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리버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잘츠부르크는 3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3-4로 패했다.

이로써 잘츠부르크는 1승 1패(승점 3)으로 리버풀과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에 의해 3위로 밀려났다. 같은 조에 속한 나폴리는 1승 1무(승점 4)로 1위를 지켰다.

'1골 1도움' 황희찬, 잘츠부르크 공격의 중심
 
이날 홈 팀 리버풀은 4-3-3을 가동했다. 사디오 마네-호베르투 피르미누-모하메드 살라 삼각편대를 중심으로 중원은 조르지뇨 바이날둠, 파비뉴, 조던 헨더슨을 포진했다. 포백은 앤드류 로버트슨-버질 반 다이크-조 고메스-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골문은 아드리안이 지켰다.

반면 잘츠부르크는 4-4-2 포메이션에서 황희찬-파스톤 다카 투톱으로 맞섰다. 일본인 출신 타쿠미 미나미노는 오른쪽 윙어로 출장했다.

리버풀은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골 폭풍을 이어나갔다. 전반 9분 만에 마네가 왼쪽 측면에서 돌파에 성공한 뒤 피르미누와 2대1 패스에 이은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5분에는 알렉산더 아놀드의 땅볼 크로스를 로버트슨이 왼발로 추가골을 작렬했다.

잘츠부르크는 리버풀을 맞아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인 마인드로 맞불을 놨다. 그러나 유럽 최강 리버풀은 만만치 않았다. 잘츠부르크는 모처럼 전반 31분 역습을 시도했는데, 황희찬에서 시작된 공격이 미나미노에게 연결됐지만 아드리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리버풀은 또 다시 한 골을 더했다. 전반 36분에는 왼쪽에서 마네의 크로스가 피르미누에게 전달됐고, 시칸 스탄코비치 골키퍼가 쳐냈지만 흘러나온 공을 살라가 마무리지었다.

잘츠부르크는 초반 3골을 내주고 위기에 내몰렸지만 기사회생했다.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은 전반 39분 왼쪽 측면에서 에녹 음웨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했다. 그가 리버풀 수비수 반 다이크와 맞선 상황에서 슈팅 하는 척 하면서 페인팅을 시도하자 반 다이크의 중심이 무너졌다. 이후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이날 득점으로 황희찬은 올 시즌 6호골(오스트리아 리그 4골·UCL 2골)을 신고했다.

전반에 한 골을 따라 붙은 잘츠부르크는 후반에도 황희찬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후반 11분 왼쪽 측면에서 황희찬이 올려준 크로스를 미나미노가 멋진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리버풀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황희찬의 활약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4분 소보슬라이에게 결정적인 패스까지 연결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또, 황희찬은 후반 1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음웨푸에게 패스하며 동점골의 기점이 되기도 했다. 음웨푸는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크로스를 올렸고, 엘링 홀란드가 동점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잘츠부르크의 노력은 후반 24분 다시 물거품이 됐다. 피르미누의 헤딩 패스를 받은 살라의 득점이 터지면서 결국 4-3으로 리버풀이 승리했다.

리버풀 괴롭힌 황희찬, 현지 언론으로부터 극찬 

황희찬은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는 4골 6도움, 컵대회에서 1도움을 기록 중인 황희찬은 유럽 전역으로까지 자신의 가치를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18일 헹크와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1골 2도움에 이어 리버풀을 상대로 1골 1도움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것이다. 황희찬은 챔피언스리그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이자 5개의 공격포인트(2골 3도움)를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전에서 맹위를 떨쳤다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전반 39분 득점 상황에서 세계 최고의 수비수 반 다이크를 무력화시킨 것은 황희찬의 진가를 나타내는 장면이었다.

리버풀의 대승으로 끝날 듯한 흐름은 황희찬의 첫 골과 함께 완전히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고, 그는 후반에도 2골에 관여하며 3-3으로 끌고가는데 힘을 보탰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황희찬에게 최고 평점인 8점을 부여했다. 잘츠부르크에서 8점은 황희찬이 유일하다. 승리를 거둔 리버풀에서는 로버트슨, 살라가 8점을 받았다.

또 축구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 평점 8.2를 매겼다. 황희찬과 함께 1골 1도움을 기록한 미나미노와 팀 내 가장 높은 평점이다. 반면 반 다이크는 겨우 6.6에 머무르며 대량 실점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황희찬이 반 다이크를 완벽하게 제친 뒤 자신감 있는 슈팅으로 만회골을 넣었다"고 평했고, <기브미스포츠>도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의 전반전 상승세가 황희찬에 의해 꺾였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 반 다이크를 제치고 골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황희찬이 세계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인 반 다이크에게 두통을 줬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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