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두산-kt전이 열린 수원 kt위즈파크. 내야 응원단상에서 발사되는 워터캐논과 외야에 설치한 워터 슬라이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9일 두산-kt전이 열린 수원 kt위즈파크. 내야 응원단상에서 발사되는 워터캐논과 외야에 설치한 워터 슬라이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 유준상


연일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휴식일인 월요일을 제외하면 6일 내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로선 더위가 반갑지 않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도 하루 빨리 더위가 누그러지길 바랄 따름이다. 그러나 이는 선수와 팬뿐만 아니라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모아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도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적극적인 '여름 마케팅'을 선보이는 몇몇 구단들이 눈에 띈다. 경기를 즐기는 것과 동시에 조금이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는 행사들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름을 맞이한 마케팅이 올해만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예년보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폭염에 더 부각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름 유니폼부터 물놀이까지' 점점 신선해지는 여름 마케팅

스페셜 유니폼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평소 입고 나오던 홈/어웨이 유니폼에서 벗어나 여름에 딱 맞는 디자인의 유니폼을 그라운드에서 만날 수 있다. 6월에 출시돼 7월 7일~8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보인 SK 와이번스의 '썸머 스페셜 유니폼', 후반기 홈 경기에서 선수들이 착용 중인 KIA 타이거즈의 '썸머 유니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 라이온즈는 '야구장에서 즐기는 여름휴가'라는 테마 아래에 '대프리카 바캉스' 이벤트를 들고 나왔다. 지난 달 20일 한화전부터 오는 15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까지 진행되는 행사로, 경기 종료 후 펼쳐진 클럽 파티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후반기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5위 경쟁에서 밀렸던 삼성은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6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16일 한화전을 포함해 이번 홈 3연전에서 5위 탈환까지 바라보고 있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도 여름 마케팅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야구장 중 한 곳이다. KIA는 외야에 물놀이장을 운영해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어린이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어린이 팬들로선 더위도 식히고 추억도 남길 수 있는 공간으로 손꼽힌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4일 삼성전에서 워터 페스티벌 '사직행'을 3년 연속으로 개최했다. 워터캐논 14대를 이용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응원단의 특별한 공연도 있었다. 특히 1루 관중석을 푸른 물결로 물들인 '보노보노' 우의가 인상적이었다. 좌석과 함께 패키지 상품으로 나왔고, 일찌감치 동이 났다. 한 점 차로 짜릿한 승리를 맛보면서 즐거움은 두 배였다. 이외에도 NC 다이노스의 '민트 페스티벌', LG 트윈스의 '여름 사냥' 등 거의 모든 구단에서 여름 마케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타 팀 팬들도 반한 한여름밤의 물놀이, kt의 '5G 워터 페스티벌'

역시나 그 어떤 행사보다도 관심이 모아진 것은 kt 위즈의 '5G 워터 페스티벌'이다. 2015년 1군 진입 이후 매년 여름 개최했고, 올해로 4년째를 맞이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워터 페스티벌에 타 팀 팬들까지도 수원 kt 위즈파크를 방문한다는 후문이다. 지난 달 27일~29일 LG전을 시작으로 지난 4일~5일 넥센전, 9일~10일 두산전까지 성황리에 마무리됐고 세 경기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지난 9일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도 1루 관중석은 모든 팬들이 쉴 새 없이 물놀이를 즐겼다. 물총에 물을 담는 팬들이 복도를 가득 메웠고, 응원단에서 발사하는 물줄기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kt뿐만 아니라 원정팀 두산, 심지어 경기가 없는 타 팀 구단 팬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수원 kt 위즈파크의 우측 외야에 설치된 '키즈랜드 워터 슬라이드'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떤 구장에 가더라도 볼 수 없는 이색적인 광경이다. 무려 45m의 길이로, 이제는 수원 kt 위즈파크를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중 입장 개시가 이뤄진 이후 8회말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다른 구단은 물론이고 NPB(일본 프로야구) 등 해외에서도 수원 kt 위즈파크의 사례를 직접 보기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얼핏 보면 평범한 물놀이라고 느껴지지만 야구장에서 경기만 봐야 한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행사다. 5G 워터 페스티벌은 오는 14~16일 NC와의 3연전까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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