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할 곳 찾은 이민아 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겔로라 스리위자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이민아가 드리블을 하며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 패스할 곳 찾은 이민아 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겔로라 스리위자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이민아가 드리블을 하며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 연합뉴스


장군, 멍군 이어간 경기흐름

사상 첫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노렸던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감독 윤덕여)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준결승(팔렘방 스리위자야 스타디움)전에서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1-2로 무릎을 꿇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전반 5분 일본의 베테랑 스가사와 유이카에게 순간적으로 수비 뒷공간을 내주며 선제골을 허용한 것이 패착이 됐다.

한국은 선제골 허용 후 만회골을 위해 최전방 공격수 이현영(27.수원도시공사), 이금민(24.한국수력원자력), 전가을(30.화천 KSPO) 삼각 편대를 앞세워 공세를 펼쳤지만, 일본의 포백 수비의 조직적인 수비에 번번히 차단됐고 전반 14분 김혜리(28.현재제철), 19분 지소연(27.첼시 FC)이 시도한 회심의 슈팅도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와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해외파가 빠진 1.5군이 출전한 일본은 '황금세대'로 불리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을 상대로 전방 압박을 펼쳤다. 또한 기량과 경험이 풍부한 지소연과 이미나(27.고베 아이낙)의 중원 플레이를 차단하는 전략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이에 지소연과 이미나는 활발한 움직임에 의한 적극적인 공격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크로스와 패스 부정확으로 마무리에 실패했다.

일본이 구사하는 미드필드부터의 수비는 탄탄했다. 따라서 한국은 수비형 미드필더 조소현(30.아발드스네스)까지 공격에 참여하는 전술 변화를 보였다. 후반 23분 전반 이현영의 부상으로로 교체 투입된 문미라(26.수원도시공사)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민아가 뛰어들며 헤딩으로 일본 골망을 흔들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민아의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역전골을 노리는 맹공으로 일본 골문에 소나기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의 탄탄한 수비는 좀처럼 허점이 보이지 않았고 문미라를 비롯한 공격라인의 골 결정력이 떨어져 역전골 사냥에 실패했다. 

한국, 이민아의 동점골 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겔로라 스리위자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이민아가 후반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한국, 이민아의 동점골 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겔로라 스리위자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이민아가 후반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자 축구대표팀은 일본에게 작년 12월 '2018 동아시안컵'에서 2-3으로 아쉽게 패했지만 올해 4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경기에서는 0-0 무승부를 거둬, 이번 '2016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만큼은 일본을 넘고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는 의지가 남달랐다. 그러나 일본의 1.5군 역시 한국이 넘기에 결코 쉽지 않은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맹공을 펼친 한국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기는 저력을 보여줬다.

동메달 획득으로 유종의 미 거두길

비록 한국의 패배가 후반 41분 임선주(28.현대제철)의 헤딩 자책골이었다 해도 자책골 과정까지의 일본 공격 플레이는 위협적이었다. 축구에서 경기 내용이 아무리 좋더라도 모든것은 결과가 말해준다. 그 결과의 최종 목표는 바로 득점이다. 자책골 후 4분여 동안 한국이 줄기차게 시도한 슈팅에도 불구하고 일본 골문을 열지 못했다는 사실은 분명 한국의 골 결정력 부족을 입증한다. 여기에 단순함으로 일관한 코너킥 세트피스도 패인의 한 원인으로 대두된다. 또한 문전 앞에서의 플레이도 세밀하고 과감하지 못했으며 또한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상태에서 교체 전술 카드도 일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해외파 조소현, 지소연, 이민아와 베테랑 윤영글(31.한국수력원자력), 전가을, 신예 이금민, 장슬기(24.현대제철) 등등,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져 구성된 여자 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높아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자책골이라는 변수로 뜻을 이루지 못한 채 3~4위(31일)전으로 밀려났다. 그동안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일천한 역사에서도 급성장 세계 여자축구 강호로 자리매김한 일본과의 대전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최근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여자축구 인프라와 활성화면에서 일본과 비교가 되지 않는 한국 여자축구 현실로서는 실로 기적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막혀버린 장슬기의 슛 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겔로라 스리위자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1-2로 패한 한국의 장슬기의 슛이 일본 수비에 막히고 있다.

▲ 막혀버린 장슬기의 슛 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겔로라 스리위자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1-2로 패한 한국의 장슬기의 슛이 일본 수비에 막히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대표팀 구성을 위한 프로 선수는 고작 200여 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한국 여자 축구는 일본 만큼 강하다. 이에 일본에 당한 석패는 더 없이 아쉽고 고통스럽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만약 주저 않게 된다면 대만과의 3~4위전에서 한국 여자 축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빈손의 결과물을 얻으며 한국 여자 축구는 그야말로 과거를 그리워 하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동메달을 목에 거는 것도 한국 여자 축구에게는 값지다. 따라서 이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야만 한국 여자 축구는 더 높은 도전에 꿈을 키울 수 있다. 진정 '2016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여자축구 대표팀 유종의 미는 '황금세대'다워야 보기 좋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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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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