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터졌다. 손흥민(토트넘)이 아스톤 빌라전 멀티골로 커리어 첫 5경기 연속골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0골 고지를 넘어섰다. 동시에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00-101호골에도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의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의 멀티골에 힘입어 극적인 3-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3연승으로 11승 7무 8패(승점 40)을 기록, 5위로 뛰어올랐다.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4위 첼시(승점 41)와의 격차를 1점으로 좁혔다.
 
'모리뉴 체제 첫 원톱' 손흥민, 전반 추가 시간 역전골
 
이날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다. 조제 모리뉴 감독 체제 이후 원톱으로 선발로 뛴 것은 처음이다. 2선은 스티번 베르바인-델리 알리-루카스 모우라, 수비형 미드필더는 에릭 다이어-해리 윙크스가 포진했다. 포백은 벤 데이비스-토비 알더베이럴트-다빈손 산체스-세르주 오리에,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홈팀 아스톤 빌라는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방에 잭 그릴리시-음브와나 사마타, 안와르 엘 가지, 중원은 맷 타게트-더글라스 루이스-대니 드링크워터-프레데릭 길버트가 자리했다. 스리백은 코크니 하우스-비욘 엔젤스-에즈리 콘사, 골키퍼 장갑은 페페 레이나가 꼈다.
 
손흥민은 전반 3분 역습 상황에서 재빠른 돌파를 시도했지만 커버한 수비수와 강하게 부딪혔다. 손흥민은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섰다.
 
토트넘은 줄곧 손흥민, 알리, 모우라를 활용한 카운터 어택을 전개했다. 하지만 볼 점유율에서는 아스톤 빌라에 밀렸다. 전반 9분 오른쪽 측면에서 엘 가지가 올린 크로스를 알더베이럴트가 걷어낸다는 공이 자책골로 연결됐다.
 
아스톤 빌라는 빠른 공격 전환으로 토트넘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10분 그릴리쉬가 중앙으로 좁히며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18분 그릴리시의 돌파 후 루이스의 슈팅은 데이비스가 가까스로 무릎으로 막아냈다.
 
수세에 몰리던 토트넘은 세트 피스에서 한골을 만회했다. 전반 27분 코너킥 때 모우라의 몸에 맞고 흐른 세컨드 볼을 알더베이럴트가 절묘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2선으로 빠져 나오며 연계 플레이에 치중했다. 전반 35분 손흥민의 오른발 로빙 패스가 알리에게 전달됐고, 알리가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좁히면서 아웃사이드 슈팅을 시도한 공은 골문을 벗어났다.
 
치열한 공방 끝에 토트넘은 전반 45분 역습을 통해 기회를 잡았다. 베르바인이 박스 안으로 과감하게 돌진할 때 엔젤스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결국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반 47분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페널티킥 슛은 페페 레이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곧바로 리바운드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리그 8호골이자 시즌 15호골. 손흥민은 5경기 연속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토트넘은 2-1로 승부를 뒤집은 채 전반을 마감했다.
 
손흥민,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결승골
 
아스톤 빌라는 후반 8분 동점골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릴리쉬가 올려준 코너킥을 엔젤스가 헤더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모리뉴 감독은 후반 15분 다이어 대신 공격 성향이 짙은 지오바니 로 셀소를 교체 투입했다.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모우라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레이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27분 토트넘은 또 다시 기회를 무산시켰다. 모우라의 스루패스를 받은 알리가 레이나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가로막혔다.
 
모리뉴 감독은 후반 38분 알리를 불러들이고, 제드송 페르난데스를 두 번째 교체 카드로 꺼내들었다.
 
손흥민은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아스톤 빌라를 위협했다. 후반 39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슛이 레이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1분 뒤에도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레이나의 다리에 걸렸다.
 
하지만 손흥민의 집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 산체스가 롱패스를 찔러줬고, 엔젤스의 트리핑 미스로 인해 공이 손흥민에게 흘렀다. 손흥민은 빠르게 단독 질주하며, 레이나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손흥민, 커리어 첫 5경기 연속골-EPL 50호골 돌파
 
현재 토트넘은 주전 공격수 해리 케인의 장기 부상 이탈로 인해 전력 누수가 뚜렷하다. 모리뉴 감독은 주로 모우라에게 원톱 역할을 맡겼다. 손흥민은 언제나 2선 측면 윙어로 출전했다. 하지만 모우라는 최전방에서 볼 간수, 피지컬 등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득점력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6일 사우샘프턴과의 FA컵 재경기에서는 3-5-2 포메이션에서 모우라-손흥민 투톱이 가동된 바 있다. 모우라와 손흥민은 각각 1골씩 터뜨리며, 팀 승리를 합작했다.
 
이번 아스톤 빌라전의 포메이션은 4-2-3-1이었다. 원톱은 모우라가 아닌 손흥민이었다. 모우라는 2선으로 내려갔다. 원톱으로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천금의 멀티골로 무리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최전방과 2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공간을 창출했고, 뛰어난 연계 플레이를 선보였다. 모리뉴 감독이 중요시 하는 카운터 어택 전술에서 손흥민은 언제나 중심에 서 있었다.
 
이날 손흥민은 2골을 포함, 슈팅 7개 중 무려 6개를 골문으로 집중시켰고, 키패스도 2개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8.36을 매겼다. 토트넘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7개의 세이브를 기록한 아스톤 빌라 골키퍼 레이나는 평점 8.41로 양 팀 통틀어 최다였다.
 
특히 손흥민은 최근 5경기 연속 득점을 이어가며 케인이 빠진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꾸준한 골 기록은 팀 성적과 직결된다. 토트넘은 최근 5경기 동안 4승 1무를 거뒀다.
 
손흥민은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데뷔한 이후 커리어 통산 최다인 5경기 연속골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기존까지 4경기 연속골을 넣은 것은 총 네 차례였다.
 
리그 8호골과 9호골을 더한 손흥민은 4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한층 다가섰다. 또 2015년 토트넘에서 몸담은 이후 프리미어리그 50골을 넘어섰다. 2015-16시즌 4골을 시작으로 14골-12골-12골을 넣은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9골을 더해 통산 51호골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사상 프리미어리그에서 5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 겨우 6명에 불과하다(해리 케인 136골, 테디 셰링엄 97골, 저메인 데포 91골, 로비 킨 91골, 크리스티안 에릭센 51골, 손흥민 51골).
 
또 손흥민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통산 100호골과 101호골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지난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박지성이 아스날전에서 1호골을 넣은 뒤 총 7명의 한국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득점을 성공시킨 바 있다. 이 가운데 손흥민은 절반이 넘는 51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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