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대결인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가 12일 오전 3시 30분(한국 시간) 폴란드 아레나 루블린에서 열렸다. 8강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대회 혈전 끝에 4강에 올라온 한국은 내친김에 결승행까지 노렸다.

대한민국은 3-5-2 대형으로 오세훈-이강인이 투톱을 구성했고 중원은 최준-고재현-정호진-김세윤-황태현이 출전했다. 3백은 이재익-김현우-이지솔이 구성했고 골키퍼는 이광연이 출격했다.
 
에콰도르는 4-5-1 대형으로 캄파냐가 원톱에 섰고 중원에 알바라도-퀸테로-레자발라-치푸엔테스-플라타가 출전했다. 수비진은 팔라시오스-바예실라-포로조-에스피노자로 구성됐고 골키퍼는 라미레즈가 출격했다.
 
대한민국-에콰도르 탈압박을 시도하는 이강인

▲ 대한민국-에콰도르 탈압박을 시도하는 이강인 ⓒ 대한축구협회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

대한민국은 세네갈과 연장 끝 혈전을 치르고 왔기 때문에 선발 라인업을 조정했다. 기존 라인업에 고재현과 김세윤이 중원에 합류해서 지친 대표팀의 엔진과 같은 역할을 했다. 한국은 대회 토너먼트 진입 후 전반전에는 수비에 집중하고, 후반전에는 공격에 집중했던 패턴과 다르게 이번에는 전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고재현과 정호진이 끊임없이 움직여주면서, 이강인을 도와 공격 전개를 했다. 그리고 좌측 윙백 최준이 윙어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계속해서 올라갔다. 에콰도르도 짧은 패스와 빠른 스피드를 살려 중앙으로 진입 후 공을 만들려고 했지만 김현우가 중심이 된 한국 수비는 에콰도르의 공격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의 중심은 역시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중앙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에콰도르 수비가 2명 이상이 달려들어 압박하는데도 여유롭게 탈압박을 펼치면서 전진 패스를 계속해서 넣어줬다. 중앙은 물론이고, 좌우에 공을 끊임없이 공급하면서 이번 경기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대한민국-에콰도르 골을 넣고 기뻐하는 최준

▲ 대한민국-에콰도르 골을 넣고 기뻐하는 최준 ⓒ 대한축구협회

 
서로 라인을 올려 빠른 템포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이 프리킥을 얻어냈는데, 에콰도르의 수비가 정비되기 전에 이강인과 최준이 눈이 맞았고, 이강인이 빠르게 최준에게 공을 전달했다. 최준은 원터치로 감아차기로 에콰도르의 골망을 흔들었고 대한민국이 선취골과 함께 리드를 잡게 되었다.
 
리드를 빼앗긴 에콰도르는 중앙에 캄파냐에게 공을 전달해주고, 좌우에서 중앙으로 조여 들어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광연의 안정적인 선방이 이어졌고 좀처럼 중앙 돌파를 쉽게 허용하지 않은 한국이었다. 집중력을 잃지 않는 수비는 에콰도르의 공격을 계속해서 막아내면서 전반전이 마무리되었다.
  
대한민국-에콰도르 끝까지 선방하는 이광연 골키퍼

▲ 대한민국-에콰도르 끝까지 선방하는 이광연 골키퍼 ⓒ 대한축구협회

 
뛰어난 조직력, 빛난 이광연의 선방

후반전에도 흐름은 이어졌다. 에콰도르와 한국 모두 라인을 올려 공격적인 전략을 선택했다. 한국은 김세윤을 빼고 조영욱을 넣어 공격을 강화했다. 조영욱은 측면과 중앙에서 활발하게 지속적으로 돌파 시도를 하면서 이강인을 도왔다. 오세훈의 수준급 포스트 플레이가 이어지는 등 한국은 여러 차례 공격 찬스는 얻었지만 추가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정정용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에콰도르의 공격이 거세지자, 이강인을 빼고 박태준을 넣는 선택을 했다. 박태준을 오른쪽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시켜 5-4-1 대형을 만든 후 중원 선수들의 간격을 촘촘히 하여 수비적인 대형으로 전환했다. 그러자 에콰도르는 오른쪽 수비수 에스피노자를 빼고 공격수 세구라를 넣으며 파상 공세에 들어갈 채비를 했다.
 
에콰도르는 수비수 두 명을 남기고 모두 중앙선을 넘어가 공격을 시도했다. 한국의 진영 곳곳에 위치해 득점을 노렸고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었지만 김현우의 노련한 수비와 한국의 수준급 압박, 이광연의 선방에 막혀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정정용 감독은 에콰도르 선수들이 쉽게 올라오지 못하도록 오른쪽 미드필더 자리에 엄원상을 투입해 배치시켰고 좌우에서 조영욱과 빠른 역습을 하도록 주문했다. 이들은 빠른 스피드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면서 에콰도르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대한민국-에콰도르 대한민국 U-20 국가대표 선수들

▲ 대한민국-에콰도르 대한민국 U-20 국가대표 선수들 ⓒ 대한축구협회

 
사상 최초의 결승행

좋은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이 합쳐진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한국은 끝까지 실점하지 않고 기세를 이어나갔다. 경기 막판, 에콰도르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지만 침착하게 막아냈고 종료 직전 이광연의 소름 돋는 선방을 끝으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결과는 1-0으로 한국이 승리하면서 남자 축구 역사상 FIFA 주관 대회 첫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정정용 감독이 상황마다 판단하여 적절한 선수 교체와 대형 변경으로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한 것이 승리의 큰 요인이었다. 그리고 그 전술을 충실히 따라주고 누구 하나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한 발짝이라도 더 뛰어준 선수들도 대단했고 훌륭했다.
 
이제 남은 건 딱 한 경기뿐이다.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U-20 월드컵 결승 경기는 6월 16일 오전 1시(한국 시간)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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