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연애의 맛> 시즌3 예고편 중 한 장면

TV조선 <연애의 맛> 시즌3 한 장면 ⓒ TV조선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우리가 잊고 지냈던 세 번째: 연애의 맛>(아래 <연애의 맛3>)이 19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연애의 맛>은 '대한민국 대표 싱글 연예인이 이상형의 일반인 출연자와 만나 일정 기간 동안 실제로 연애하며 사랑을 찾아간다'는 내용으로 방영 내내 큰 화제를 모았다. 시즌3에는 개그맨 윤정수, 배우 강두, 정준, 이재황, 박진우, 한정수 등이 출연했다.

<연애의 맛>이 기존 연애 예능 프로그램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지점은 역시 '진정성'이었다. 대표적으로 시즌1의 이필모-서수연 커플은 방송을 통한 만남이 실제 교제로 이어지며 결혼까지 이르렀다. 시즌3에는 자녀를 출산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이러한 전통은 차기 시즌에도 이어졌다. 시즌2에는 오창석-이채은 커플이, 시즌 3에는 정준-김유지 커플이 각각 공개 연애를 선언하며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재황-유다솜, 윤정수-김현진, 한정수-조유경, 박진우-김정원 커플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긍정적인 여운을 남긴 채 방송을 마무리했다. 공식적으로 만남을 정리한 강두-천명훈을 제외하면 역대 시즌 중 가장 많은 커플 탄생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존의 연애 예능들이 철저히 사전에 꾸며진 설정과 각본에 의한 '가상연애'이거나, 방송 출연기간에 한정된 '일회성'이 대부분이었던 것과 달리, <연애의 맛>은 출연자들의 실제 연애를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지켜보고 감정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더 자극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리얼리티를 강조한 것이 때로는 오히려 독이 된 측면도 있었다. 시청자들도 어느 정도 설정인 것을 감안하는 가상 연애 예능에 비해, <연애의 맛>은 방송 초기부터 출연자들의 프로필에서 사소한 언행이나 태도에 시청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방송에 나온 부분만 보고 일부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에게 악플을 쏟아내기도 했다. 특히 여성 일반인 출연자들은 '<연애의 맛>을 방송에 데뷔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시즌1부터 지적되었던 커플간의 세대 차 문제도 여전했다. 구체적인 프로필이 공개되지 않은 출연자도 있지만, 주로 30대 후반부터 많으면 40대 중반에 이르는 남성 연예인 출연자에 비해 유독 여성은 어린 20대, 30대 위주로 매칭됐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삼촌과 조카뻘'을 보는 것 같아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몰입도를 저하시킨다는 반응도 많았다. 이전 시즌과 달리 이번 <연애의 맛3>에는 여성 연예인 출연자들은 아예 등장하지 않아, '중년 남성 판타지'만 더욱 강화되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TV조선 <연애의 맛> 시즌3 예고편 중 한 장면

TV조선 <연애의 맛> 시즌3 한 장면 ⓒ TV조선

 
출연자들간 분량 안배나 배려 문제도 여전히 지적됐다. 앞서 시즌 1, 2에서는 방송 중반부 일부 출연자들의 방송 분량이 갑작스럽게 줄어들거나 후일담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8회 만에 종영한 시즌 3에서는 1(23부작), 2(16부작)에 비하면 편수가 크게 줄었는데도 많은 출연자들이 줄줄이 등장해, 시청자들이 감정선에 공감할만한 여유가 없었다. 어떤 커플은 의아할 정도로 진도가 쑥쑥 나가있는가 하면, 어떤 커플은 답답할 정도로 소통이 진행되지 않았다. 불과 1, 2번 짧게 등장하고 방송이 종영되어버린 커플도 있었다.

또한 시즌3에서는 전편에 비하여 '현실성이 결여된 매칭'들이 잇달아 속출하며 도마에 올랐다. 가장 대표적인 피해 사례가 바로 배우 강두 커플이었다. 두 사람은 <연애의 맛3>에서 데이트 상대로 만났으나 여성 측이 개인적 사정으로 세 번째 만남만에 이별을 선언했다. 무엇보다 강두가 방송 내내 배우임에도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난한 캐릭터'가 반복적으로 부각된 탓에, 자연스럽게 일부 시청자들은 여성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만남 지속을 거절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따지고보면 누구도 잘못한 일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양쪽 모두 손가락질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애초에 매칭 단계부터 출연자들의 입장이나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고려가 없었던 제작진의 무리수에 가장 큰 원인이 있어 보인다.

전반적으로 시즌1의 이필모-서수연 커플처럼 출연자들이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천천히 서로에 대한 진심 어린 감정의 교류를 쌓아나가는 듯한 모습은 부족했다. 시즌 3에서는 과장된 이벤트나 한쪽만 적극적인 일방통행식 연출이 빈 자리를 채우며 점점 과거에 방송된 <우리 결혼했어요>나 <님과 함께>같은 기존 가상 연애 예능 프로그램과 큰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에 이르렀다.

결국 새로운 출연자들의 연애담이 시청자들에게 큰 화제성이나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서 후반부는 시즌1에 출연했던 이필모-서수연 커플의 결혼 후일담을 보여주거나, 시즌2에 등장했던 천명훈의 뜬금없는 재출연과 초고속 이별이야기 등으로 분량을 메우기도 했다. 에피소드가 23회로 종영된 시즌1, 16회로 종영된 시즌2에 비해, 시즌3는 일종의 번외편같은 느낌을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3는 막을 내리지만 일단 <연애의 맛> 자체가 완전한 종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연애의 맛>은 일단 재정비 기간을 거쳐 2020년 상반기에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정성을 내세워 인기몰이에 성공했고, 공감대가 옅어지면서 그 매력이 퇴색된 <연애의 맛>은 시즌4까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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