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8연패 탈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10로 승리를 거둔 LG 트윈스의 투수 정찬헌과 포수 유강남이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 LG 8연패 탈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10로 승리를 거둔 LG 트윈스의 투수 정찬헌과 포수 유강남이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 연합뉴스


2위 경쟁까지 뛰어들었던 팀이 이렇게 한순간에 내려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4위 자리까지 빼앗기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에 이르렀고, 5위 사수마저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최악의 경기력으로 5위 자리까지 내려온 LG 트윈스의 이야기다.

LG는 올 시즌 116경기 56승 1무 59패 승률 0.487로 5위에 위치해 있다. 4위 넥센 히어로즈와 3.5경기 차까지 벌어졌고, 6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1경기 차로 언제 순위가 뒤바뀔지 알 수 없다. 여기에 7위 롯데 자이언츠, 8위 KIA 타이거즈도 3경기 차 이내로 LG를 추격 중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4.30)를 기록할 정도로 탄탄했던 마운드는 주축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힘을 잃었다. 타율 2위로 분전하고 있는 타선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특히 마운드를 받쳐줘야 하는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내면서 팀의 부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1루수 김현수'도 대안이 되지 못한 LG의 '수비 딜레마'

한두 명이 불안하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안타깝게도 LG 야수진의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시즌 초부터 줄곧 유강남이 주전 포수로 활약한 안방도, 내야와 외야 수비도 불안하다. 주전 좌익수 김현수가 1루 겸업을 보는 상황까지 연출됐으나 안정화는커녕 불안함이 더욱 커졌다. 수차례 지적된 문제임에도 류중일 감독은 꾸준하게 김현수를 1루수로 기용하고 있다.

팀 입장에서 활약하길 기대했던 김재율, 윤대영, 김용의 등이 기대에 못 미쳤고 양석환의 1루 수비는 믿고 맡길 수 없다. 그러다보니 1루 경험이 있는 김현수에게 1루를 맡기고 싶은 것이 류 감독의 생각이지만, '좌익수' 김현수와 '1루수' 김현수는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불안함을 야기한 또 한 가지의 원인은 바로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부상이다. 시즌 개막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그 이후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7월 중순에 부상을 털고 돌아왔으나 8월 초 또 다시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성적을 떠나서 시즌 내내 꾸준하지 못한 타자는 팀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없다.

물론 가르시아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선수였다. 1군에서 35경기에 출전해 무려 9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화끈한 공격을 보여줬음에도 불안한 수비에 발목이 잡혔다. 가르시아의 실책으로 승패가 좌우된 경기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가르시아 영입은 성공보단 실패에 가까웠다고 봐야 한다.

외부 영입이 아닌, 기존에 있던 야수들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김현수가 1루수로 이동했을 때 외야진의 무게감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내야진도 마찬가지다. 실책 개수만 놓고보면 한화와 함께 최소 4위(75개)이지만,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불안함이 존재한다. 한마디로, '수비 딜레마'가 팀 전체를 위기에 몰아넣었다.

지쳐있는 투수들, 야수들이 힘을 내지 못한다면...

후반기 LG의 평균자책점은 7.28, WHIP는 1.80로 두 가지 부문 모두 리그 최하위에 해당한다. 대표팀에 승선했던 차우찬, 정찬헌이 낙마했고 불펜의 중심이 됐던 김지용은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에 전념하는 중이다. '2년차' 고우석도 구위가 떨어져 9월 이후 호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팀을 지탱한 '외국인 원투펀치' 소사-윌슨에게도 위기가 찾아온 게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야수들이 힘을 내야 한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시즌 LG의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5.07로 전체 5위인데, 평균자책점(5.35)과 비교했을 때 낮다. 여기서 수비가 조금만 더 도와준다면 수치도 낮아지고 투수들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공을 던질 수 있다.

LG는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난 이후 첫 주에 kt 위즈,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를 차례로 만난다. 다른 팀들보다 하위권에 위치한 kt와 NC를 연속으로 만나는 만큼 승수를 쌓아야 한다. 둘째 주에는 넥센, 삼성, 한화 등 까다로운 팀들이 차례로 LG를 기다린다. 올 시즌 LG에게 충격을 안겨준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도 20~21일, 29~30일 예정돼 있다.

지난해에는 평균자책점이 낮다고 해서 가을야구에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땐 저조한 공격력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원인이었다면, 올핸 수비가 그 중심에 서 있다. 휴식기를 통해 재정비할 기회를 얻은 LG가 9월 이후 달라진 수비로 환골탈태할 수 있을까. 수비가 2018년 LG의 최종 순위를 판가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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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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