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첫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

SBS 첫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 ⓒ SBS

 
"SBS의 금토드라마 1번 타자가 됐습니다. 이전 작품들과 달리 예능 프로그램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네요. 드라마지만 오락물 못잖게 재미있고 웃음 코드가 가득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낄낄 거리며 볼 수 있는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는 2월 15일 첫 방송을 앞둔 김남길·김성균·이하늬 주연의 <열혈사제> 이명우 감독이 25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첫 금토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다.
 
<열혈사제>는 '분노조절장애' 가톨릭 사제 김해일(김남길 분)과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 구대영(김성균 분)이 한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이하늬는 현란한 말발과 깡을 가진 서울중앙지검 특수팀 검사 박경선 역을 맡았고, 고준·정영주·이문식 등이 출연해 극에 긴장과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SBS 첫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

SBS 첫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 ⓒ SBS

 
<열혈사제>는 <신의 퀴즈> 시리즈, <김과장> <굿닥터> 등을 집필한 박재범 작가와 <펀치> <귓속말> 등을 연출한 이명우 감독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메시지가 뚜렷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작품을 만들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박 작가는 특유의 통통 튀고 발랄한 감성으로 글을 주로 썼고 이명우 감독은 어둡고 묵직한 톤의 무게 있는 연출을 선보였다.

서로 다른 색깔로 작품을 만들어온 스타 작가, 스타 PD의 만남. 이명우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서 작가가 상상하고 쓴 색깔과, 내가 읽으며 떠올린 색깔이 달라 톤을 조율하는 데 두세 달의 시간이 걸렸다"라며 "각자의 1안을 갈아엎으면서 현재의 캐스팅이 완성됐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캐스팅 과정의 이견을 조율하느라 애를 먹은 두 사람이었지만, 한 번에 의견 일치한 캐스팅도 있었다. 이명우 감독은 "주인공이 전달해야 하는 묵직한 주제가 있는데, 이를 너무 무겁지 않게 코믹하게 풀어갈 수 있는 유연성 있는 배우를 원했다. 거의 제일 먼저 떠오른 배우가 김남길씨여서, 김남길씨 캐스팅됐을 때 너무 기뻤다"고 했다.
 
"김남길씨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멋진 역할도 많이 했지만, 코믹이 약간 섞여 있는 연기를 굉장히 잘합니다. 실제로 만나 카메라로 찍어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코믹감이 10배 이상 뛰어났어요. 그래서 현장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늘 깔깔거리고 웃으면서 촬영하고 있습니다.
 
<열혈사제>가 풀어가는 서술 방식은 무겁고 정공법적인 접근보다는 변칙에 가깝습니다. 코믹한 상황 전개를 통해 표현해야 하는데, 박경선 검사는 이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여야 했습니다. 또, 주인공을 사사건건 방해하기 때문에 자칫 밉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마냥 밉지 않은 배우여야 했어요. 이하늬씨의 밝고, 건강하고, 푼수끼도 있는, 밉지 않은 섹시미가 있는 이미지가 박경선 검사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공을 많이 들인 캐스팅인데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SBS 첫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

SBS 첫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 ⓒ SBS

 
극 중 주인공들의 직업은 사제, 경찰, 검사다. 작품의 색깔이나 장르는 확연히 다르지만, 최근 <손 the guest> <프리스트> 등 장르물에 연이어 '사제'라는 직업군이 등장하다 보니 시청자들로서는 '또, 사제야?' 하는 기시감이 들 수도 있다. 이명우 감독은 "작품을 처음 구상할 땐 사제를 다룬 작품이 하나도 없었는데, 준비 기간에 사제를 다룬 드라마가 연이어 나와 어떡하나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와 기존에 나온 사제들의 이야기는 근본적인 방향도, 사제의 역할도 다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조심스러웠던 것은 '성직자'라는 직업을 드라마 속 인물로 다루는 것 자체였다. 혹시나 종교 비하로 오해받거나, 이로 인해 누군가 상처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명우 감독은 "카톨릭 교구에 미리 대본을 오픈하고 검토를 부탁드렸다"면서 "결과적으로 명동 성당, 가톨릭 교구 촬영까지 허락받을 수 있었다. 다만 가톨릭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걸로 보일 수 있으니 너무 현실과 똑같이 그리지 말라는 주문을 받았다. 리얼리티를 반영하되 드라마적인 상상력을 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명우 감독은 <열혈사제>를 "메시지가 있지만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싶진 않다. 보면 재미있고, 즐겁게 깔깔 웃으며 보고 나면 마음에 남는 것이 있는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촬영마다 감독의 '컷!' 외침에 맞춰 모든 배우, 스태프가 웃음을 터트릴 정도라고. 이 감독은 "제일 걱정인 건 우리만 재밌으면 어쩌나 하는 거다. 촬영 마칠 때마다 웃음이 터지고, 한참 웃다가 '우리만 재밌나?' 걱정하고, 이런 패턴을 천 번도 넘게 했다"고 전했다.
 
"배우들에게 자율권도 많이 주고, 애드립도 많이 치게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상황이 어쩔 수 없이 무겁고 짓눌린 감정을 표현할 수밖에 없지만, 신과 신 사이는 코믹한 톤으로 메꿔질 예정입니다. 유명한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도 과감하게 패러디했는데, 모방과 카피가 아니라 오마주와 패러디임을 정중하게 밝힙니다. (웃음)"
 
이 감독은 "결과는 봐야 알겠지만, 과연 이런 톤이 괜찮을지, 경쟁력이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만들고 있다"고 했다.
 
또, 일하는 스태프들도 웃으며 즐겁게 촬영할 수 있도록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명우 감독은 "B팀 운영도 20일이 넘었고, 한시적으로 C팀도 투입할 계획"이라면서 "아직까지는 세워둔 계획대로 잘 오고 있다. 감독인 나도 피부로 느낄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앞으로도 계획을 잘 지켜나가겠다. '주 52시간 노동'이 정착이 잘되길 바란다"고 했다.
 
SBS 금토드라마의 포문을 열 <열혈사제>는 오는 2월 15일 금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열혈사제 이명우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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