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3집 <Golden Hour>의 커버 미국 출신 컨트리 뮤지션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가 정규 3집을 발매했다. 이전의 묵직한 컨트리 색채를 덜어내고 조금 더 대중적인 팝 사운드를 들려주는 이번 음반은 해외 주류 평단의 너른 관심을 받고 있다.

▲ 정규 3집 의 커버 미국 출신 컨트리 뮤지션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가 정규 3집을 발매했다. 이전의 묵직한 컨트리 색채를 덜어내고 조금 더 대중적인 팝 사운드를 들려주는 이번 음반은 해외 주류 평단의 너른 관심을 받고 있다. ⓒ Universal Music


1988년생으로 올해 나이 31살(한국 기준)의 미국 여가수로 우리나라에서의 인지도와는 별개로 현지에서 가장 잘 나가는 컨트리 가수다. 같은 장르적 토대를 바탕으로 우선의 성과를 거둔 테일러 스위프트가 현재 완벽한 팝 뮤지션으로 변절(?)했다면 이번 정규 3집 < Golden Hour >로 3년 만에 돌아온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는 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장르의 합일을 일궈낸다. 팝과 컨트리의 조화로 말이다.
 
2007년 < 내슈빌 스타 시즌 5 >에 얼굴을 비치며(최종 7위에 머물렀다) 대중에게 인사한 그의 출발은 완벽한 컨트리였다. 2013년 첫 메이저 데뷔 음반 < Same Trailer Different >와 2집 < Pageant Material >에는 진하고 묵직한 시골 사운드가 가득하다. 그의 창법 역시 컨트리의 올드함을 푸근하게 품어내려는 듯 힘이 들어가고 콧소리, 가성, 진성을 능수능란하게 오간다. 완벽하게 백인 우호적인 구성과 이때부터 돋보였던 작사·작곡 실력은 그녀에게 제56회 그래미 시상식 발 베스트 컨트리 송, 베스트 컨트리 앨범이라는 두 개의 상을 안긴다.
 
연이은 평단의 찬사 이후 돌아온 이번 음반은 또 다른 의미에서 박수갈채를 받는다. 그것은 성공적인 노선의 결합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전의 컨트리 색채를 줄이고 그 자리를 팝, 발라드의 익숙함으로 채운 앨범은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의 색다른 음악적 이미지를 건져낸다. 결혼 이후 적어낸 전체의 수록곡은 그의 음반 사상 가장 달콤하고, 자전적이며 또 동시에 긍정적인 어조를 품어내고, 컨트리가 빠진 만큼 더 편하고 맑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그의 창법은 음반을 더 깨끗하고 선명하게 만든다.
 
특유의 청아하고 카랑한 목소리로 포문을 여는 'Slow burn', 업 템포의 밝은 사랑 노래인 'Lonely weekend', 'Butterflies'를 거쳐 'Oh, what a world'는 목소리에 기계음을 입히는 보코더와 컨트리 악기 밴조를 활용하고, '울타리 치지 않을 테니 가도 돼, 노을 지는 것처럼 우리 사랑도 그런 거야' 읊조리는 'Space cowboy'는 실로폰, 피아노, 현악기를 통해 감정을 풀어낸다. 그중 타이틀 'High horse'는 음반 속 가장 팝적인 곡이다. 펑키하고 반짝이는 이 트랙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건 그가 주목하는 것이 더 이상 컨트리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장르가 어떻게 되고 창법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였는지 다루기 전에 가장 확실한 음반의 특장점은 선율과 가사의 힘이다. 베스트 컨트리 송의 영예를 안긴 'Merry go 'round'로 대표되는 그의 시니컬하고 어두운, 그러나 당당하고 관조적인 태도는 줄어들었지만 '비가 와도 항상 네 머리 너머에는 무지개가 펼쳐져 있다' 노래하는 'Rainbow',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단출한 피아노 반주에 목소리만 얹은 'Mother', 이 외에도 팝 발라드 'Golden hour', 전혀 낯설지 않은 멜로디의 'Happy & sad' 등 수록곡은 저마다 뚜렷한 킬링 포인트와 멜로디 라인으로 노래를 꼼꼼하게 채운다.
 
'변치 않음'과 '변화' 사이 조율이 아름답다. 변치 않고 곡에 삶을 투영하고, 변치 않고 훌륭한 멜로디 메이킹을 선보여 좋고, 자연스레 변화한 자신의 음악적 성향을 공격적으로 어필하려 하지 않아 좋다. 인생과 음악의 확장성을 품은 음반. 진솔한 가사와 고운 목소리, 쫀쫀한 선율을 따라 앨범의 처음과 끝을 좇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위로와 안도를 느낄 수 있다. 자꾸만 꺼내 듣게 되는 따뜻한 작품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음악리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