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2연승과 2경기 연속 무실점.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 시즌과 같은 무기력한 패배가 사라졌다. FC 서울(아래 서울)이 끈끈한 조직력과 실리 축구를 앞세워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10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성남 FC와 FC서울의 경기. FC서울의 고요한의 득점 장면.

10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성남 FC와 FC서울의 경기. FC서울의 고요한의 득점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0일 오후 성남종합운동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라운드 성남 FC(아래 성남) 원정 경기서 고요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포항과의 개막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기록한 서울(승점 6)은 상주와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2위에 자리했다. 반면 성남은 2연패에 빠졌다.

스리백로 맞붙은 성남과 서울

성남의 남기일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김민혁-공민현-에델이 스리톱으로 나섰고, 허리는 서보민-김정현-김동현-최오백이 맡았다. 스리백은 안영규-연제운-최준기,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이 꼈다.

서울 최용수 감독도 같은 스리백이었다. 3-5-2 포메이션에서 박주영-박동진이 투톱으로 출격했다. 중원은 알리바예프-정현철-고요한이 책임졌으며, 좌우 윙백은 고광민, 윤종규가 자리했다.  스리백은 황현수-김원균-이웅희로 구성됐고, 골문은 유상훈이 지켰다.

공격보단 안정을 택한 두 팀의 컨셉이 같았던 탓일까. 전체적으로 경기는 지루하게 흘러갔다.

성남과 서울 모두 수비시 좌우 윙백을 후방으로 깊숙히 내리는 5백을 형성하도록 했다. 수비 숫자를 늘리면서 실점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했다. 아무래도 공격 상황에서 많은 슈팅 생산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성남은 전반 14분 에델이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 아크 서클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서보민의 무회전 슛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공민현, 서보민의 슈팅이 모두 불발에 그쳤다.

서울은 전반 41분에서야 첫 슈팅을 기록했다. 지난 포항전 멀티골 주인공 황현수가 성남 골문을 노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10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성남 FC와 FC서울의 경기. FC서울의 박주영 선수.

10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성남 FC와 FC서울의 경기. FC서울의 박주영 선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의 효율성은 성남을 앞섰다. 전반 추가 시간 반 추가시간 귀중한 선제골을 뽑아냈다. 박주영의 패스를 받은 박동진이 문전으로 연결했고, 고요한의 침착한 마무리로 영의 행진을 깨뜨렸다. 전반은 서울이 1-0으로 앞선 채 마감했다.

끈끈해진 서울, 승리하는 법을 터득하다

성남은 후반 들어 공격의 비중을 늘려갔다. 하지만 고비 때마다 서울의 수문장 유상훈의 슈퍼세이브가 연출됐다. 후반 8분 공민현의 슈팅을 유상훈이 선방했다. 이어진 코너킥 기회서 서보민의 크로스를 김민혁이 문전에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유상훈을 넘지 못했다.

성남은 후반 9분 김동현 대신 조성준을 투입했다. 서울도 후반 17분 박동진 대신 조영욱을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두 팀의 팽팽한 대립과 남기일, 최용수 감독의 지략 싸움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성남은 후반 30분 최오백을 빼고 마티아스를 넣었다. 서울도 이에 뒤지지 않고, 영입생 페시치를 박주영 대신 투입하며 데뷔전을 치르게 했다.
 
 10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성남 FC와 FC서울의 경기. 서울의 박동진이 볼을 드리블하고 있다.

10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성남 FC와 FC서울의 경기. 서울의 박동진이 볼을 드리블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은 많은 활동량, 강한 압박, 탄탄한 수비력으로 좀처럼 성남에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성남은 후반 37분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오른쪽에서 올라운 크로스를 에델이 방향만 바꿔놓은 날카로운 헤더슛으로 연결했지만 유상훈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선 수비 후 역습'을 끝까지 이어간 서울은 알리바예프의 센스 있는 장거리 슈팅으로 성남을 위협했다. 성남은 끝내 서울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두 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성남은 개막 후 2연패, 서울은 개막 후 2연승을 내달렸다.

물론 아직까지 최용수 감독이 원하는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은 지난 시즌 강등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팀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위닝 멘털리티가 생겨났고,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모습을 지워버렸다.

38경기 48실점으로 부진했던 1년 전과 비교해 올 시즌은 2경기에서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새 외국인 선수 알리바예프는 2경기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로 합격점을 이끌어냈고, 세르비아산 특급 골잡이 페시치도 성남전을 통해 K리그에 첫 선을 보이며 적응력을 키워가고 있다.

서울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K리그를 선도하던 과거 빅클럽의 면모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서울의 봄이 서서히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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