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캠프에서 외야 훈련 중인 한화 정근우

스프링 캠프에서 외야 훈련 중인 한화 정근우 ⓒ 한화 이글스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의 시범경기가 한창인 지금, 경기장 곳곳에서 이색적인 광경들이 펼쳐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베테랑 선수들의 포지션 이동이다.

한화 이글스의 정근우는 2루수 포지션으로만 골든글러브 3회(06, 09, 13) 수상에 빛나는 대한민국 대표 2루수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한 허슬플레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프로 데뷔 14년 차에 들어선 정근우는 실책이 잦았고, 정은원의 등장으로 2루수가 아닌 1루수로 많은 출장했었다.

올 시즌 정근우는 중견수로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한용덕 감독은 스프링 캠프 전부터 정근우를 외야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근우를 중견수로 기용하면서 한화가 가장 기대하는 점은 팀 공격력의 극대화다. 지난 시즌 1루수로 출장하던 정근우를 중견수로 이동시키고 김태균과 이성열을 1루수와 지명타자에 번갈아 배치하여 타선의 위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상수는 마이너리그에서 주목받던 이학주가 삼성에 합류하면서, 데뷔 후 11년 동안 지켜온 삼성의 유격수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대신 그는 2루수로 자리를 옮겨 이학주와 키스톤콤비를 이룬다.

김상수의 포지션 이동은 동갑내기 이학주의 팀 적응을 위한 그의 배려에서 나온 결정이다. 새로 팀에 들어온 이학주가 생소한 2루수보단 익숙한 유격수 자리를 맡는 것이 그의 팀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김상수는 김한수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유격수 자리를 이학주에게 양보하고, 2루수를 맡아 시즌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김상수의 2루수 이동으로 경험 많은 두 선수가 키스톤콤비를 이루게 되어 삼성의 센터라인이 강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KT 위즈의 황재균 역시 유격수로 포지션 변신을 시도한다.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이 빠진 3루수 자리에 오태곤을 기용하면서 팀의 공격력을 살리겠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황재균은 유격수로 프로 데뷔를 했다. 유격수는 내야 수비의 핵심이면서 자칫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자리이다. 그런 유격수 자리를 경험 있는 황재균에게 맡긴다면, 오태곤이 부담을 덜 느끼며 타석에 임할 수 있게 된다. 황재균이 유격수 자리에 잘 적응한다면 올해 KT 타선의 공격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포지션 이동은 수비에서 실책이 잦거나 예상 외로 타격이 부진할 경우 백지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베테랑 선수들이 얼마만큼 빨리 새 포지션에 적응하여 제 활약을 펼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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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김영현
야구 베테랑 정근우 김상수 황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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