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로 2년 4개월 만에 복귀한 최용수 감독은 복귀전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팀을 구해낼 수 있을까?

'KEB 하나은행 K리그 1 2018' 33라운드에선 제주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이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에겐 서로 양보할 수 없는 경기다. 서울에는 이미 하위 스플릿이 확정되었지만 최용수 감독의 복귀전이라는 점과 스플릿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침체된 분위기를 끊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경기다. 제주에는 무승부나 패배를 기록할 경우 7위인 강원FC의 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 스플릿이냐 하위 스플릿이냐가 결정되기에 결코 허투루 치를 수 없는 경기다.

두 팀의 키워드는 '절박함'

일전을 치르는 제주와 서울엔 올시즌 두 가지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먼저 기나긴 무승행진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제주는 지난 7월 11일 경남FC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9월 26일 울산 현대와의 경기 때까지 무려 15경기 무승행진을 이어갔다. 이 15경기에서 제주가 기록한 성적은 8무 7패. 자칫하다간 강등 경쟁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제주는 기나긴 무승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9월 29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 경기에서 1-0의 승리를 거두며 15경기동안 이어진 무승행진을 마침내 끊었다. 또한 지난 7일 경남과의 경기에서 또다시 1-0 승리를 기록하며 모처럼 연승행진을 내달리며 6위에 올랐다.

그리고 서울 역시 지난 8월 19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지난 6일 전남과의 경기까지 무려 9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9경기동안 3무 6패의 성적을 거뒀다. 좀처럼 골을 터뜨리지 못하는 공격과 허술한 수비로 팀 전체적으로 난국에 빠지면서 승리하는 법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수원 삼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이후 무승행진에 빠졌다는 점이다. 제주는 15경기동안 무승행진을 벌이기 직전인 7월 7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후반 42분 권한진의 결승골에 힘입어 3-2의 승리를 거둔 이후 리그에서 기약없는 무승행진이 이어졌다. 서울 역시 8월 15일 열린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종료 직전 안델손의 결승골로 2-1의 승리를 거둔 이후 역시 기약없는 무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외나무 다리에서 마주한 두 팀. 키워드는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다. 제주는 리그 2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지난주중 FA컵 8강전에서 탈락한 것도 모자라 승부차기까지 이어지는 경기를 펼쳐 선수들의 체력이 온전치 않다는 점이 변수다. 또한 승리해야만 자력으로 상위 스플릿을 확정지을 수 있는 제주의 입장에선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2016년 6월 이후 서울을 상대로 리그에서 4무 4패로 8경기동안 승리가 없었기에 제주에겐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 크다.

서울 역시 순위 여부에 상관없이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승리가 필요하다. 9경기동안 무승행진이 이어지며 팀 분위기 자체가 가라앉은 가운데 올시즌 감독이 2차례나 바뀌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다 승리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서울로선 승리를 거두고 스플릿 라운드를 맞이해야만 강등권 탈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용수 감독, 절박한 상황에서 팀 다시 한번 구해낼까?
 
'독수리' 최용수 감독, FC 서울 감독 복귀 프로축구 FC서울이 지난 2016년 팀을 떠났던 최용수 감독을 제12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11일 전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1년까지다. 사진은 지난 2016년 4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산 무궁화와의 FA컵 16강전에서 최 감독 모습.

▲ '독수리' 최용수 감독, FC 서울 감독 복귀 프로축구 FC서울이 지난 2016년 중국리그로 떠났던 최용수 감독을 제12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11일 전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1년까지다. 사진은 지난 2016년 4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산 무궁화와의 FA컵 16강전에서 최 감독 모습. ⓒ 연합뉴스


최용수 감독이 감독대행 시절인 2011년부터 중국 슈퍼리그(CSL)로 떠나기 직전인 2016년 여름까지 행보를 살펴보면 절박한 상황에서 팀을 구해낸 점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2011년, 당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서울은 황보관 감독의 지휘하에 7경기에서 1승 3무 3패의 성적에 그치며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자진사퇴했다. 그리고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4월 29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2-1의 승리를 거두며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던 팀을 구해냈다. 이후 최용수 감독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그 시즌 정규리그 3위까지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014년, 그해 겨울 데얀과 하대성이라는 팀의 척추나 마찬가지였던 두 선수가 CSL로 떠난 데다 아디가 은퇴했다. 주축선수들이 이탈했던 서울은 공격진의 부진에 최용수 감독의 3백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실리적인 경기운영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었다.

그런가운데 마주한 제주와의 38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서울은 선제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갔다. 윤일록의 동점골에 이어 종료 직전에는 오스마르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며 서울은 극적으로 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 시즌 ACL 진출권을 따낸것이 의미가 컸던 것은 서울은 그 전 성남FC와의 FA컵 결승에서 패해 준우승에 그친 데다 힘겨웠던 한 시즌의 엄청난 성과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공교롭게 그 두 번의 절박한 상황에서 마주한 상대는 모두 제주였다는 점도 있다. 그리고 2018년 10월에도 절박한 상황에 놓인 서울은 최용수 감독 복귀를 통해 수렁에 빠진 팀을 구해내고자 한다.
 
동점골 넣은 김성주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동점골을 넣은 제주 김성주가 기뻐하고 있다.

▲ 동점골 넣은 김성주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동점골을 넣은 제주 김성주가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에도 상대는 제주다. 그리고 서울의 현 상황은 2011년과 2014년을 섞어놨다 봐도 무방하다. 하위권으로 처져 있는 순위는 2011년과 비슷하고 주축선수들이 모두떠나 황폐해진 스쿼드는 2014년과 흡사한 상황이다. 최용수 감독에겐 그 두 차례의 위기탈출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이 경기를 통해 최용수 감독이 서울에 다시 주입시켜야 할 것은 '위닝 멘털리티'다. 과거 서울하면 '서울극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극적인 승부를 펼치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올시즌 서울은 리드를 당한 경기를 뒤집은 것이 손에 꼽을 정도로 상대에게 리드를 헌납하면 속절없이 무너질 정도로 '위닝 멘털리티'가 실종된 상황이다.

스플릿 라운드에선 무엇보다 경기력보다 분위기 싸움이 막대한 지분을 차지한다. 특히 하위 스플릿에선 분위기 싸움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는지는 2016년 성남FC가 여실히 보여줬다. 서울엔 제주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분위기를 타 험난한 강등권 경쟁에서 탈출할 여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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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FC서울 제주유나이티드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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