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번리FC와의 16라운드 홈경기에서 손흥민 선수가 1골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번리FC와의 16라운드 홈경기에서 손흥민 선수가 1골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 AP-연합뉴스

 
유럽 챔피언을 향한 코리안리거 3인방의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됐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8시 스위스 니옹에서 열린 조추첨을 통하여 '별들의 전쟁'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과 유로파리그 32강 대진표가 모두 확정됐다.

'맏형'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는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독일의 신흥 강호 RB라이프치히와 맞붙게 됐다. '막내' 이강인의 발렌시아(스페인)는 아탈란타(이탈리아)와 만난다.

챔피언스리그 16강은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에 배정되었던 팀과 같은 나라 국가를 만날 수 없으며 각조 1위팀은 2위팀과 맞붙게 되어있다. B조 2위였던 토트넘은 H조 1위였던 발렌시아와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어서 손흥민-이강인간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최초의 '코리언리거 맞대결' 여부에 시선이 쏠렸으나 아쉽게도 성사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토트넘과 발렌시아 모두 최상의 대진표를 받았다는 평가다. 토트넘은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었던 5팀 중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파리 생제르맹같은 강호들을 모두 피하며 전력상 가장 해볼 만한 라이프치히를 만나게 됐다. 지난해 도르트문트에 이어 2년 연속 16강에서 독일팀 만나게 됐다. 

물론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이름값일뿐 당당히 본선 G조 1위를 차지한 라이프치히 역시 결코 만만한 팀은 아니다. 2016-17시즌 승격이후 단숨에 분데스리가의 신흥강호로 부상한 라이프치히는 올시즌에는 뮌헨-도르트문트 등 전통의 강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리그 선두(10승 3무 2패)에 올라있다. 레반도프스키(뮌헨)와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공격수 티모 베르너(16골, 분데스리가 2위)와 87년생의 젊은 명장 율리안 나겔스만의 리더십을 앞세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언더독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며 독일과 인연이 깊은 손흥민이지만 라이프치히와는 맞대결한 경험이 없다. 손흥민이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시절에는 라이프치히가 2부리그에 머물러 있었다. 손흥민은 유럽클럽대항전에서 독일팀을 상대로 10경기 5골을 넣을만큼 강한 면모를 보인 바 있다.

오랫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는 토트넘은 올시즌 리그 우승 경쟁에서는 일찌감치 밀려나면서 챔피언스리그에 승부를 걸어야하는 분위기다. 지난 시즌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까지 오르고도 고배를 마셨던 손흥민과 토트넘으로서는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다.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 경험에 빛나는 '승부사' 조제 모리뉴 감독의 가세도 지난 시즌과는 또다른 플러스 요인이다. 토트넘은 모리뉴 감독 부임 이후 리그 14위에서 5위까지 도약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강인의 발렌시아도 16강 진출팀중 최약체로 꼽히는 아탈란타를 만나며 내심 미소를 지을 만하다. 아탈란타는 이번 조별리그에서 가장 극적으로 16강에 오른 팀이다. 조별리그 첫 3경기를 모두 패했지만 남은 경기에서 2승1무를 거뒀고 특히 조 2위가 걸린 샤흐타르와의 최종전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역사적으로 세리에 1, 2부를 오가던 중하위권팀에 불과했던 아탈란타는 이번이 구단 역사상 첫 UCL 16강행이다.

이강인의 발렌시아는 2012-13시즌 이후 7년 만에 16강에 올랐으며 역대 최고성적은 99-00시즌, 00-01시즌 준우승이다. 이강인으로서는 생애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무대를 밟을 기회를 잡았다.

한국인 선수들의 경기를 제외하고 16강 최고의 빅매치는 역시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맞대결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체면을 구겼던 레알은 역사상 유일한 대회 3연패를 이끈 지네딘 지단 감독 2기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맨시티를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레알의 최대 라이벌인 바르셀로나의 사령탑 출신으로 맨시티에서도 특유의 점유율 축구를 정착시키며 성공가도를 이끌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후로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약하다는 꼬리표를 아직 떼어내지 못했다. 양팀의 대결은 사실상 '호날두와 메시가 없는 엘클라시코'라고 불릴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디펜딩챔피언' 리버풀과 '복병'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현재 유럽축구를 대표하는 두 명장인 위르겐 클롭(독일)과 디에고 시메오네(아르헨티나)의 지략대결만으로도 축구팬들을 설레게 한다. 모하메드 살라-사디오 마네-호베르투 피르미누로 이어지는 유럽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한 리버풀을 상대로, 강력한 수비가 트레이드마크인 아틀레티코의 방패가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두 팀은 클롭-시메오네 체제에서는 총 4차례 만났고, 1승 2무 1패로 팽팽한 호각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리오넬 메시의 바르셀로나(스페인)는 나폴리(이탈리아), 호날두의 유벤투스는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을 각각 만난다.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첼시(잉글랜드)와 각각 대결이 성사됐다.

유로파리그에서는 황희찬이 정상에 도전한다. 챔피언스리그 E조에서 선전하고도 강호 리버풀, 나폴리에 밀려 아쉽게 조 3위를 기록한 레드불 잘츠부르크는 유로파 32강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를 만나게 됐다. 한국축구의 전설 차범근의 현역 시절 소속팀으로도 친숙한 프랑크푸르트는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예선 F조에서 3승 3패 승점 9점으로 아스널(3승 2무 1패 승점 11)에 이어 F조 2위를 기록한 다크호스다.

황희찬에게 이미 유로파리그는 익숙한 무대다. 올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세계적인 팀과 선수들을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는 활약을 과시하며 경험과 자신감까지 얻은 황희찬이기에 유로파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한국인 선수가 유로파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2007-08시즌 러시아 제니트에서 활약한 김동진이 있다. 올시즌 유로파에는 맨유-아스널-AS로마-아약스-인터밀란 등 챔피언스리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강호들이 대거 포진하며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어서, 황희찬에게도 챔스 탈락의 아쉬움을 만회하고도 남을 의미있는 경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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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16강대진표 손흥민 토트넘라이프치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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