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 울산 김인성이 전북전에서 후반 16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 울산현대 울산 김인성이 전북전에서 후반 16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명품 왼발 김보경의 1득점 1도움 활약에 힘입어 울산이 100번째 현대가 더비 매치에서 활짝 웃으며 K리그 1 선두 자리에 우뚝 올라섰다. 든든한 센터백 두 선수 윤영선과 불투이스가 각각 경고 누적과 무릎 부상으로 빠졌지만 선두 전북의 막강한 공격을 1골로 잘 막아낸 덕분이기도 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 현대가 12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9 K리그 원 11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홈 게임에서 간판 미드필더 김보경의 맹활약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승점 2점 차 리그 선두에 올라섰다.

수비가 흔들린 팀은 오히려 '전북'

울산의 오른쪽 풀백 김태환과 전북의 왼쪽 미드필더 로페즈는 게임 내내 부딪쳤다. 신경전도 자주 일어나 결국 둘은 나란히 옐로 카드까지 받아들었다. 이들을 포함하여 정동식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선수는 모두 7명이나 됐다. 그만큼 100번째 더비 매치는 양보할 수가 없었다. 리그 1위 자리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더 불꽃이 튀었다.

홈 팀 울산은 센터백 두 선수가 이 게임에 나오지 못하게 되어 걱정이 앞섰다. 윤영선은 경고 누적 징계로, 불투이스는 무릎 부상을 당한 것이다. 그래서 김도훈 감독은 베테랑 수비수 강민수의 짝으로 멀티 플레이어 김수안을 들여보냈다. 

체격 조건이 좋은 김수안은 지난달 10일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H조 3라운드 홈 게임에서 후반전 추가 시간 1분에 헤더 극장골을 터뜨리며 울산의 1위 16강 진출에 큰 공로를 세운 인물로 이름을 날렸다. 

84분에 미드필더 신진호 대신 들어가서 7분 만에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덕분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특급 조커 김수안을 이번에는 공격력 최강이라 자부하는 전북 현대를 막아내는 센터백으로 기용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전반전 이동국, 후반전 김신욱으로 바뀐 전북의 위력적인 공격수들을 김수안이 강민수와 호흡을 맞추어 잘 틀어막은 것이다. 오히려 센터백 자리가 흔들린 쪽은 전북이었다. 이주용과 홍정호 조합으로 나온 전북 센터백은 주니오가 중심에 서고 김인성이 빠르게 공간으로 침투하는 울산 공격에 여러 차례 빈틈을 드러내며 패배의 진앙지가 됐다.

김보경의 정교한 왼발

포항 스틸러스와의 161번째 동해안 더비 매치(5월 4일, 포항 스틸러스 2-1 울산 현대)에서 패하며 풀이 죽었던 울산 현대는 지난 7일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시드니 FC와의 홈 게임에서 미드필더 믹스의 재치있는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겨 부동의 1위 자격으로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이어진 전북 현대와의 100번째 더비 매치에서도 울산은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낸 것이다. 61분에 나온 이 게임 첫 골 장면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 양팀의 공격과 수비 차이를 드러냈다. 

울산 미드필더 박용우-김보경으로 이어진 역습 패스가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김인성 바로 앞으로 정확하게 배달된 것이다. 김보경의 왼발 패스 타이밍과 강도 조절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이끌어낼 명품 어시스트였다. 김인성이 이 아름다운 패스를 받아 빠르게 뛰어들어가며 오른발 밀어넣기를 정확하게 성공시킨 것이다. 

이로 인하여 전북 벤치가 바쁘게 됐다. 모라이스 감독이 실점 후 2분 만에 한꺼번에 두 선수를 들여보내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동국 대신 키다리 골잡이 김신욱을, 문선민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이승기를 들여보낸 것이다.

그리고 76분에 전북이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로페즈의 역습 패스를 받은 왼쪽 풀백 김진수가 오른발 슛으로 울산 현대 골문 오른쪽 구석을 노린 것이다. 아무리 김진수가 왼발잡이라고 해도 오른발 슛 선택은 나쁘지 않았고 정확히 구석으로 날아들고 있었다. 하지만 울산 현대 골키퍼 오승훈은 그 궤적을 예상한 듯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라 슈퍼 세이브 실력을 자랑했다.

79분에는 반대쪽 골문 앞에서 또 하나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나왔다. 전북 현대 센터백 홍정호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을 몰고 들어간 울산 골잡이 주니오가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쐐기골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송범근 골키퍼의 침착한 슈퍼 세이브가 빛났다. 2019 K리그 1 전반기 최고의 게임에 어울리는 박진감이 울산 호랑이굴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었다.

울산의 1-0 승리가 굳어지는 듯 보였던 89분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울산 현대 오른쪽 풀백 김태환이 과감하게 파고들어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정동식 주심은 곧바로 이 파울 순간을 잡아내지 못했고 VAR(비디오 판독 심판) 시스템에 의해 1분쯤 뒤에 페널티킥 판정이 나왔다. 

90+1분,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주인공은 전북 현대에서도 활약했던 미드필더 김보경이었다. 그리고는 상대 골키퍼 송범근을 완벽하게 속이는 왼발 인사이드 킥을 가볍게 왼쪽으로 굴려넣었다. 친정 팀을 상대로 1득점 1도움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것이다.

전북은 남아 있는 추가 시간을 이용하여 김진수의 크로스를 받은 이승기가 헤더 골을 터뜨리며 1골을 따라붙었지만 더이상 밀고 올라가지는 못했다. 부처님오신날 밤 울산 호랑이굴을 찾아온 1만1021명 울산 홈팬들은 흥겨운 노래 "잘 가세요"를 신나게 부르며 리그 1위 팀이 바뀌었다는 것을 큰 목소리로 외쳤다.

2019 K리그 원 11라운드 결과(12일 오후 7시, 문수월드컵경기장)

울산 현대 2-1 전북 현대 [득점 : 김인성(61분,도움-김보경), 김보경(90+1분,PK) / 이승기(90+3분,도움-김진수)]

울산 선수들
FW : 주니오(90+5분↔김성준)
MF : 이동경(46분↔이근호), 박용우, 믹스(67분↔신진호), 김보경, 김인성
DF : 박주호, 강민수, 김수안, 김태환
GK : 오승훈

전북 선수들
FW : 이동국(63분↔김신욱)
AMF : 로페즈, 임선영(76분↔이비니), 손준호, 문선민(63분↔이승기)
DMF : 신형민
DF : 김진수, 이주용, 홍정호, 이용
GK : 송범근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23점 7승 2무 2패 16득점 8실점 +8
2 전북 현대 21점 6승 3무 2패 19득점 8실점 +11
3 FC 서울 21점 6승 3무 2패 14득점 8실점 +6
4 대구 FC 19점 5승 4무 2패 16득점 7실점 +9
5 상주 상무 17점 5승 2무 4패 11득점 11실점 0
6 강원 FC 16점 5승 1무 5패 11득점 12실점 -1
7 포항 스틸러스 16점 5승 1무 5패 11득점 14실점 -3
8 수원 블루윙즈 13점 3승 4무 4패 14득점 15실점 -1
9 성남 FC 13점 3승 4무 4패 9득점 9실점 0
10 경남 FC 9점 2승 3무 6패 14득점 23실점 -9
11 제주 유나이티드 7점 1승 4무 6패 11득점 18실점 -7
12 인천 유나이티드 FC 6점 1승 3무 7패 4득점 17실점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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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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