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인천 유나이티드

▲ 인천 유나이티드 인천 유나이티드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4월은 K리그 1의 감독들에겐 잔인한 한 달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욘 안데르센 감독을 시작으로 포항 스틸러스의 최순호 감독, 제주 유나이티드의 조성환 감독이 시즌초반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난 것이었다.

지금까지 4~5월과 같이 시즌 초반이나 피말리는 순위 경쟁이 치러지는 9월쯤에 감독교체가 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같은 달에 무려 3명의 감독이 교체되는 경우는 유례가 없다시피했었는데 그만큼 최근 K리그 1에선 강등 위험에 빠른 판단을 내리는 경우를 많이 접하는 추세다.

감독이 경질된 3팀 중 포항과 제주는 그 효과를 봤다. 최순호 감독이 물러나고 김기동 감독이 부임한 포항은 김기동 감독 부임 이후 치른 3경기 모두 승리하며 반등을 이뤘는데 백미는 지난 주말 열린 울산 현대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승리를 거두며 특별한 인상을 남겼다. 제주는 조성환 감독의 후임으로 최윤겸 감독이 부임했는데 비록 1경기를 치렀지만 경남 FC를 2-0으로 물리치며 시즌 초반 이어져온 무승행진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두 팀에 반해 인천은 아직 감독 교체의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안데르센 감독이 물러나고 임중용 수석코치가 '60일 감독'으로 부임한 인천은 지난 3라운드부터 이어진 무승행진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리고 무승행진 가운데 무승 행진 만큼이나 답답하고 기약없는 또 하나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무승행진 만큼 길어지는 골가뭄

지난 시즌 인천이 기록한 득점은 55점으로 지난 시즌 팀 최다득점 부분 5위에 랭크되는 기록인 데다 인천 구단 역사상 최다득점 기록이었다. 수비가 69실점으로 최다실점 공동 1위라는 게 흠이긴 했지만 지난시즌 인천은 막강화력을 바탕으로 또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리고 그 막강화력으로 인해 인천 공격을 이끌었던 무고사, 문선민, 아길라르는 득점과 도움 부분에서 5위 안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그 막강한 공격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공격을 책임졌던 문선민과 아길라르는 올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났고 과거 '시우타임'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교체로 나와 임팩트 있는 득점을 터뜨려준 송시우와 같은 확실한 조커도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기존선수들이나 새로이 영입된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내는 것도 아니다.

지난시즌부터 활약해온 김보섭은 여전히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이며 팀의 주장이자 유일한 고참급 선수인 남준재는 부상으로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도 마찬가지. 특히 문선민의 대체자로 영입된 허용준은 저조한 경기력에 아직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문창진은 개막 전에 입은 부상으로 한동안 이탈했다가 최근 복귀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며 하마드와 콩푸엉과 같은 용병들의 기량도 모자란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지난 시즌 팀 내 최다득점자인 무고사의 활약도 미미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시즌에는 무고사뿐 아니라 문선민, 아길라르와 같은 선수가 존재하면서 무고사에게 좀 더 많은 기회가 나오면서 득점을 터뜨릴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이 두 선수가 떠나면서 무고사에 대한 견제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무고사에게 집중되는 수비를 분산시키기엔 대체로 영입된 선수들의 기량이 모자란 것도 한 몫을 한다.

이는 자연스레 무득점 경기가 계속 이어졌다. 인천이 공식경기에서 마지막으로 기록한 득점은 지난 3월 31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전반 20분 김정호가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기록한 득점이었는데 이마저도 수비수인 김정호가 터뜨린 득점이었다. 만약 득점을 공격수로 한정했을 경우 지난 3월 9일 열린 경남 FC와의 경기에서 전반 26분 무고사의 득점 이후 FA컵 32강 청주 FC와의 경기까지 합하면 964분동안 공격수들의 득점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인천의 공격력이 약해진 원인에는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 시즌 공격의 3인방 중 문선민, 아길라르가 떠나면서 무고사의 파괴력이 약해진 것도 있지만 새로 영입된 허용준, 하마드, 콩푸엉의 적응및 경기력 저하, 문창진, 무고사, 남준재 등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며 손발을 맞출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요인들 속에서 그 해답을 찾지 못하면서 인천은 매 경기마다 답답한 공격을 계속 펼치고 있다.

득점이 터지지않으니 잡아야 할 경기마저 잡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27일 열린 성남 FC와의 경기나 11일 열린 포항과의 경기인데 성남과의 경기에선 무뎌진 창끝으로 인해 성남의 탄탄한 수비를 뚫지 못하면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포항과의 경기에선 무고사가 부상을 털고 오랜만에 선발로 복귀했지만 또다시 무득점에 그치면서 0-1로 패했다.

아이러니 한것은 인천의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동안 인천을 떠난 선수들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다는 점이다. 그 시작은 인천이 0-2로 패한 상주 상무와의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인천에서 활약했던 박용지가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인천의 기나긴 무승행진을 시작하는 데 공헌 아닌 공헌을 했다.

4월 6일 전북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도 지난시즌까지 인천에서 활약했던 문선민이 친정팀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4월 14일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도 역시 인천에서 활약했던 김인성이 후반 막판 2골을 넣으면서 인천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11일 포항과의 경기. 양팀에서 한 명씩 퇴장이 나오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치러진 경기 끝에 0-0으로 경기가 마무리되어가던 종료 직전 포항 김용환의 결승골이 나오면서 인천은 승점이 아니라 패배가 늘어나고 말았다. 이번에 결승골을 터뜨린 김용환 역시 지난 시즌까지 인천에서 활약한 선수였다.

60일동안 인천을 이끄는 임중용 감독대행은 이준석과 같은 어린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선수풀을 넓히거나 풀백에서 활약하던 김진야를 공격 쪽으로 올리면서 공격의 스피드를 올리는 전략, 그리고 경기력이나 동기부여가 떨어진 선수들을 과감히 빼면서 팀 분위기를 다잡으려고 하는 등 뭔가 변화를 주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성적이 안나오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중순 감독대행으로 인천의 지휘봉을 잡은 임중용 감독대행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달 남짓인데 인천의 현 상황을 봤을때 큰 변화를 기대하기엔 무리가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인천으로서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데 갈수록 시간만 줄어가는 답답한 현실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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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 임중용 무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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