고, 랠라나의 크로스를 받은 마네가 왼발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첼시는 전반 7분 아스필리쿠에타의 헤더슛 12분 윌리안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첼시는 리버풀의 결정적인 실수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터뜨렸다. 아드리안이 빌드업 때 윌리암스에게 패스했고, 파비뉴가 윌리암스의 패스를 어이없게 놓치면서 윌리안이 공을 차지했다. 윌리안은 재빠르게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아드리안 골키퍼 몸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한 평범한 슈팅을 아드리안이 제대로 선방하지 못한 것이다.
 
실점한 리버풀은 공세를 강화했다. 전반 20분 마네, 21분 오리기, 존스의 슈팅으로 첼시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30분에는 마네가 골문 왼쪽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 슈팅이 케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었던 전반과 비교해 후반은 첼시 페이스로 흘러갔다. 첼시는 후반 17분 마운트의 예리한 프리킥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맞았다.
 
그러나 후반 19분 추가골로 달아났다. 이번에는 리버풀 존스가 볼 키핑 미스로 인해 페드로에게 공을 빼앗기면서 첼시의 빠른 역습이 전개됐다. 바클리는 중앙의 텅텅빈 공간을 빠르게 돌진하며 페널티 박스 근처로 접근했고,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리버풀 수비형 미드필더 파비뉴는 바클리의 질주를 전혀 제어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2분 뒤에도 윌리암스의 백패스 미스가 발단이 돼 페드로가 단독 찬스를 맞았다. 페드로의 슈팅은 아드리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2골을 뒤진 리버풀은 후반 25분 호베르투 피르미누, 제임스 밀너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기세등등한 첼시는 줄곧 리버풀을 몰아세웠다. 후반 30분에는 리버풀의 높은 수비 라인을 파고든 지루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또 다시 크로스바를 맞았다.
 
리버풀은 후반 35분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마저 투입했으나 별 효력이 없었다. 0-2로 패하며 FA컵서 탈락했다.
 
발목 잡은 수비 불안…리버풀, 최근 5경기 2승 3패 부진
 
최근 리버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윈터 브레이크 이후 부진이 확연하다. 최근 5경기서 2승 3패. 노리치 시티(2월 16일), 웨스트햄(2월 25일)을 상대로 따낸 승리마저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리버풀은 지난달 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1일에는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왓포드전서 0-3으로 크게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19위로 강등권에 쳐한 왓포드전 세 골 차 패배는 충격이었다.
 
특히 수비에서의 집중력 부족이 뚜렷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가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이날 패배로 리버풀은 잃은 것이 많았다.
 
리버풀은 2003-04시즌 아스날(26승 12무) 이후 16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을 이뤄낼 기회를 날려버렸다. 44경기 연속 리그 무패를 이어오던 리버풀은 과거 아스날이 보유한 리그 49경기 연속 무패 도전에도 실패했다.
 
이번 첼시전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클롭 감독은 미나미노 타쿠미를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기용하는 패착을 보였다. 미나미노는 90분 동안 슈팅 0개, 키패스 0개에 머물렀다.
 
특히 리버풀은 올 시즌 처음으로 연패를 당했다. 지금까지 패한 경기가 적었을뿐만 아니라 항상 연패 없이 곧바로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킨 바 있다.
 
리버풀 수비진 붕괴는 심각한 불안요소다. 경기 내내 수비 상황에서 잦은 실수가 속출함에 따라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최근 4경기에서 무려 8실점이다.
 
올 시즌 리버풀이 승승장구한 것은 강인한 수비력에 있다. 하지만 수비가 무너지면서 패배하는 숫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리그에서는 28경기 만에 승점 79를 기록하며 역대급 페이스를 내달렸다. 이미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러한 기세라면 내심 트레블을 실현할 것이란 팬들의 기대가 팽배했다. 하지만 FA컵 탈락으로 리버풀의 트레블은 물거품되고 말았다. 올 시즌 찾아온 리버풀의 최대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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