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의 성관계 불법촬영 영상 유포 사실이 밝혀져 며칠째 언론이 떠들썩합니다.

TV조선 <신통방통>(3/13)에서도 이 사건을 다방면으로 다뤘는데요. 정준영의 혐의 내용을 비롯해 사과문, 근본 원인 등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는 내용의 대담이 이뤄졌습니다.

정준영은 지난 2016년 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영상을 몰래 찍은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었습니다. 그런 만큼, 이날 방송에서는 문제 연예인의 방송 복귀 문제도 언급됐는데요. 바로 이 대목에서 놀랍게도 정준영의 복귀를 벌써부터 거론한 패널이 한 명 있었습니다. 
 
아직 수사 중인 상황에 정준영의 '복귀' 언급한 TV조선 해설위원

진행자 김명우 앵커는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에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사람에 대해서 방송에 꽤 빨리 복귀를 하잖아요. 우리나라 풍토가. 앞으로는 달라져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정준영은 2016년 논란 이후 겨우 3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하고, 반성 없이 같은 범죄를 저질러왔다는 것이 밝혀졌죠. 이 맥락에서 진행자 김명우씨의 질문은 아마 방송 복귀의 부적절함과 대안을 묻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이에 최병묵씨는 아래와 같은 답을 했습니다.

"물의의 정도에 따라서 좀 차이가 있을 텐데. 지금 정준영씨의 경우에는 심각한 사태 아닙니까? 아까 징역 몇 년 이렇게까지 얘기를 했는데 저런 것들이 다 인정된다면 방송 복귀는 굉장히 늦어지겠죠. 설령 본인이 복귀할 의사가 있더라도. 그런데 이제 예를 들어서 정준영씨가 3년 전에 바로 그런 몰카 파문 때 무혐의를 받았어요. 무혐의를 받고 3개월 뒤에 복귀했단 말이죠. 바로 그런 점이 오늘날 정준영씨의 이 문제를 훨씬 더 키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어찌 보면 지금 현재 나이 30살밖에 안 되잖아요. 그래서 이런 어떻게 보면 확실한 하나의 고비를 거쳐서 조금 더 성숙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본인의 긴 연예계 생활을 위해서도 낫지 않을까. 그래서 언젠가는 복귀할 가능성도 우리가 전혀 없다고는 단정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본인 마음대로, 그러니까 본인이 지금 반성문에서 여러 가지 얘기를 했던 대로 본인이 그것을 잘 진짜 평생 새겨갔으면 하는 그런 어떤 계기가 되면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벌써부터 ‘정준영 방송 복귀’ 타진한 TV조선 해설위원(3/13)

벌써부터 ‘정준영 방송 복귀’ 타진한 TV조선 해설위원(3/13) ⓒ 민주언론시민연합

 
다소 충격적인 발언입니다. 짧게 쉬어 문제가 됐으니 이번엔 길게 쉬었다 돌아오면 된다는 식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입니다. 해당 발언에서는 이미 정준영의 복귀가 기정 사실화 된 것인지 '30살밖에 안 된 연예인 본인의 긴 연예계 생활'을 위한 조언까지 덧붙였습니다. '반성문에 쓴 대로 반성하면 된다'는 대목에서는 TV조선 해설위원이라는 인물이 '정준영 디지털 성범죄'를 과연 범죄로 보고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성범죄자에 대한 무른 대응과 빠른 용납은 성범죄를 한없이 가볍게 여기는 사회 풍조를 만들어왔습니다. 특히 불법촬영물은 그동안 단순한 음란물과 구분되지 않은 채, 최근까지도 범죄라는 인식조차 희미해 지금도 여성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발언을 살펴 보면 TV조선의 패널은 이러한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를 넘어, 나이 서른의 정준영의 삶에 조언을 줄 만큼 사안을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도 비칠 수 있습니다. 긴 시간 불법촬영·유포로 수많은 피해자를 만든 방송인 정준영을 두고 '다음'을 논하는 것은 황당함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참담한 발언이었습니다.
 
'방송이 키운 범죄', TV조선은 심각성 인지하고 있나

진행자 김명우씨는 바로 다른 패널에게 질문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백 교수님, 물론 경찰 수사도 남아 있고 재판도 남아 있겠습니다만,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할 테지만 이제는 좀 대중들께서 이런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은 대중들이 좀 퇴출시켜주셔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라는 질문입니다. 앞서 나온 패널의 발언에 부담을 느꼈는지 '대중이 퇴출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았죠.

이에 백현주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예전에는요. 대형 기획사라든지 좀 힘이 있는 쪽에서 복귀를 시킬 때 프로그램으로 밀어붙이면 저희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그냥 인정을 하는 분위기였는데요. (중략) 좀 더 지금보다도 엄중해질 필요가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정준영이 최근까지 출연했던 KBS 예능 프로그램 < 1박2일 >은 15일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제작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정준영의 분량을 편집하고 출연 중지하는 것을 넘어, 정준영의 복귀에 앞장섰던 것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보인 겁니다. '정준영 디지털 성범죄'를 사실상 방송 언론이 키웠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현재, '정준영 복귀'를 언급한 TV조선 해설위원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 정준영 불법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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