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이번주 오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레스터 시티의 경기를 시작으로 9개월의 대장정에 오른다.

지난 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압도적인 퍼포먼스 속에 우승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이제 단순 '빅4' 구도가 아니라 이번 시즌에는 맨시티, 맨유를 비롯해 첼시, 토트넘, 아스널, 리버풀까지 6팀이 우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조세 무리뉴 감독의 3년차를 맞이하는 맨유가 올시즌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도 큰 관심이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올시즌 맨유의 모습은 기대보단 우려가 더 크다.

지지부진한 이적시장, 수비수 보강 이뤄지지 않아

 지난 12일(현지시간) 벨기에 안더레흐트의 콘스탄트 반덴 스톡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제 무리뉴 감독 ⓒ EPA/ 연합뉴스


올시즌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유가 영입한 선수는 프레드, 디오고 달롯, 리 그랜트 3명이었다. 맨유는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에릭 바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헨리크 미키타리안, 폴 포그바(16~17시즌), 로멜루 루카쿠, 네마냐 마티치, 빅토르 린델뢰프, 알렉시스 산체스(17~18시즌)를 영입했다. 맨유는 올시즌 보강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지난 두 시즌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리 그랜트는 애시당초 백업 골키퍼에 불과하다. 디오고 달롯은 1999년생 신예로 당장의 활약을 기대하기엔 거리감이 있다. 그렇다면 즉시 전력감은 샤흐타르에서 영입해온 프레드인데, 맨유로서는 은퇴한 마이클 캐릭의 대체 자원으로 활약을 기대해볼 법하다.

그러나 문제는 가장 중요한 수비진에서의 보강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맨유의 최대약점은 중앙수비수와 좌우 측면수비의 불안감이었는데 지난 시즌 눈에 띄게 이 부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먼저 맨유의 센터백 자원은 크리스 스몰링과 필 존스를 비롯해 에릭 바이, 빅토르 린델뢰프, 마르코스 로호 등으로 구성되었지만 이들 중 확실한 주전이라고 단정지을 선수는 없다해도 무방하다. 존스, 바이, 로호 등은 부상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치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스몰링은 경험에 비해 기량이 너무나 떨어지는 모습이다. 린델뢰프 역시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치명적인 실수들을 선보이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측면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루크 쇼는 다리 골절 부상 이후 여전히 폼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고 마테오 다르미안은 일찌감치 주전경쟁에서 밀려 이적설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측면 공격수였던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애쉴리 영이 좌우 측면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든 두 선수가 올시즌도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기를 기대하는 건 도박에 가까운 상황이다.

특히 센터백 영입에서 맨유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지 언론에서 거론되는 영입대상은 해리 매과이어, 토비 알더베이럴트, 예리 미나, 제롬 보아텡이었다. 이 중 보아텡은 전화로 맨유 이적을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미나와 매과이어는 이적료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알더베이럴트는 선수 본인이 맨유 입단을 원하는 가운데 개인합의가 완료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공식발표까지 이르지 못했다.

만약 알더베이럴트 영입까지 실패할 경우 맨유는 지난 시즌 불안감을 노출했던 이 수비진을 갖고 또다시 시즌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거워질 데 헤아 골키퍼의 어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 키퍼 다비드 데 헤아가 지난해 11월 6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첼시와의 경기를 앞두고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 ⓒ 연합뉴스/EPA


이렇게 되면 뒷문을 사수할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지난시즌 맨유는 리그 38경기에서 28실점을 기록해 1위 맨시티 다음으로 가장 적은 실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 속에 맨유는 지난 시즌 25승 6무 7패의 성적을 기록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후 처음으로 승점 80점 고지에 올라섰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맨유의 28실점은 결코 맨유 수비진이 잘해서 기록한 수치가 아니다. 고비 때마다 데 헤아 골키퍼의 신들린 듯한 선방이 나왔고 수비진은 매경기 불안감을 노출하며 중하위권 팀들을 상대로도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맨유의 28실점은 데 헤아 골키퍼가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데 헤아 골키퍼는 지난시즌 37경기에서 28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18번의 클린시트와 80.4%의 선방률을 선보이며 선방률 1위에 올랐다. 이러한 활약 속에 데 헤아 골키퍼는 지난 시즌 맨유 올해의 선수로까지 선정되기에 이른다. 특히 데 헤아 골키퍼가 빛났던 경기는 지난해 12월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경기였는데 이날 데 헤아는 무려 14차례의 선방을 선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결국 지난 시즌 맨유를 2위로 이끈 건 데 헤아 골키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데 헤아 골키퍼는 지지부진한 맨유의 여름 이적시장에 올시즌도 맨유의 수비를 이끌어야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허술한 맨유의 수비진 속에 데 헤아 골키퍼는 신들린 듯한 선방쇼를 선보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는데 이미 프리시즌부터 데 헤아 골키퍼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지난 6일 새벽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맨유는 0-1로 패했다. 그런 가운데 데 헤아 골키퍼는 바이에른 뮌헨의 파상공세에 팀 패배를 막지 못했지만 선방쇼를 선보였다. 어쩌면 이는 올시즌 데 헤아 골키퍼의 모습을 미리본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감이 드리워지기도 했다.

지난 시즌 무관에 징크스처럼 이어지고 있는 무리뉴 감독 3년차를 맞는 맨유는 올시즌이 여러모로 중요한 시즌이다. 맨유가 이번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선 루카쿠, 산체스, 포그바 등의 활약도 물론 중요하지만 수비진이 데 헤아 골키퍼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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