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 에자즈바쉬-닐뤼페르 경기 모습 (2019.1.14)

김연경 선수... 에자즈바쉬-닐뤼페르 경기 모습 (2019.1.14) ⓒ 에자즈바쉬

 
역시 김연경이었다. 초호화 군단 에자즈바쉬도 김연경이 없으면 '종이호랑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에자즈바쉬는 14일 새벽(아래 한국시간) 닐뤼페르와 후반기 첫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2-25, 25-18, 25-15, 25-23)로 승리했다. 이로써 에자즈바쉬는 터키 리그 정규리그에서 '12연승-무패'로 1위를 질주하는 중이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풀세트 직전의 위기 상황도 발생했다. 이날 모타 에자즈바쉬 감독은 김연경에게 체력 관리 차원에서 휴식을 줄 예정이었다. 실제로 이날 선발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에자즈바쉬는 1세트 내내 닐뤼페르의 빠른 플레이와 견고한 수비력에 고전했다. 14-18까지 밀리면서 세트를 내줄 위기 상황이 계속됐다. 결국 모타 감독은 15-18에서 김연경을 투입했다.

김연경이 들어가자 에자즈바쉬는 답답했던 흐름이 풀리기 시작했다. 수비가 안정됐고, 김연경이 곧바로 2연속 공격 득점을 올리면서 18-18 동점을 만들었다. 비록 1세트는 아깝게 내줬지만, 2~3세트는 우세한 경기력으로 모두 따냈다.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며 전세가 역전됐다.

모타 감독은 4세트 19-17로 앞선 상황에서 또다시 김연경을 빼고 멜리하를 투입했다. 그러나 닐뤼페르의 거센 반격으로 21-21 동점이 됐다. 5세트로 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모타 감독은 곧바로 김연경을 투입했다. 김연경은 들어가자마자 공격과 블로킹으로 내리 3연속 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끝내버렸다. 올 시즌 에자즈바쉬가 위기에 몰릴 때마다, 김연경이 눈부신 투혼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왔던 장면이 또다시 연출된 것이다.

김연경의 활약은 빛났지만, 에자즈바쉬의 경기력과 감독의 경기 운영은 아쉬움을 남겼다. 상황에 따라 김연경을 투입할 생각이었다면, 애초부터 선발에서 제외시킬 일이 아니었다. 닐뤼페르의 최근 경기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닐뤼페르는 전반기에 터키 리그 12개 팀 중 9위로 마감했지만, 막판 4연승을 달리며 급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15일 '빅 4'인 페네르바체를 세트 스코어 3-2로 제압하기도 했다.

결국 1세트부터 심상치 않은 상황이 전개되자, 김연경을 투입하면서 휴식을 주지도 못했다. 감제 세터와 공격수들의 호흡도 여전히 불안정했다. 선수들이 단결하고 화합하는 모습도 더 가라앉는 모습이었다. 안일하게 경기에 임했다가 근심거리만 늘어난 셈이다.

'첫 빅리그' 베일리... 팀 내 '득점·수비 1위' 맹활약
 
 베일리(178cm) 세계선수권 경기 모습... 캐나다 대표팀 주전 레프트

베일리(178cm) 세계선수권 경기 모습... 캐나다 대표팀 주전 레프트 ⓒ 국제배구연맹

 
이날 경기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에도 근심거리를 안겨주었다. 닐뤼페르 주전 레프트인 오텀 베일리(25세·178cm)의 기량이 예상보다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베일리는 오는 8월 열릴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캐나다 대표팀의 주전 레프트다.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대륙간 올림픽 예선전'(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한국 여자배구(세계랭킹 9위)는 러시아(5위), 캐나다(18위), 멕시코(21위)와 함께 E조에 편성됐다. 4팀이 풀리그를 펼쳐 1위가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한다. 사실상 3팀을 다 이겨야만, 본선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러시아·한국에 비해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지만, 가볍게 이길 수 있는 상대도 아니다. 특히 이번 올림픽 세계예선전은 대회 특성상 이변의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중요성과 각 팀마다 3경기만 치르면 대회가 끝나버리는 '초단기전'이기 때문이다. 초단기전에서는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과 분위기에 따라 의외의 결과가 나타날 여지도 상당하다.

캐나다는 지난해 10월 열린 2018 세계선수권에서 라이트 반 리크(21세·188cm), 레프트 베일리, 알렉사 그레이(26세·187cm), 비미쉬(27세·179cm)가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베일리는 공격뿐만 아니라 서브 리시브 등 수비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

베일리는 현재 닐뤼페르에서도 공격과 수비 모두 핵심 선수다. 14일 에자즈바쉬전에서도 15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서브 리시브 점유율도 41%에 달했다. 베일리는 올 시즌 전체를 통틀어도 닐뤼페르에서 팀 내 득점 1위(139득점)를 달리고 있다.

신장은 작지만 공격 파워와 점프력이 좋고, 특히 장신 블로킹을 앞에 두고 쳐내기 공격에 상당한 테크닉을 선보였다. 세계 최정상급 라이트인 보스코비치를 앞에 두고 여러 차례 터치 아웃을 성공시켰다. 그 바람에 보스코비치가 짜증 섞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베일리는 빅리그 경험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고봉인 터키 1부 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점은 한국 대표팀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한국 여자배구가 국제대회에서 베일리 같은 스타일의 공격수에게 곤경을 치른 사례도 적지 않다. 올림픽 세계에선전에서 베일리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에자즈바쉬는 오는 17일 오전 1시 30분 할크방크와 터키 정규리그 13번째 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도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가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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