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연애의 맛> 시즌3 예고편 중 한 장면

TV조선 <연애의 맛> 시즌3 예고편 중 한 장면 ⓒ TV조선

 
수십 대의 카메라를 앞에 두고 진심 어린 감정의 교류가 과연 가능할까. 리얼 연애물을 표방한 예능 프로그램에 필연적으로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진정성' 논란이다. TV조선 <연애의 맛>은 최근 몇년간 우후죽순처럼 쏟아져나온 연애 예능 중에서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가장 화제를 모았던 프로그램이다. 각종 화제와 논란속에서 어쨌든 시즌3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대단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사랑을 잊고 지내던 대한민국 대표 싱글 스타들이 이상형의 일반인 출연자와 만나 100일 동안 연애하며 사랑을 찾아간다'는 콘셉트는 식상한 듯 하면서도 출연자들의 감정이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에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이 다른 평범한 연예 예능들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지점은, 최대한 실제 소개팅에 가까운 철저한 일대일의 만남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또한 단기간이 아니라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고 감정의 교류를 보여줌으로서, 리얼리티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연애의 맛>은 벌써 두 쌍의 실제 커플을 탄생시켰다. 시즌 1의 이필모-서수연 커플과 시즌2의 오창석-이채은 커플이다. 특히 이필모-서수연 커플은 심지어 실제 연인은 물론 결혼까지 성사되면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단 연애 예능을 통해 실제 커플이 탄생한 경우는 흔하지 않다. 과거 SBS 교양 프로그램 <짝>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는 일반인과 일반인의 실제 맞선을 방송한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 연예인-일반인 출연자 조합이 방송을 통해 만나 결혼까지 이른 경우는 사실상 최초다. 당시에도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필·연 커플'은 당당히 공개 연애를 밝히며 결혼했다. 결과적으로 <연애의 맛> 성공의 일등공신이자 최고 수혜자가 됐다.

반면 <연애의 맛>에 출연하면서, 출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비난을 산 사례도 있다. 당시 해당 연예인은 물론 제작진까지 '시청자를 기만했다'는 항의에 직면했다. 이는 많은 이들로 하여금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TV조선 <연애의 맛> 시즌3 예고편 중 한 장면

TV조선 <연애의 맛> 시즌3 예고편 중 한 장면 ⓒ TV조선

 
진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사례는 또 있었다. 리얼리티 연애 예능인 만큼, 방송에 임하는 태도로도 도마에 올랐다. 방송에서 감정 변화를 겪는 출연자들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시청자들은,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일부 연예인들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실제 연애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연예인은 물론이고 함께 출연한 일반인 여성까지 덩달아 악플에 시달리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실제로 여러 출연자들이 비난성 댓글 때문에 고통 받아야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남녀 출연자간의 나이 차도 여러 번 비판의 대상이 됐다. 남성 출연자들은 대부분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에 이르는 중년인데, 그들의 파트너는 10살 이상 어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여성 출연자가 연하 남성과 매칭이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경우 나이 차가 크지 않았던 것과 대조된다. 일각에서 '중년 남성들의 판타지를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새롭게 재개되는 시즌3에는 배우 정준, 박진우, 강두, 개그맨 윤정수가 새롭게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2 말미 합류했던 배우 이재황과 필라테스 강사 유다솜 커플도 시즌3에서 재출연하여 만남을 이어간다. 최고령인 윤정수가 48세고 정준과 강두(각 41세)도 모두 40대에 접어들었다. 가장 어린 박진우가 37세로 전체 남성 출연진의 평균 나이는 42세에 이른다. 여성 출연자들의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연애의 맛>이 인기를 끈 원동력도,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선 것도 결국 모두 진정성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필모-오창석에 이어 세 번째 커플이 나올 수 있을까'는 시즌3의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진부한 구성으로 인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상쇄할 수 있을까.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장수 시즌물로 살아남으려면, 이 두 과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다.
연애의맛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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