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가 아니라 스크린으로 보는 뮤지컬 <캣츠>는 어떤 느낌일까. 더 극적인 효과로 시선을 사로잡을까, 아니면 무대의 생생함을 따라가지 못할까.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개봉한 영화 <캣츠>를 하루 앞선 지난 23일 오전 용산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미리 봤다.

뮤지컬과 다른 점은?... "스토리 강화"
 
 영화 <캣츠>

영화 <캣츠> ⓒ 유니버설픽쳐스

 
이날 언론시사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 <캣츠>를 연출한 톰 후퍼 감독이 와서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저는 8살 때 뮤지컬 <캣츠>를 보고 완전히 매료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한 특별한 추억이 있는 만큼 톰 후퍼 감독은 영화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원작과의 차이점에 대해 그에게 물었다.

"뮤지컬은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이 아이들을 위해 쓴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서, 영화로 옮기면서 스토리라인을 강화했다. 노래나 안무 등 감정을 살리는 데도 중점을 뒀다. 또한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뮤지컬과 달리 영화는 다양한 세트를 배경으로 찍었다. 세트를 구현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톰 후퍼 감독)

그의 설명처럼 영화 <캣츠>는 뮤지컬에 비해 서사가 강화되고, 배경이 다채로워졌다. 특히 관객이 빅토리아를 따라가며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한 점, 뮤지컬에선 튀지 않았던 캐릭터에 개성을 더 부여한 점이 영화를 보는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움직인 건 화려한 퍼포먼스였다. 고양이들의 우아하면서도 날렵한 춤과 몸동작들은 한 편의 발레를 보는 듯, 한 편의 현대무용을 보는 듯했다. 런던의 밤거리를 누비며 자유롭게 춤을 추는 고양이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장면이었다. 또한 공동체의 힘을 조명함으로써, 함께 모여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것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를 전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북미 개봉 후 엇갈린 평가... 과연 한국은?
 
 영화 <캣츠>

영화 <캣츠> ⓒ 유니버설픽쳐스

 
<캣츠>는 지난 20일 북미 개봉 후 양극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다름 아닌, 배우 얼굴과 신체에 고양이의 털과 꼬리, 귀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한 데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사람과 유사한 존재를 볼 때 느끼는 거북함 혹은 두려움이 든다는 평이 많은 것. 실제로 영화를 봤을 때 처음엔 고양이인지 인간인지 알 수 없는 터라, 살짝 오싹함이 느껴지긴 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금방 적응됐다. 아무튼, 이러한 '고양이 인간'의 모습 때문에 로튼 토마토(영화 평점 사이트) 지수도 18%에 그치는 등 악평을 받기도 했다. 

후퍼 감독은 이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지만 우리가 선보인 고양이의 모습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다. 즐겁고 마법과 같은 여정을 함께 하면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연 한국 관객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하지만 CG가 영화의 중심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서사가 만들어내는 주제의식과 세계적인 로열 발레단 수석 무용수 프란체스카 헤이워드(빅토리아 역)의 근사한 춤이 이 영화의 중심부다. <캣츠>는 1년에 단 하루,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고양이를 선택하는 운명의 밤을 그리는데 그 이야기 속엔 용서와 관용과 친절이란 세 가지 주제가 반짝반짝 빛난다. 또한 프란체스카 헤이워드뿐 아니라 주디 덴치, 테일러 스위프트, 제니퍼 허드슨 등 배우들의 춤과 노래는 크리스마스를 더욱 빛내줄 볼거리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절대 빠질 수 없는 한 가지, 메인 테마곡 'Memory'는 스크린을 통해 들어도 그 감동이 생생히 살아있었다.
캣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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