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굳히기에 돌입하고 있는 우리카드의 중심에 나경복과 최석기를 빼놓을 수 없다.

1위 굳히기에 돌입하고 있는 우리카드의 중심에 나경복과 최석기를 빼놓을 수 없다. ⓒ 안천희


프로배구팀 우리카드가 26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구단 최초 8연승과 라운드 전승을 달성하며 V리그 남자부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기존의 전통 강호인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을 따돌리며 1위 굳히기에 돌입하고 있는 우리카드에는 팀을 이끌어가는 여러 선수들이 있지만 특히 나경복과 최석기가 눈에 띈다.

지난 28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두 선수는 긴장감 넘치는 경기장과는 또 다른 밝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경복은 이번 시즌 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펠리페와 함께 공격에서 확실한 주포 역할을 하고 있다. 기복을 보인 지난 시즌과는 달리 클러치 상황에서 확실하게 결정을 내주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 때문인지 팀이 위기에 처해 있는 순간 나경복에게 올라가는 볼이 많아졌다.

"작년에는 한 경기 자신감 있게 해도 기복이 있었는데 올해는 한 경기 잘하고 몇 경기 못하고 그러기가 싫어서 초반에 좀 안 되더라도 나 자신을 믿고 자신감 있게 하려고 한다."

자신이 확 달라진 비결로 자신감을 꼽은 나경복은 작년 플레이오프와 대표팀에서의 경험이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작년에 플레이오프를 한번 해보고 나서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 큰 경기여서 긴장만 많이 하게 될 줄 알았는데 경기를 하면서 긴장보다는 재미를 더 느꼈다."

팀의 확실한 주포로 성장한 모습에 옆에 있던 최석기도 나경복에 대해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큰 존재'라며 "에이스로서 짐이 클 텐데 아무런 티도 안 내고 팀을 위해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또 "옆에 있으면 (나경복의)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진다"며 오히려 자신이 더 많이 배운다고도 했다.

이번 시즌 우리카드에 합류한 최석기도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속공 성공률은 무려 65.98%로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높은 속공 기록에 대해 최석기는 다른 팀원들에게 공을 돌리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재욱이가 '이렇게 떠줬으면 좋겠다'라고 요구도 많이 하고, 나에게 맞춰주려고 많이 노력한다. 또 팀의 리시버들이 잘해줘서 속공을 편하게 때릴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선수 생활에 우여곡절이 있었던 최석기이기에 이번 시즌은 조금 더 특별하다.

그는 "부상 경력도 있고 여러 가지 일을 많이 겪다 보니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팀의 승리에 어떻게든 도움이 될 수 있는 센터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사실 나경복과 최석기는 우리카드의 대표 분위기 메이커다. 나경복은 최석기에 대해 "팀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선배"라고 표현했다. 경기 중에 팀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최석기가 나서서 밝게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반대로 나경복은 조용하게 후배들을 다독인다. 팀에서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황경민이나 이상욱이 잔뜩 긴장해 있거나 득점을 내줘 표정이 안 좋아지려 할 때 나경복이 옆에서 장난스럽게 풀어준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 당연히 '우승'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머지 5,6라운드를 잘해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이고, 만약 우승을 하게 된다면 추첨해서 팬들에게 커피를 사 드리고 싶다"라고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매번 경기장을 찾아 열정적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두 선수는 즉석에서 요청한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에도 기꺼이 응했다. 항상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과 배구에 임하는 성숙한 프로 의식을 보며 두 선수의 남은 시즌 행보가 더 기대됐다. 
 

▲ 나경복, 최석기의 아무노래 챌린지 ⓒ 안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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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나경복 최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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