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플레이오프(PO)에서 득점을 기뻐하는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

1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플레이오프(PO)에서 득점을 기뻐하는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연합뉴스


벼랑 끝에서 FC 서울과 부산 아이파크가 만났다. 서울과 부산은 6일, 오는 9일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승강 플레이오프 1·2차전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두 경기를 합산한 최종 결과에 따라 승자는 내년 시즌을 K리그1에서, 패자는 내년을 K리그2에서 보내게 된다.

올해로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는 벌써 6회째를 맞이한다. 아직 역사가 짧지만 조금씩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지난 다섯 시즌 동안 승격의 환희와 강등의 아픔을 여러 팀이 공유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서울과 부산의 대결에 흥미를 더하는 승강 플레이오프에 관한 '팩트'를 미리 둘러본다.

최초의 '기업구단' 맞대결

이번 승강 PO의 주인공 서울과 부산 모두 모기업의 지원 아래 운영되고 있는 '기업구단'이다. 기업구단끼리 승격과 강등의 갈림길에서 만난 것은 승강 PO가 시작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객관적 전력이 약한 시민구단들이 보통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자웅을 겨뤘다. 시민구단인 강원 FC, 경남 FC, 광주 FC, 수원 FC, 성남 FC가 승강 PO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특수한 사정의 상주 상무도 두 차례 승강 PO를 치러냈다.

올 시즌 전까지 부산은 승강 PO를 경험한 유일한 기업구단이었다. 2015년 K리그1 11위로 승강 PO로 떨어진 부산은 수원 FC에게 무릎을 꿇으며 K리그2로 강등 당했다.

K리그1 팀이 K리그2 팀을 '이긴 횟수'는 단 1회

다섯 번의 승강 PO 중에서 K리그1 팀이 K리그2 팀의 도전을 이겨낸 기억은 단 한차례에 불과하다. 부진의 늪에 빠진 K리그1 팀을 상승세의 K리그2 팀이 잡아내는 그림이 빈번하게 연출됐다. 서울은 잊고 싶은 기록이지만 부산은 반복하고 싶은 역사다.

지난해 최초로 승강 PO에서 잔류를 확정한 K리그1 팀이 탄생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11위 상주는 작년에도 승강 PO에 도전장을 내민 부산을 누르고 잔류에 성공했다. 상주는 승부차기 접전 끝에 부산의 강렬한 승격 의지를 막아내며 승강 PO에 떨어진 K리그1 팀이 생존한 첫 사례가 됐다.

난타전 양상에서 '소극적인 경기 분위기'로

짧은 역사지만 승강 PO의 분위기가 시작과 많이 달라졌다. 승강 PO가 실시된 초반에는 경기가 난타전 양상으로 진행됐지만, 최근 승강 PO 참가한 팀들은 소극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강원과 상주의 K리그 첫 승강 PO에서는 총 6골(강원 2골, 상주 4골)이 나왔다. 반면 2016년 성남과 강원이 대결에서는 총 2골(성남 1골, 강원 1골)이 나오는데 그쳤고, 지난해 상주와 부산의 승부에서도 양 팀 합계 2골(상주 1골, 부산 1골)에 머물렀다.

강등을 피하기 위한 K리그1 팀들의 신중한 태도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K리그1 팀들은 침체된 분위기에서 상승세의 K리그2 팀들을 만났다. 득점을 주고 받는 난타전은 괜히 K리그2 팀의 분위기를 살려줄 수 있다. 자연스럽게 K리그1 팀들은 도전자의 흐름을 최대한 억제하고자 안전지향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승강 PO '최다 참가팀' 부산

부산은 이번 승강 PO에 참여하면서,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강 PO 경험을 가진 팀이 됐다. 부산은 올해까지 총 6번의 승강 PO 중 절반에 해당하는 3번의 승강 PO 경기를 참여했다.

부산은 지난 두 차례의 승강 PO에서 모두 쓴맛을 봤다. 2015년에는 강등을 당했고 작년에는 상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 서울을 무너뜨리지 못한다면 부산은 승강 PO에 대한 짙은 트라우마가 생길 전망이다.

한편 부산을 제외하고 두 차례씩 승강 PO를 치러낸 팀은 상주와 강원이다. 상주는 K리그1 소속일 때는 잔류를, K리그2 소속으로는 승격을 일궈내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강원은 2013년에는 강등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지만, 2016년에는 승격을 달성하며 승강 PO에 대한 아픔을 씻었다.

최근 '맞대결 성적'은 서울의 우위

많은 지표가 부산의 승격을 가리키고 있지만 서울에게도 희망은 있다. 과거 승강 PO와 관련된 기록과 별개로 서울은 자신들의 직접적 상대인 부산에게 그동안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은 부산이 K리그1에 있던 가장 근래의 다섯 시즌(2011~2015년) 동안 맞대결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총 16번의 승부에서 서울은 9승 5무 2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서울에게 부산은 그다지 위협적인 상대가 아니었다.

다만 서울이 부산과 관련된 좋은 추억을 재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부산을 곤경에 빠뜨렸던 서울의 화려했던 선수단은 이제 없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1 최소 득점 클럽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을 정도로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반대로 부산은 이번 시즌 활화산 같은 공격력(K리그2 최다 득점)을 보여줬다. 일방적인 상대 전적에도 서울이 불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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