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한국시각) 첼시와의 경기에서 0-2 패배와 손흥민의 퇴장, 여기에 토트넘 팬들의 뤼디거를 향한 인종차별까지, 어수선한 상황을 맞이했던 토트넘에게 26일 브라이트전은 중요했다.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 속에 승점을 챙기지 못한다면 순위경쟁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토트넘은 급한 불을 껐다. 토트넘은 26일 밤(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브라이튼&호브 알비온과의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전반전 밀린 토트넘, 해리 케인이 깨우다

이날 상대팀인 브라이튼은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이틀 후 열릴 본머스와의 경기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로테이션 운영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이었을까. 브라이튼 선수들은 적극성이나 역동성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며 토트넘을 고전케했다.

이로인해 토트넘은 홈 경기임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못했다. 무사 시소코와 해리 윙크스가 버틴 중원은 브라이튼과의 중원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손흥민의 징계로 생긴 왼쪽 측면의 공백은 라이언 세세뇽으로 메웠지만 무게감이 떨어졌다. 

또 간혹 얻은 찬스는 번번히 무위에 그쳤다. 전반 7분 토트넘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롱패스를 받은 세세뇽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오른발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 장면은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면서 그나마 아쉬움을 덜어줬다. 

전반 25분 기다리던 득점이 나왔다. 해리 케인이 후방에서 윙크스가 로빙으로 찔러준 볼을 그대로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하지만 VAR 판독을 거쳐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토트넘은 또 한 번 선제득점의 기회를 놓쳤다.

토트넘은 결국 전반 35분 실점을 허용했다. 브라이튼은 왼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그로스가 올린 볼을 웹스터가 골로 연결시키며 0-1로 앞서 나갔다. 골이 터지기 전부터 토트넘은 세트피스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토트넘은 무기력하고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후반전을 맞이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후반 7분 만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주인공은 케인이었다. 브라이튼의 수비진을 뚫은 루카스 모라는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케인에게 볼을 내줬다. 볼을 잡은 케인은 왼발 슛을 시도했고, 슈팅이 매튜 라이언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재차 슈팅을 시도해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케인은 전반전부터 홀로 토트넘의 공격진을 이끌면서 상대 수비를 흔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는데, 그 결실을 맺은 것이었다. 아울러 케인은 이 골을 통해 박싱데이 5경기에서 8득점을 올리며 올해도 어김없이 박싱데이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게 됐다. 

깨어난 토트넘, 교체카드로 확실하게 방점 찍다
 
 조제 모리뉴 감독

조제 모리뉴 감독 ⓒ AP/연합뉴스

 
케인의 동점골로 다시 깨어난 토트넘은 교체카드를 통해 분위기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스코어가 1-1이 되자 조제 모리뉴 감독은 곧바로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11분 세세뇽을 빼고 지오바니 로 셀소를 넣은 모리뉴 감독은 후반 23분에는 해리 윙크스를 빼고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후반 27분 그 결실을 맺었다. 에릭센은 페널티박스 바깥쪽 중앙부근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들던 세르쥬 오리에에게 롱 패스를 찔러줬다. 이 패스를 받은 오리에는 다이렉트로 델레 알리에게 내줬고 볼을 받은 알리는 그대로 슈팅을 시도해 브라이튼의 매튜 라이언 골키퍼 키를 넘겨 득점에 성공시켰다. 

경기 내내 운이 따르지 않는데다 선제골까지 허용하며 힘든 경기를 펼치던 토트넘이 마침내 경기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은 것이다. 이후 20여분 동안 브라이튼의 공세를 막아낸 토트넘은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그리고 승리의 원동력에는 모리뉴 감독의 발빠른 용병술이 있었다. 모리뉴 감독은 1-1이 되자 발빠르게 로 셀소를 투입해 분위기를 가져오려 했다. 로 셀소는 적극성을 더하며 이전까지 브라이튼의 수비를 뚫는데 고전했던 토트넘의 공격진에 활로를 열어줬다.  

두 번째로 교체투입된 에릭센 역시 패스 줄기 역할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에릭센은 날카로운 중장거리 패스를 통해 측면으로 볼을 전개시키며 브라이튼의 수비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의 플레이는 후반 27분 알리의 득점 상황에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하며 두 번째 득점에 일조했다. 

세 번째 교체카드인 다이어 역시 교체 투입된 이후 수비를 강화시키면서 경기 막판 브라이튼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 도움이 됐다. 세 장의 교체카드 모두 승리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EPL 토트넘 홋스퍼 브라이튼 해리 케인 조제 모리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깔끔한 기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