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와 조직력을 앞세운 인삼공사가 10년 만에 KOVO컵 정상에 올랐다.

서남원 감독이 이끄는 KGC인삼공사는 12일 보령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8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배구대회 GS칼텍스 KIXX와의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3-2(25-27, 25-22, 25-27, 31-29, 16-14)로 승리했다. 인삼공사는 이번 대회 GS칼텍스와 두 차례 만나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32득점을 포함해 이번 대회 5경기에서 113득점(평균 22.6점)을 올린 최은지가 MVP를 차지했고 채선아도 블로킹2개와 서브득점 하나를 포함해 20득점을 올리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인삼공사는 이번 대회 세트당 2.71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높이에서 타 팀을 압도했고 5경기 중 3경기에서 풀세트 승리를 거두며 뛰어난 집중력과 조직력을 과시했다.

 FA이적생 최은지는 이번 대회를 통해 인삼공사의 확실한 공격옵션으로 떠올랐다.

FA이적생 최은지는 이번 대회를 통해 인삼공사의 확실한 공격옵션으로 떠올랐다. ⓒ 한국배구연맹


국가대표 출혈 없던 인삼공사, 탄탄한 조직력으로 컵대회 정복

200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KOVO컵은 시즌 준비가 한창인 8월 혹은 9월에 열리기 때문에 매년 많은 변수 속에 대회가 치러진다. 국제대회 유무에 따라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채로 대회가 열릴 때가 있고 외국인 선수 출전 여부도 대회마다 달라진다. 올해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일정으로 8월 초에 대회가 열리면서 국가대표는 물론 외국인 선수도 출전하지 못했다.

인삼공사는 그동안 컵대회와 인연이 많지 않았다. 원년 우승을 포함해 V리그에서는 통산 세 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인삼공사는 컵대회에서는 KT&G 시절이던 2008년 유일하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당시에도 KT&G는 외국인 선수 마리안이 5경기에서 105득점을 기록하며 결승에서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은 도로공사를 가볍게 제압한 바 있다. 인삼공사는 첫 우승 이후 9번의 컵대회에서 준우승 한 번(2011년)에 그치며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드디어 인삼공사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인삼공사는 각 구단에서 적게는 1명, 많게는 3명씩 차출된 국가대표 선발이 한 명도 없었다. 여기에 FA시장에서 보상 선수 출혈이 필요 없는 최은지를 영입해 부족했던 공격력을 끌어 올렸다. 비록 '전력의 반'이라는 알레나 버그스마가 출전하지 못했지만 외국인 선수가 나오지 못하는 것은 6개 구단 모두에게 공통된 조건이었다.

실제로 국가대표 선수들의 부재로 전력이 불완전했던 다른 구단들과는 달리 인삼공사는 대회 기간 내내 지난 시즌 V리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조직력을 뽐냈다. 특히 새 팀 적응 여부가 우려됐던 최은지는 대회기간 내내 인삼공사의 주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지난 시즌 강소휘(GS칼텍스)가 그랬던 것처럼 최은지가 컵대회에서 얻은 자신감을 V리그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알레나의 공격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한수지는 지난 5월 연봉 3억 원에 인삼공사에 잔류해 배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세터에서 센터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국가대표 붙박이 주전 양효진(현대건설), 김희진(기업은행)처럼 V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대우 받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한수지는 이번 대회 결승전 9블로킹을 포함해 세트당 1.16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연봉퀸'의 위엄을 과시했다. 결승전 20득점으로 깜짝 활약을 펼친 채선아도 기업은행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공격 본능'을 마음껏 뽐냈다.

물론 컵대회 우승이 V리그에서의 좋은 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컵대회에서 좋은 전력을 유지했다는 것은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돌아올 전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알레나를 제외하면 V리그에서 뚜렷한 전력 향상 기대 요소가 없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5위로 마치며 분위기가 위축돼 있었던 인삼공사에게 이번 컵대회 우승은 자신감 향상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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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018 보령·한국도로공사컵 KGC인삼공사 최은지 채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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