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유럽 최고의 클럽을 가리기 위한 16강 대진이 완성됐다.

유럽 축구연맹(UEFA)은 17일(이하 한국시각) UE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니옹에서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추첨 및 유로파리그 32강 대진 추첨 행사를 열었다. 잉글랜드에서 조별리그에 출전했던 4개 팀이 모두 16강에 진출한 가운데 스페인과 독일이 각각 3개 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각 2개 팀,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에서도 1개의 16강 진출팀을 배출했다.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추첨 결과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추첨 결과 ⓒ AFP/연합뉴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는 오는 3월부터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4강까지 치르고 결승전은 오는 6월2일 아틀레티고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유로파리그의 32강 대진표도 모두 결정됐는데 이강인이 속한 발렌시아는 과거 기성용(뉴캐슬)과 차두리가 뛰었던 스코틀랜드의 셀틱FC와 격돌할 예정이다.

10경기 8골 기록했던 '손흥민의 먹이' 도르트문트와 만나는 토트넘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 핫스퍼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의 인터밀란, 네덜란드의 PSV아인트호벤과 B조에 편성됐다.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에 빛나는 바르셀로나와 3회 우승의 인터밀란, 그리고 네덜란드리그를 24번이나 제패했던 아이트호벤과 한 조에 묶인 쉽지 않은 조편성이었다. 사실 영원한 우승후보 바르셀로나를 제외하면 누가 2위를 하거나 누가 최하위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죽음의 조'였다.

하지만 토트넘은 조별리그 6경기에서 2승2무2패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인터밀란과 같은 성적을 올렸다. 토트넘은 인터밀란과 승점(8점)은 물론 골득실(-1)까지 같았지만 다득점(9골)에서 앞서며 극적으로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한편 손흥민은 조별리그 6경기 중 5경기에 선발로 출전했지만 2-4로 패했던 바르셀로나전에서 도움 하나를 기록했을 뿐 기대했던 골은 나오지 않았다.

대진 추첨 결과 토트넘의 16강 상대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BC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결정됐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과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에 포함됐지만 2무4패의 성적으로 조기 탈락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12승3무로 리그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AT마드리드, AS모나코와 한 조에 편성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4승1무1패의 좋은 성적으로 A조 1위를 차지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왼쪽)이 지난 2017년 11월 21일(현지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왼쪽)이 지난 2017년 11월 21일(현지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이번 시즌 대단히 강한 전력을 가진 도르트문트지만 손흥민에게 도르트문트는 상당히 반가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도르트문트 클럽을 상징하는 색깔이 노란색이고 실제 클럽 마스코트도 꿀벌이다. 반면에 손흥민은 유망주였던 함부르크 SV시절부터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팀을 만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를 합쳐 놓은 듯한 엄청난 활약을 펼쳐 왔다.

실제로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4골, 레버쿠젠에서 1골, 토트넘에서 3골을 기록하며 도르트문트를 상대로만 통산 8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 놀라운 득점력이 단 10경기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욱 경이롭다. 덕분에 손흥민은 현지 팬들에겐 '옐로우 킬러', 국내 팬들에겐 '양봉업자'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와의 16강전에서도 '양봉업자'의 본분(?)에 충실해 준다면 토트넘의 8강 진출 확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탈리아로 떠난 호날두에게 3년 만에 설욕하려는 AT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EPA/연합뉴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토트넘과 도르트문트의 경기 외에도 많은 빅매치가 성사됐다. 그 중에서 축구팬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는 16강 매치업은 AT마드리드와 유벤투스의 대결이다. AT마드리드는 지난 2015-2016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그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그리고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을 확정 지은 마지막 키커가 바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유벤투스로 이적한 호날두였다.

이탈리아 세리에A 4시즌 연속 우승을 이어가고 있는 유벤투스는 호날두가 합류한 이번 시즌에도 15승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4승2패의 성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H조 1위에 올랐다. 유벤투스와 AT마드리드 모두 실점을 최소화하고 좀처럼 패하지 않는 '짠물축구'를 구사하는 팀인 만큼 매우 수준 높은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에딘손 카바니, 앙헬 디마리아 등 화려한 멤버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리그의 지배자 파리 생제르맹은 프리미어리그 6위까지 떨어지며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맨유를 만난다. 맨유는 통산 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에 빛나는 전통의 명문팀이지만 조세 모리뉴 감독과 폴 포그바의 불화로 팀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하다. PSG의 호화군단이 맨유의 저력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진이다.
 
 네이마르 골 세리머니

네이마르 골 세리머니 ⓒ AFP/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은 6연속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오랜 기간 '분데스리가의 거인'으로 군림했지만 이번 시즌 도르트문트에 밀려 3위까지 떨어졌다. 그런 바이에른 뮌헨이 16강에서 프리미어리그 1위 리버풀을 만난다. 바이에른 뮌헨에는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를 비롯해 마츠 후멜스, 토마스 뮐러, 오주아 키미히 등 독일 대표팀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따라서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리버풀과의 자존심 대결이 무척 기대된다.

반면에 16강에서 각각 샬케 04와 올림피크 리옹, AFC 아약스를 만나는 맨체스터시티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팀들과 격돌한다. 하지만 16강 진출팀 모두 험난한 조별리그 과정을 통과하고 토너먼트에 진출했기 때문에 전력 차이는 종이 한 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팀과 개인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챔피언스리그. 축구팬들은 16강이 시작되는 내년 3월까지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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